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낡은 구두 한 짝 본문
구두 한 짝/ 구본홍
세상을 눌러보며 살던
낡은 구두 한 짝
녹슨 맨발을 내려놓고 서 있다
함부로 살아온
마음 안쪽 굽은 길
뼈없는 모습 내려 놓고 선 자리
캄캄한 시간의 두께만 켜켜이 쌓여
깊은 침묵이 흐른다
어쩌다 빛 잃어가는 세상
끈끈한 정 마저 헹구고
깡마른 발목 동여 맬 출발을 가늠하다
누군가의 생 온 몸으로 떠받치며
달려왔던 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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