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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 모음

天地者萬物之逆旅

동암 구본홍 2023. 1. 3. 20:52



天地者萬物之逆旅천지자만물지역여

천지 만물이 머물다 가는 나그네 길

 

造化主人籧盧場 隙駒過者皆如許 兩開闢後仍朝暮 一瞬息間渾來去

조화주인거노장 극구과자개여허 양개벽후잉조모 일순식간혼래거

回看宇宙億千劫 有道先生昨宿所 無涯天地物有涯 百年其間吾逆旅

회간우주억천겁 유도선생작숙소 무애천지물유애 백년기간오역여

蒙仙礌空短長篇 釋氏康莊洪覆語 區區三萬六千日 盃酒靑蓮如夢處

몽선뢰공단장편 석씨강장홍복어 구구삼만육천일 배주청연여몽처

東園桃李片時春 一泡乾坤長感敍 光陰倏去倏來局 混沌方生方死序

동원도리편시춘 일포건곤장감서 광음숙거숙래국 혼돈방생방사서

人惟處一物號萬 以變看之無巨細 山川草木盛變場 帝伯候王翻覆緖

인유처일물호만 이변간지무거세 산천초목성변장 제백후왕번복서

其中遂開一大厦 地皇天皇主男女 分區軒帝廣庭衢 鍊石皇媧高柱礎

기중수개일대하 지황천황주남여 분구헌제광정구 련석황왜고주초

行人一錢化翁債 明月淸風相受與 天台老嫗掃席待 大扺三看桑海階

행인일전화옹채 명월청풍상수여 천태노구소석대 대지삼간상해계

牛山落日客宿齊 蜃樓秋風人過楚 扶桑玉鷄第一聲 滾滾其行無我汝

우산락일객숙제 신루추풍인과초 부상옥계제일성 곤곤기행무아여

 

해설

세상은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신비 스런 무대이고 세월이 빨리 지나감도 모두 그리하더라 하늘과 땅이 생긴 뒤 아침이 있으며 저녁이 있고 순식간에 세월은 흘러오고 흘러 가더라창연한 우주의 영원함을 도리켜 생각해 보아도 사람의 갈길 깨친 선인이 간밤에 묵고간 곳이로다 천지는 가이 없으나 만물은 한이 있거늘 백년도 안 되는 그 사이가 우리의 길이로다 몽선의 현묘한 이야기는 짧고 긴 수수께끼요 석씨의 무궁한 길은 넓고 겹친 경문이어라 구구한 백년의 산만 육천 날 푸른 연잎을 잔 삼아서 술을 마시니 바로 꿈속에 사는 것 같다 동쪽들에 피는 복사꽃 오얏꽃도 한 때 봄빛이요 하나의 물거품 모양 하늘과 땅 사이에서 긴 숨을 쉬 누나 세월은 빨라서 잠깐 갔다가 잠깐 왔다가 하는 판이요 혼돈한 만물도 살았는가 싶으면 금시 죽는 질서로다 인생은 오직 외로운데 만물은 각양각색이니 변화의 눈으로 보면 크고 작음이 없어라 산천과 초목은 성하고 변하는 무대이며 제왕과 제후는 바뀌고 변하는 실마리니라 이 세상천지 가운데 드디어 하나의 큰 집을 여니 지황씨와 천황씨가 모든 남녀를 다스려 갔도다 집터를 다진 헌제는 뜰과 거리를 넓히고 돌을 다듬는 황화는 주춧돌을 높게 놓았도다 길가는 나그네의 한 푼과 신선의 빚돈은 명월과 청풍이 서로 받고 주고 하더라 천상의 노 선녀가 자리를 말끔히 쓸고 기다리니 대컨 세 번이나 상전과 벽해되는 (세상일 덧없이 변천함)을 보았어라 서산에 해가 떨어지매 나그네가 제 나라에서 묵고 신루에 가을바람 소슬하자 사람이 초나라를 향해 지나가도다 신선 사는 나라에서 첫 닭 우는 소리 울려오자 끝없는 나그네의 길에는 나와 네가 따로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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