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 2022. 11. 30. 21:07

서각

 

나의 욕망은 끝없는 허공으로 떠도는 바람

비애 같은 절망으로 뜨거운 가슴에

또 다시 씨앗 하나 묻고

땀방울 하나하나를 유백의 진주로 꿈꾸는 나

싹 틀까

숨통을 틀어막는 이 황량한 가슴에

이 꿈 기다림의 비 되어 줄까

기다리면 만날까

계절은 또 옹알옹알 연두 빛 포도 알이 익는데

그 달콤한 내면 그릴 수 있을까

저만치 떠나는 푸른 기운을 보며

아픔으로 키워야 할 아름다운 싹

건목의 뒤틀림보다 더 뜨겁게 익혀 내야 하는 너

어둠의 빛으로 숨 쉬다 다시 살아 빛나는

밝음으로 한 점 내려앉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