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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천근 만근

동암 구본홍 2022. 11. 12. 10:49
보일 듯 말 듯



세상은 흐리고 바람이 불어

키 낮고 힘없는 것 파르르 떠네

비마저 오지 않는 가뭄 날

어찌 저리 풀벌레들 저리 울까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외로움의 떨림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나는 하나의 그림자를 내려놓고 서 있다

한 획의 먹빛같이



아침이면 천 근으로 졸린다



한 사내가 걸어간다

어둠의 과녁 정 조준하면서

피 뜨거운 그가 찬 배속을 조율하는 밤

밤새워 몸 팔아 허기를 흥정하는 차가운 밤

구겨진 작업복으로

초라한 몸 가려 보지만

눈 뜨고 살아도 어찌 이리 어두울까

새벽 포장마차

장터국수 한 사발

하늘 찌르는 저 높은 빌딩보다

더 부릅다

소태보다 쓴 입안이 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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