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詩 모음
함께 할 때
동암 구본홍
2025. 2. 11. 14:34
함께 할 때/ 동암
흩어진 생각을 일으키는 건
원점의 회전 속도입니다
기댈 곳 찾아 뭍으로 온 우리는
평평하고 고요한 힘이 필요함에
즐거움과 행복은 생각의 몫이지요.
음습한 기운의 뼈마디들이
온기를 부수어 가며
1월도 손으로 으깨어 눕히고
절뚝이며 2월의 다리 위로 걸어갑니다
언젠가 붉은 기운은
밟히고 또 밟히고
삐딱하게 어둠이 잡음으로 끼어들어도
다시 살아 굴러갑니다
무심코 네 볕은 말의 뿌리는
노래가 아닌 절규입니다
절규가 사라지면
어둡고 축축한 그늘 맛이 납니다
막막함에도 내성이 생기는 걸까요
곳곳에 그어져 있는 라인은
어차피 우리의 핏줄이 아니기에
더는 숨길 수 없는 내공이
하얗게 피어오르면
눅눅하고 미끄러운 예감으로
같은 마음을 알아봅니다
이때 우리의 피는
온통 뜨거운 녹색입니다
피가 마를 때까지
하나의 줄을 붙잡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