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시 모음

山居秋暝 王維詩

동암 구본홍 2024. 11. 11. 09:07

山居秋暝 王維 산거추명 왕유
 
空山新雨后 天氣晩來秋

공산신우후 천기만래추

明月松間照 淸泉石上流

명월송간조 청천석상류

竹喧歸浣女 蓮動下漁舟

죽훤귀완녀 연동하어주

隨意春芳歇 王孫自可留

수의춘방헐 왕손자가류

 

텅 비어 허전한 산에 막 새로이 비 내린 뒤
어스름 저녁이라 가을 기운 물씬 풍긴다.
밝은 달빛은 솔숲 사이로 비쳐 오고
맑은 샘물은 산석(山石) 위로 흐르는도다.
빨래 나온 여인들 돌아가며 대숲이 떠들썩하고
고기잡이배 내려가며 연잎이 흔들거린다.
향기로운 봄풀들이 제멋대로 다 시들어 버려도

왕손(王孫)은 의연히 산중(山中)에 머무르리라.

 

定風波⋅정풍파 宋詩 蘇軾

 

莫聽穿林打葉聲 何妨吟嘯且徐行

막청천림타엽성 하방음소차서행

竹杖芒鞋輕勝馬 一蓑烟雨任平生

죽장망혜경승마 일사연우임평생

料峭春風醉酒醒 山頭斜照却相迎

요초춘풍취주성 산두사조각상영

回首向來蕭瑟處 也無風雨也無晴

회수향래소슬처 야무풍우야무청

 

숲 속에 쏟아지는 빗소리 무서워 마오 
노래하며 천천히 가는 길 무슨 방해 되겠소 
걷는 것이 말 탄 것에 못지 않게 좋은데 
누가 무서워하겠소 
평생을 도롱이 걸치고 빗속 걷게 된다 한들  

취해 있다 봄바람이 쌀쌀해서 깨었더니 
온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려 하던 중에 
산마루 넘어가던 해가 나를 비쳐주네 
오가는 길에 비바람 몰아칠 수 있는 것 
비가 내리든 개이든 무슨 상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