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詩 모음

달팽이의 붓

동암 구본홍 2022. 12. 18. 12:51

달팽이의 붓/동암

 

그녀는 온 몸으로 붓질하는 하가이다

버석이는 화원에서 화구들을 등에 지고

지상에

떨 군 사념들

화심에 목화 친다

 

생사 길 핥으면서 지상의 긴 울음을

캐고 심는 무심화가 캔버스를 펼쳐놓은

무한한

심력의 율동

저 투명한 붓놀림

 

절절히 애도해라 격랑도 잠재우고

봇짐하나 등에 지고 일진 바람 핥고 간

세파 속

서리 밭 딛고

일 혁치는 긴 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