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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비행의 시간

동암 구본홍 2022. 11. 12. 12:49

비행의 시간

 

내일의 애착과 욕망을 겨냥할 수 없었던

시간의 원거리 돌아서 허공에 몸을 내가 맡기고

소리의 시간으로 들어가 화살촉처럼 가벼워져

공 밖에서 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저 대지의 순한 순결이 더 깊이 내 속으로 파고들고

비행의 속도에서 허공의 무게 청각 끝에 매달린다

허공에서 엉키는 삶의 독한 냄새

황망히 되돌아간 슬픔 발자국 흰 구름 위로

퀭한 눈도 그만큼 젖거나 어둡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도 생각 없이

무겁던 마음 밖으로 날고

허와 허의 둘레 안으로 깬 한잠만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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