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비행의 시간 본문
비행의 시간
내일의 애착과 욕망을 겨냥할 수 없었던
시간의 원거리 돌아서 허공에 몸을 내가 맡기고
소리의 시간으로 들어가 화살촉처럼 가벼워져
공 밖에서 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저 대지의 순한 순결이 더 깊이 내 속으로 파고들고
비행의 속도에서 허공의 무게 청각 끝에 매달린다
허공에서 엉키는 삶의 독한 냄새
황망히 되돌아간 슬픔 발자국 흰 구름 위로
퀭한 눈도 그만큼 젖거나 어둡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생각 없이
무겁던 마음 밖으로 날고
허와 허의 둘레 안으로 깬 한잠만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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