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詩 모음

바보, 당신은

동암 구본홍 2022. 11. 5. 17:49
바보, 당신은

내가 사는 동안

당신은 행주처럼 빗자루 같이

언제나 젖고 추환 내 자리
깨끗이 쓸고 닦아 주던 당신

당신은

물 같이 불 같이

삶의 갈증을 풀어 주었고
차가운 길을 따뜻하게 지펴주던

오늘도 가슴 뜨겁게

환한 미소를 머금은 당신

굉음처럼 펄럭이던 잡염의 깃발을 뽑아

뒷뚱 중심을 잃고 넘어질 때
당신은 지팡이가 괴어  준 당신

! 총소리처럼 깨진 불빛마져 빠져나간
허망한 어둠 속에서도

갖 헹구어 낸 햇살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이렇게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바보, 당신은 나의 인생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