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象村先生詩 본문

한국한시 모음

象村先生詩

동암 구본홍 2023. 1. 3. 21:45

象村先生詩 새봄[新春]

象村先生詩
새봄[新春]

新春仍客寄 佳節迫花朝
신춘잉객기 가절박화조
歲月供愁疾 琴書破寂寥
세월공수질 금서파적료
庭虛生樹籟 風煖聽禽謠
정허생수뢰 풍난청금요
却喜逍遙地 春來物色饒
각희소요지 춘래물색요

새봄에도 객지에 붙여 있는데 / 新春仍客寄
꽃피는 좋은 계절 다가오누나 / 佳節迫花朝
세월은 시름의 병 만들어내고 / 歲月供愁疾
금서로 외로움을 깨뜨린다네 / 琴書破寂寥
뜰이 비어 숲바람 불어오고요 / 庭虛生樹籟
바람 훈훈 새들의 노래 들리네 / 風煖聽禽謠
그래도 즐거워라 소요하는 곳 / 却喜逍遙地
봄이 오니 물색이 여유롭다네 / 春來物色饒

삼봉선생시
우연히 현생원 서재 벽상에 제하게 되어 당인의 운을 이용하다

[偶題玄生員書齋壁上用唐人韻]

君家庭院好 松竹也成林
군가정원호 송죽야성림
風氣向來別 溪山如許深
풍기향래별 계산여허심
曉痕渾似水 暝色易生陰
효흔혼사수 명색역생음
自是閉關者 猶歌梁甫吟
자시폐관자 유가량포금

그대 집은 정원이 매우 좋으니 / 君家庭院好
솔과 대는 스스로 숲을 이뤘네 / 松竹也成林
풍기는 근래에 달라졌지만 / 風氣向來別
산과 물은 저렇듯 높고 깊구나 / 溪山如許深
새벽 기운 혼연히 물과 같고 / 曉痕渾似水
어둔 빛은 쉽게도 그늘 생기네 / 暝色易生陰
본시부터 문을 닫은 사람이지만 / 自是閉關者
그래도 양보음(梁甫吟)을 노래하누나 / 猶歌梁甫吟

율곡선생 전서 1권
화석정(花石亭) 8세에 짓다.

林亭秋已晩 騒客意無窮
임정추기만 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
원수련천벽 상풍향일홍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산토고륜월 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 聲斷暮雲中
새홍하처거 성단모운중

숲 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 林亭秋已晩
시인의 생각 끝없이 일어나네 / 騒客意無窮
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 遠水連天碧
서리 맞은 단풍은 햇볕 받아 붉구나 / 霜楓向日紅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 내고 / 山吐孤輪月
강은 만 리 바람을 머금었네 / 江含萬里風
변방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 塞鴻何處去
저녁 구름 속으로 소리 사라지네 / 聲斷暮雲中

梅月堂先生詩
律湖秋水滿 碧骨晚雲平
율호추수만 벽골만운평

望遠山無等 程遙谷有鸎
망원산무등 정요곡유앵
香秔豐沃溝 霜橘映長城
향갱풍옥구 상귤영장성
遵海南遊處 珍山玉果榮
준해남유처 진산옥과영

茶山先生詩
봄구름[春雲]

冷屋溪橋畔 春雲演漾新
냉옥계교반 춘운연양신
乳鷄時獨語 睡鴨故相馴
유계시독어 수압고상순
漸與興居懶 那堪薦謁頻
점여흥거뢰 나감천알빈
深慙違素志 書帙有棲塵
심참위소지 서질유서진

시내다리 언저리 궁벽한 집에 / 冷屋溪橋畔
피어나는 봄구름 신기하구나 / 春雲演漾新
병아리랑 이따금 말을 나누고 / 乳鷄時獨語
꾸벅이는 오리랑 함께 어울려 / 睡鴨故相馴
차츰차츰 행동이 게을러지니 / 漸與興居懶
고관을 어찌 능히 자주 뵈오리 / 那堪薦謁頻
너무도 부끄럽네 본심을 어겨 / 深慙違素志

白玉峯先生 詩

城裏終年病 歸休聖主恩
성리종년병 귀휴성주은
松聲自舊壑 月色滿柴門
송성자구학 월색만시문
此道源流在 淸風緖業尊
차도원류재 청풍제업존
臨岐偏悵望 不獨爲離魂
임기편창망 불독위리혼

김극기(金克己)

柳岸桃蹊淑氣浮 枝閒鳥語苦啁啾
유안도혜숙기부 지한조어고주추
春工與汝爭何事 慢罵東風不自休
춘공여여쟁하사 만사동풍불자휴

버들 기슭, 복사꽃 시내 화창한 기운 떠 있는데 / 柳岸桃蹊淑氣浮

가지 끝에 새소리는 몹시도 지저귄다 / 枝閒鳥語苦啁啾
봄이 너로 더불어 무엇을 다투기에 / 春工與汝爭何事
동풍을 꾸짖어서 쉬지 않는고 / 慢罵東風不自休

梅月堂 金時習선생詩

西嶺殘陽在 前峯細靄明
서령잔양재 전봉세애명
餘光多映樹 薄影最關情
여광다영수 박영최관정
客遠天涯迥 山深鳥道橫
객원천애형 산심조도횡
窮愁聊獨坐 空有詠詩聲
궁수료독좌 공유영시성

넘어가는 햇살은 서쪽 봉우리에

남아있는데 앞의 봉우리는

옅은 아지랑이로 밝기만 하네

남은 빛이 비스듬히 나무에 걸렸는데

옅은 그림자는 옥관의 정을 자아내게 하도다

나그네는 멀리 아득한 하늘 끝만 바라보는데

산은 깊고 새는 길을 가로질러 날아가는구나

끝이 없는 수심에 무료히 홀로 앉아서 헛되이

시를 읊는 소리만 내고 있도나

思菴先生詩文集

萬里蒼波萬疊山 野僧歸臥白雲閒
만리창파만첩산 야승귀와백운한
休誇蓬海看三淺 能學無生勝駐顔
휴과봉해간삼천 능학무생승주안

다산선생 시

絶憐紅藥舊時容 破碎殘顋落螘封
절련홍약구시용 파쇄잔시락의봉
豈有栗花香可採 梢頭無數著飢蜂
개유률화향가채 소두무수저기봉

몹시도 어여쁘던 작약꽃 옛모습은 / 絶憐紅藥舊時容
붉은 뺨 산산이 부서져 개미둑에 떨어졌네 / 破碎殘顋落螘封
어찌 밤나무 꽃에 향기를 딸 게 있으랴만 / 豈有栗花香可採
나무 끝에 주린 벌들이 수없이 엉겼네그려 / 梢頭無數著飢蜂

鵝溪선생 시

風蒲舞綠雨霏微 簑笠漁翁坐石磯
풍포무록우비미 사립어옹좌석기
捲却釣絲山日暮 柳枝橫貫玉鱗歸
권각조사산일모 유지횡관옥린귀

푸른 창포 바람에 춤추고 부슬비 내리는데 / 風蒲舞綠雨霏微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 어부 낚시터에 앉았네 / 簑笠漁翁坐石磯

서산에 해 저물 무렵 낚싯줄을 걷어치우고 / 捲却釣絲山日暮
버들가지에 옥빛 물고기를 꿰어차고 오누나 / 柳枝橫貫玉鱗歸

谿谷先生 詩(계곡선생 시)

雲海茫茫島嶼孤 落霞殘照映虛無
운해망망도서고 락하잔조영허무
饒君倩得龍眠手 箇裡難容着色摹
요군천득룡면수 개리난용간색모

망망한 구름 바다 외로운 섬들 / 雲海茫茫島嶼孤
석양빛 지는 노을 텅 빈 하늘 비춰 주네 / 落霞殘照映虛無
가령 그대가 용면의 솜씨 구해 와도 / 饒君倩得龍眠手
이 속에 담긴 정경 화폭에 담기 어려우리 / 箇裡難容着色摹

佔畢齋先生詩(점필재선생시)

春風鄕國鱖魚肥 五五朋來忽款扉
춘풍향국궤어ㅇ 오오봉래인관비
隣里不知臺餽至 錯將誠孝比姜詩
린리불지대궤지 착장성효비강시

봄바람 화창한 고향에 쏘가리가 살져서 / 春風鄕國鱖魚肥
열 마리 꾸러미가 갑자기 집에 당도하니 / 五五朋來忽款扉
이웃에서는 성주가 준 것임을 알지 못하고 / 隣里不知臺餽至
잘못 나의 성효를 강시에게 비하는구려 / 錯將誠孝比姜詩

孤竹先生 詩(고죽선생시)

遠客驚寒食 歸期後落花
원객경한식 귀기후락화
白雲隨望在 芳草出關多
백운수망재 방초출관다
病負江頭別 看如夢裡何
병부강두별 간여몽리하
明朝春亦去 相伴過天涯
명조간역거 상반과천애

錦溪先生 詩(금계선생시)

對酌梅花細雨天 溪鱗野蔌正芳鮮
대주매화세우천 계린야수정방선
高憑畫閣笙歌裏 謾擬風流舊酒仙
고빙화각생가리 만의풍류구주선

蛟山先生詩

綉柱玉盤龍 珠帷瑞霧濃
수주옥반용 주유서무농
簾鉤褰翡翠 鑪麝噴芙蓉
염구건비취 로사분부용
椒壁啼霜燭 蘭窓報曙鍾
초벽제상촉 란창보서종
瑤姬春夢罷 彩葉碧重重
요희춘몽파 채엽벽중중

수주에는 옥룡(玉龍)이 서리어 있고 / 綉柱玉盤龍
주유에는 뽀얀 김이 무르익어라 / 珠帷瑞霧濃
발 갈고린 비취를 걷어올리고 / 簾鉤褰翡翠
화로 향기는 부용을 뿜어내누나 / 鑪麝噴芙蓉
초벽에는 하얀 촛불 눈물을 짓고 / 椒壁啼霜燭
난창에는 새벽종이 들려오는걸 / 蘭窓報曙鍾
꽃 같은 아가씨들 봄꿈을 깨니 / 瑤姬春夢罷
채색 잎은 푸르름 겹겹이로세 / 彩葉碧重重

石洲先生詩

誰復題詩寄草堂 獨開尊酒慰悽凉
수복제시기초당 독개존주위처량
春來故國無消息 柳色梅花空斷腸
춘래고국무소식 유색매화공단장

뉘라서 시를 지어 초당에 부쳐올꼬 / 誰復題詩寄草堂
홀로 술동이 열고 처량함을 달랜다 / 獨開尊酒慰悽凉
봄이 왔건만 고향에선 소식이 없고 / 春來故國無消息
버들빛 매화만 속절없이 애를 끊누나 / 柳色梅花空斷腸

雅亭先生詩아정선생시

空外飄衣影 峯嵐抹淺靑
공외표의영 봉람말천청
境宜初夏集 詩最夕陽聽
경의초하집 시최석양청
雜樹精華溢 荒城氣勢停
잡수정화일 황성기세정
旗竿留壯蹟 豪想與亭亭
기간류장적 호상여정정

공중에 옷 그림자 나부끼니 / 空外飄衣影
산 아지랑이 연청색으로 물들이네 / 峯嵐抹淺靑
지대는 첫여름에 놀기 좋고 / 境宜初夏集
시는 석양에 들어 제격이네 / 詩最夕陽聽
온갖 나무엔 정화가 넘치고 / 雜樹精華溢
허물어진 성엔 기세가 멈춰 있네 / 荒城氣勢停
깃대에 장한 자취 남았으니 / 旗竿留壯蹟
호방한 생각 깃대처럼 우뚝하리 / 豪想與亭亭

蓀谷先生詩(손곡선생시)

東峯雲氣沈翠微 澗道竹杖尋芳菲
동봉운기심취징 간도죽장심방비
深林幾處早花發 時有山蜂來撲衣
심림기처조화발 시유산봉래박의

李山海先生詩(이산해선생시)

東風楊柳碧依依 岐路年年管別離
동풍양유벽의의 기로년년관별리
飛絮自能隨客袂 不須煩折短長枝
비서자능수객메 불수번절단장지

退溪先生詩

頓荷梅仙伴我涼 客窓蕭灑夢魂香
돈하매선반아량 객창소쇄몽혼향
東歸恨未携君去 京洛塵中好艷藏
동귀근말휴군거 경탁진중호염장

고맙게도 매선이 나를 짝해 서늘하니 / 頓荷梅仙伴我涼
나그네 창 말쑥하여 꿈길마저 향기롭다 / 客窓蕭灑夢魂香
동쪽으로 돌아갈 제 함께 못 가 서운해라 / 東歸恨未携君去
서울 티끌 속에서 좋이 고움 간직하라 / 京洛塵中好艷藏

三峯先生詩

客有曠達者 秋風湖海歸
객유광달자 추풍호해귀
離亭寒草合 村樹暝煙微
리정한초합 촌수명연미
綵服庭闈近 故鄕魚稻肥
채복정위근 고향어도비
遙知李太守 樓月共淸輝
요지리태수 루월공청휘

손님 중에 광달한 사람이 있어 / 客有曠達者
가을바람 불어오자 호해로 가네 / 秋風湖海歸
떠나는 정자는 쓸쓸한 풀에 어울렸고 / 離亭寒草合
마을 숲엔 저녁 연기 희미하여라 / 村樹暝煙微
색동옷은 부모님에게 나아갈 게고 / 綵服庭闈近
시골엔 고기와 벼 살쪘으리라 / 故鄕魚稻肥
멀리서 알고 말고 이 태수님과 / 遙知李太守
누에 올라 밝은 달구경 할 것을 / 樓月共淸輝

滄溪先生 詩

萬瀑窮源石路縈 桂花香動衆香城
만폭궁원석로영 계화향동중향성
摩訶寺古無僧住 唯有白雲朝暮生
마가사고무승주 유유백운조모생

耘谷先生詩(운곡선생시)

靜坐無爲萬慮忘 湛然空寂是眞常
정좌무위만려망 담연공적시진상
這般消息誰能說 千頃澄潭帶月光
저반소식수능설 천경징담대월광

靜坐無爲萬慮忘 고요히 앉아 모든 생각을 다 잊었으니
湛然空寂是眞常 담연하고 공적(空寂)한 것이 바로 진상(眞常)일세

這般消息誰能說 이 경지의 소식을 누가 말할 수 있으랴
千頃澄潭帶月光 천 이랑 맑은 못이 달빛을 띠었네.

滄溪先生 詩

萬瀑窮源石路縈 桂花香動衆香城
만폭궁원석로영 계화향동중향성
摩訶寺古無僧住 唯有白雲朝暮生
마가사고무승주 유유백운조모생

경제선생 시

花政開時雨不晴 萬家桃李摠粧成
화정개시우불청 만가도리총장성
誰吟紅白描仍醉 獨對松篁畫有聲
수음홍백묘잉취 독대송황화유성

꽃이 한창 필 무렵 비가 그치질 않아 집집마다 복사꽃 자두꽃 모두 다 활짝 피었네 울긋불굿 그려서 취한다고 누가 읊었나 소나무 대숲을 홀로 보노라니 그림속에서 소리가 들이는 듯 하네

耘谷先生詩
穩坐忘歸對水流 樹陰溪影別藏秋
온좌망귀대수류 수음계영별장추
野禽亦感賢侯德 隔岸相呼勸久留
야금역감현후덕 격안상호권구유

흐르는 물 앞에 두고 떠날줄을 모르니

나무 그늘 시내 그림자가 가을을 갈무리했네

들새도 어진 원님 덕화에 감화되어 언덕 너머에서

우짓으며 오래 머무시라 권하네

返家盧兢詩(반가노긍)

秋歸人亦返 秋水遶柴門
추귀인역반 추수요시문
失學兒憎面 濱飢妻瑣言
실학아증면 빈기처쇄언
此曹終待恤 吾道固難飜
차조종대휼 오도고난번
更憶淵明子 能知運所存
경억연명자 능지운소존

가을이 돌아오고 사람도 돌아와 보니

가을 물은 사립문을 감싸고 있구나.

공부 놓친 자식 놈은 낯짝이 밉상이고

굶주림에 지친 마누라는 잔소리를 늘어놓네.

이들을 끝까지 보살펴야 하지마는

내 갈 길은 정녕코 뒤집기 어려워라

다시금 도영 명을 그리워하노니

운수에 달린 인생임을 잘도 알았네.

茶山先生詩 (정약용)

異方遷謪戀觚稜
이방천상련고릉
旅舘無眠獨剪燈
여관무면독전등
忍聽金鷄傳喜報
인청금계전희보
家書手自啓緘縢
가서수자계함등
不亦快哉
불역쾌재

먼 지방 귀양살이 대궐 못내 그리워서 / 異方遷謪戀觚稜

여관 한 등 잠 못 이루고 등불만 만지작거린다 / 旅館無眠獨剪燈

뜻밖에 금계의 기쁜 소식 전하는 말 듣고 / 忽聽金鷄傳喜報

집에서 보낸 편지를 손으로 직접 뜯었을 때 / 家書手自啓緘縢

그 얼마나 흔쾌할까 / 不亦快哉

遠水連天碧
원수련천벽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햇볕 받아 붉구나

退筆如山未足珍 讀書萬卷始通神
퇴필여산미족진 독서만권시통신

쓰고 버린 붓이 산山 더미가 될 정도로 글씨를 익혀도 신기 할 것이 못되고 만권의 책을 읽어야 비로서 신도 통(通神)한다

(묵장보감 193페이지)

基唯廉士寡欲易足
기유렴사과욕역족

淸廉(청렴)한 사람만이 넉넉한 줄 알아 어느것 하나

不足(부족)을 느끼지 않는다

(묵장보감 187 페이지)

忘情勢利寓意琴書
망정세리우의금서

俗事(속사)에 생각을 버리고 琴書(금서)를 가까이 한다

(묵장보감 187 페이지)

福隨明月窓前奉 瑞伴淸風檻外供
복수명월창전봉 수반청풍함외공

집안의 복은 밝은 달 따라 창 앞에 비쳐 받들다

가정의 상서로운 기운은 맑은 바람에 실려 난간을 돈다.

雪水落音有感

寒窓獨坐看書中 雪水音時似囀瓏
한창독좌간서중 설수음시사전롱
今日不堪聞瀝滴 此心自問尙孩童
금일불감문력적 차심자문상해종
겨울창가 홀로앉아 책을 보는데

눈녹아 떨어지는 물소리 때로는 옥소리 가락인데

오늘따라 떨어지는 물방울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이런마음 내가 오히려 어린애 같아서일까 스스로 물어보네

零下今宵襲朔風 月明濕地動群鴻
령하금소습삭풍 월명습지동군홍
閑望積雪心身淨 此景移詩別界通
한망적설심신정 차경이시별계통

영하의 이 밤에 겨울바람 몰아치니

달 밝은 습지에 기러기 떼 진동하네.

쌓인 눈 바라보니 심신이 정화도고

이경치 시로 옮기니 또 다른 세상이네

茶山 丁若鏞 先生 詩(다산 정약용)한국한시 106페이지

萵葉團包麥飯呑 合同椒醬與葱根
와엽단포맥반탁 합동초장여인근
今年比目猶難得 盡作乾鱐入縣門
금년차목유난득 진작건수입현문

상추쌈에 보리밥을 둘둘 싸서 삼키고는萵葉團包麥飯呑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여서 먹는다合同椒醬與葱根
금년에는 넙치마저 구하기가 어려운데今年比目猶難得
잡는 족족 말려서 관가에다 바친다네盡作乾鱐入縣門

野人花草醬罌邊 不過鷄冠與鳳仙
야인화초장앵변 불과계관여봉선
無用海榴朱似火 晩春移在客窓前
무용해류실사화 만춘이재객창전

시골사람 꽃이래야 기껏하면 장독 가에 / 野人花草醬罌邊
맨드라미 봉선화 그것이 고작이지 / 不過鷄冠與鳳仙
쓸모없는 바다석류 붉기가 불 같기에 / 無用海榴朱似火
늦은 봄날 옮겨다가 객창 앞에다 심었다네 / 晩春移在客窓前

申光漢先生 詩(신광한선생 시 )
小年常愛山家靜 多在禪窓讀古經
소년상애산가정 다재선창독고경
白髮偶然重到此 佛前依舊一燈靑
백발우연중도차 불전의구일등청

소년 적엔 고즈넉한 산사를 좋아 하여

창가에서 옛 경전을 많이도 읽었네

백발되어 우연히 다시 찾은 이곳에는

불상 앞에 그때처럼 등불 하나 흐릿하다

고운선생 시 杜鵑(진달래)

石罅根危葉易乾 風霜偏覺見摧殘
석하근위엽역건 풍상편각견최잔
已饒野菊誇秋艶 應羨巖松保歲寒
이요야국과추염 응이암송보세한
可惜含芳臨碧海 誰能移植到朱欄
가석함방임벽해 수능이식도주란
與凡草木還殊品 只恐樵夫一例看
여범초목환수품 지공초부일례간

돌 사이 박힌 뿌리 잎 마르기 쉬웁더라

풍상에 시달리어 병들은 듯 보여지네.

들국화는 가을 단장 자랑함에 맡겨 두고

바위 위의 소나무 강추위 이겨냄이 부러웁네.

가엾다 고움을 먹음고 외로이 바닷가에 섰건만

뉘라서 좋은 집 뜰앞에 옮겨다 심을가.

딴 초목과는 아무래도 다르련만

그래도 나무꾼은 분별없이 볼까 두려워.

계원필경 ‘12월화우이제야견시
계원필경

與君相見且歌吟 莫恨流年挫壯心
여군상견차가음 모근류년좌장심
幸得東風已迎路 好花時節到鷄林
행득동풍이영로 호화시절도계림

그대여, 우리 오늘 만났으니 시나 읊고

더 큰 꿈 이루지 못한 건 한탄하지 말자.

행히 봄바람이 우리를 길 맞이하리니

꽃피는 좋은 철에 계림에 도착하는 걸.

길을 가다가[途中作]

東飄西轉路岐塵 獨策羸驂幾苦辛
동표서전로기진 독책리참기고행
不是不知歸去好 只緣歸去又家貧
불시불지귀거호 지연귀거우가빈

동서로 떠도는 길, 헷갈리고 먼지투성인데

여읜 말 홀로 채찍하며 얼마나 고생했던가.

귀향함이 좋은 줄 내 모르는 바 아니지만

돌아간다 한들 또 집이 가난한 것을.

孤雲先生 詩 최치원崔致遠
윤주 자화사 상방에 올라〔登潤州慈和寺上房〕

登臨暫隔路岐塵 吟想興亡恨益新
등임잠격로기진 음상흥망한익신
畵角聲中朝暮浪 靑山影裏古今人
화각성중조모랑 청산영리고금인
霜摧玉樹花無主 風暖金陵草自春
상최옥수화무주 풍난금능초자춘
賴有謝家餘景在 長敎詩客爽精神
뇌유사가여경재 장교시객상정신

진세의 길 잠깐 떠나 올라가 굽어보며 / 登臨暫隔路岐塵
흥망을 읊조리노라니 한이 더욱 새로워 / 吟想興亡恨益新
군대의 뿔피리 소리 속에 물결은 조석으로 치고 / 畫角聲中朝暮浪

푸른 산 그림자 속에 고금의 인물이 잠겼어라 / 靑山影裏古今人
서리에 옥수 꺾여서 꽃에는 주인이 없다 해도 / 霜摧玉樹花無主

금릉에 바람결 따스해서 풀은 저절로 봄빛일세 / 風暖金陵艸自春
사가의 정취 아직 남아 있는 그 덕분에 / 賴有謝家餘境在
시객의 정신이 오늘도 삽상해지는구나 / 長敎詩客爽精神

서경 김 소윤 준 과 작별하며 남겨 준 시〔留別西京金少尹 峻〕

相逢信宿又分離 愁見岐中更有岐
상봉신숙우분리 수견기중경유기
手裏桂香銷欲盡 別君無處話心期
수리계향소욕진 별군무처화심기

만나서 두 밤 자고 다시금 이별 / 相逢信宿又分離
갈림길에 또 갈림길 시름겹기만 / 愁見岐中更有岐
소진되려 하는 손안의 계수 향기 / 手裏桂香銷欲盡
헤어지면 누구와 속마음 얘기할지 / 別君無處話心期

山頂危石(산 마루의 위험한 돌)

萬古天成勝琢磨 高高頂上立靑螺
만고천성승탁마 고고정상립청라
永無飛溜侵凌得 唯有閒雲撥觸多
영무비류침릉득 유유한운발촉다
峻影每先迎海日 危形長恐墜潮波
준영매선영해일 위형장공추조파
縱饒蘊玉誰回顧 擧世謀身笑卞和
종요온옥수회고 거세모신소변화

천연적인 모습 사람의 힘으로 깍아낸 것보다 나아서

높고 높은 꼭대기가 푸른 소라처럼 섰구나.

날르는 폭포 따위로는 도저히 업신어길수 없고

오직 한가한 구름만이 찾아 드는 구나.

높은 그림자는 매양 바다에 뜨는 해를 먼저 맞이하고

위태로이 섰는 모습은 조수 물결에 떨어질까 겁나는 구나.

아무리 옥이 많이 쌓였든들 뉘라서 돌아볼까

온 세상이 모두 제몸 생각 뿐 변화를 비웃네.

海鷗(바다 갈매기)

慢隨花浪飄飄然 輕擺毛衣眞水仙
만수화랑표표연 경파모의진수선
出沒自由塵外境 往來何妨洞中天
출몰자유진외경 왕래하방동중천
稻粱滋味好不識 風月性靈深可憐
도량자미호불식 풍월성령심가련
想得漆園蝴蝶夢 只應知我對君眠
상득칠원호접몽 지응지아대군면

이리 저리 꽃물결 따라 나부끼는 그 모습 가볍게

털옷을 다듬고 나니 정말 물위의 신선일세.

자유로이 세상 밖을 드나들고 거침없이 선경을 가고오리.

고량진미 좋은 맛도 알은채 아니하고

풍월의 참 맛을 지극히 사랑하네.

아마 남화 늙은 이의 나비 꿈도 응당

내가 그대를 상대로 조는 것과 같으리.

寓興(생각을 붙여)

願言扃利門 不使損遺體
원신경리문 불사손유체
爭奈探珠者 輕生入海底
쟁내탐주자 경생입해저
身榮塵易染 心垢水難洗
신영진양염 심구수난세
澹泊與誰論 世路嗜甘醴
담박여수론 세로기감례

너 부디 이익길엔 생각을 끊고 부모주신 귀한 몸,

상치 말아라. 어찌타 眞珠를 캐는 저 사람 숨 걸고

바다 밑을 들어 가는고. 몸이 영화 티끌에 더럽혀지기 쉽고

마음에 낀 때는 물로도 씻기 어렵다.

누구와 담담한 맛 의논하랴

세상 사람들은 달고 취함 즐기는 것을.

梅窓 李香今 先生詩(매창 이향금 선생 시)

靑鳥飛來盡 江南鴈影寒
청조비래진 강남안영한
愁仍芳草綠 恨結落紅殘
수잉방초록 한결락홍잔
歸思邊雲去 旅情夢裏歡
귀사변운거 려정몽리환
客牕人不問 無語倚危攔
객창인불문 무어의위란

파랑새도 날아오지 안고 강남에는 기러기 그림자 차가워라

푸른 풀잎에도 시름이 쌓였고 지다 남은 꽃잎에도 원한이 맺혔어라

구름너머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나그네 마음은 꿈속에서만

즐겁네 여관집 창문엔 찾아오는 이 없어

말없이 높은 난간에 기대어 섰노라

龍門先生 詩

翠色滿苔逕 淸陰散花島
취색만태경 청음산화도
扶杖步自穩 開戶起常早
부장보자온 개호기상조
月照心共靜 風鳴聽更好
월조심공정 풍명청경호
往來娛幽獨 歲寒相與保
주래오유독 세한상여보

심유(深幽) 깊고 그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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