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詩 모음
땅 속 괴물 두더지
동암 구본홍
2023. 1. 11. 21:01
쥐는 본래 좀도둑이라
피해가 적지만
너는 없던 힘 보태어서
맘씨까지 거칠어지고
쥐가 못하는 것을
제멋대로 저지르니
지붕까지 들쑤시다가
흙벽까지 무너뜨리고
들락날락 웃어대며
수염 기른 양반처럼 행세하며
훔친 물건 모아다
윗전에게 상납하고
오르고 또 오르고 싶어
가마 타고 교태부리는
네 앞에서 쥐 떼들이
하인들처럼 너를 떠받들고
나팔 불며 북 치고
온갖 추태 다 부리고
끝 모르고 땅 속 괴물 두더지
큰 도둑이 다 되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