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시 모음
退溪先生 詩
동암 구본홍
2023. 7. 7. 11:07
退溪先生 詩 | |
野曠天高積雨晴 碧山環帶翠濤聲 | |
야광천고적우청 벽산환대취도성 | |
故知山水無涯興 莫使無端世累攖 | |
고지산수무애흥 막사무단세루영 | |
들판은 휑하고 하늘은 높고 장마비 개이고 | |
푸른 산이 둘러싸고 푸른 물결소리 들린다 | |
짐짓 자연의 끝이 없는 흥취를 알것같으니 | |
끝없는 세상의 일들로 구속하지를 말게나 | |
이익(李瀷)선생 시 | |
次古韻(한 해를 보내며) | |
赴壑脩鱗日不遲 年光閱眼久尋思 | |
부학수린일부지 연광열안구심사 | |
衰容縮瑟霜添鬢 寒意憑凌雪在枝 | |
쇠용축슬상첨빈 한의빙릉설재지 | |
黃卷中人須自勉 靑山外事也何知 | |
황권중인수자면 청산외사야하지 | |
十分盞酒留佳約 會待花風第一吹 | |
십분잔주유가약 회대화풍제일취 | |
한 해를 보내며 | |
이익(李瀷)| | |
골짜기로 가는 긴 뱀처럼 | |
서둘러 해가 넘어가는 때라 | |
눈앞으로 지나는 세월을 보며 | |
오랫동안 상념에 젖어 있다. | |
나이 든 얼굴은 움츠러들어 | |
귀밑머리엔 서리가 내려앉고 | |
추위는 기세등등하여 | |
나뭇가지엔 눈이 얹혀 있다. | |
글 읽는 사람이니 | |
스스로 힘써야 할 뿐 | |
청산 밖 세상사야 | |
내가 뭘 알겠는가? | |
아름다운 약속을 남겨 | |
술동이를 가득 채워놓고서 | |
꽃을 피우는 첫 번째 바람이 불 | |
그날을 기다리노라. | |
송준영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 선생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밑에 썼다. | |
세밑에는 잊고 지냈던 세월의 흐름이 의식 속에 들어오고, | |
내 나이와 건강과 해놓은 일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 |
즐거운 기억에 젖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 |
대개는 주름살 깊어진 얼굴처럼 우울함을 자아낸다. | |
남이나 세상에 관심을 돌릴 여유가 없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때다. | |
성호 같은 철인(哲人)도 청산 밖 세상사는 모르겠다고 했다. | |
꽃피는 봄에나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갈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
송나라의 왕안석(王安石) | |
牆角數枝梅(장각수지매) | |
凌寒獨自開(능한독자개) | |
遙知不是雪(요지부시설) | |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 |
담 모퉁이의 매화 몇 가지 | |
추위를 이기고 홀로 피었네. | |
멀리서도 눈이 아님을 알겠나니 | |
은은한 향기가 풍겨오누나. | |
千手經 道場讚도량찬 | |
道場淸淨無瑕穢 三寶天龍降此地 | |
도장청정무하예 삼보천룡강차지 | |
我今持誦妙眞言 願賜慈悲密加護 | |
아금지송묘진언 원사자비밀가호 | |
도량이청정하여 티끌 없으니 | |
삼보님과 팔부성중 강림하소서 | |
제가이제 미묘진언 외우옵나니 | |
크신 자비 베푸시어 가호하소서 | |
落照(낙조) 車雲輅(1559~?) | |
楊花雪欲漫 桃花紅欲燒 | |
양화설욕만 도화홍욕소 | |
繡作暮江圖 天西餘落照 | |
수작모강도 천서여낙조 | |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버들꽃 눈처럼 져서 흩날리고 | |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복사꽃 타는 듯 붉게 피었네. | |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저무는 강물에 수놓은 그림 | |
天西餘落照(천서여낙조) 서쪽 하늘엔 낙조가 남았구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