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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淑舟先生詩

동암 구본홍 2023. 7. 9. 19:43
申淑舟先生詩
   
   
   
  保閑齋集卷第二(申淑舟先生詩신숙주)
  題祖印桂庭蘿月軒卷。次孝寧韻
  제조인계정나월헌권 차효녕운
   
  明月照蘿桂 上人獨愛淸 高易堪咲處 醉裏強求醒
  명월조나계 상인독애청 고역감소처 취리강구성
  對此非塵物 令人心自淸 師今無少我 猶向醉鄕醒
  대차비진물 영인심자청 사금무소아 유향취향성
  鏡樹都無處 寧知羅桂淸 有心爲物轉 對酒莫論醒
  경수도무처 영지라계청 유심위물전 대주막론성
   
  밝은 달이 蘿月軒의 桂庭스님을 비추니
  스님께서는 어찌 홀로 빛이 선명한가
  높은 곳에 있으면 쉽게 우스워지는데
  취중에도 억지로 깨어 있기를 구하겠는가
   
  스님을 대하고 보니 티끌 같은 존재가 아니기에
  사람의 마음을 절로 맑게 하구나
  스님은 이제 나보다 작은 것이 아니니
  오히려 취했다가 깨어나려고 하네
   
  거울 같은 나무는 어딜 가나 아름다운데
  나월헌의 계정이 맑은 지 어찌 알았을까.
  사물을 변하게 하는 마음이 있는데
  술을 대하면 깨어나는 것을 논하지 않네
   
  본문 해설
   
  題祖印桂庭蘿月軒卷 次孝寧韻
  제조인계정나월헌권 차효녕운
  祖師의 法印을 찬 蘿月軒에 있는 桂庭 스님이 지은 詩卷을 제하다,
  효령대군의 차운하다.
   
  <제1수>
   
  明月照蘿桂 (명월조나계)/밝은 달이 蘿月軒의 桂庭스님을 비추니
  上人獨愛淸 (상인독애청)/스님께서는 어찌 홀로 빛이 선명한가.
  高易堪咲處 (고역감소처)/높은 곳에 있으면 쉽게 우스워지는데
  醉裏強求醒 (취리강구성)/취중에도 억지로 깨어 있기를 구하겠는가.
   
  <제2수>
   
  對此非塵物 (대차비진물)/스님을 대하고 보니 티끌 같은 존재가 아니기에
  令人心自淸 (영인심자청)/사람의 마음을 절로 맑게 하구나.
  師今無少我 (사금무소아)/스님은 이제 나보다 작은 것이 아니니
  猶向醉鄕醒 (유향취향성)/오히려 취했다가 깨어나려고 하네.
   
  <제3수>
   
  鏡樹都無處 (경수도무처)/거울 같은 나무는 어딜 가나 아름다운데
  寧知蘿桂淸 (영지라계청)/ 나월헌의 계정이 맑은 지 어찌 알았을까.
  有心爲物轉 (유심위물전)/사물을 변하게 하는 마음이 있는데
  對酒莫論醒 (대주막론성)/술을 대하면 깨어나는 것을 논하지 않네.
   
  해설
   
  祖印은 조사(祖師)의 법인(法印)을 뜻하는 말로,
  응상 장로의 도력(道力)이 산처럼 드높다는 말이다.
  참고로 송(宋) 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시
  ‘차운지명입청원산구(次韻知命入靑原山口)’에 “
  산세와 조인, 드높기 서로 비슷
  [山形與祖印 岑絶兩相當]”이라는 구절이 있다.
   
  ○桂庭은 우리 나라 초기의 시에 능한 중이다.
  ○蘿月軒은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가야산 정상 부근에 있는
  內院寺에 釣賢堂, 蘿月軒, 得劒池 등이 있다.
  ○上人은 우리 스님, 승려를 높이어 일컫는 말,
  ○堪咲는 우스워라, 비웃나니,
  ○醉裏는 취중에
   
  제1수의 음미 : 詩僧 桂庭과 신숙주가 내원사의 나월헌에서 만난 것 같다.
   
  신숙주는 술을 마시고, 계정은 곡차를 마시면서 詩談을 나누었을 것이다.
  이윽고 달밤이 되니 달빛이 계정의 머리를 비추니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에서도 빛이 났을 것이다.
  이를 上座에서 내려다보니 어찌나 우스운지, 그렇다고 우습다고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취중에서도 억지로 깨어 있는 듯 하려니 힘들다는 詩的 표현이다.
  즉 깨어 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제2수의 음미 : 「師今無少我。(사금무소아)/스님은 이제 나보다 작은 것이 아니니
   
  猶向醉鄕醒。(유향취향성)/오히려 취했다가 깨어나려고 하네. 」에서 보면
  詩僧 계정이 신숙주 자신보다 훨씬 그릇이 커 보이니 이에 놀라서
  취했던 술도 깨어난다는 시적 표현이다.
   
  제3수의 음미 : 「有心爲物轉。(유심위물전)/사물을 변하게 하는 마음이 있는데
   
  對酒莫論醒。(대주막론성)/술을 대하면 깨어나는 것을 논하지 않네.」에서 보면
  스님은 사물을 변하게 하는 마음이 있는데 술만 대하면
  깨어나는 것을 논하지 않는다는 것은 취해 버리련다는 시적 표현이다.
   
  ○鏡樹는 거울 같은 나무,
  즉 桂庭스님의 이름처럼 계수나무가 있는 뜰을 말하니
  신숙주는 계정스님을 鏡樹(거울 같은 나무)로 표현한 것이다.
   
  ○塵物은 티끌 같은 존재,
  ○羅(蘿)桂에서 羅는 蘿의 誤記인 것이다. 蘿桂는 나월헌의 계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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