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노란 호박 본문
노란 호박/ 구본홍
오도독 씹다 삼킨 하늘 끝 달구던 빛
햇살 한모금의 뼈다귀 낯섦에 몸을 떨며
뒤안길
되돌아보는
매듭 풀던 긴긴 날
덩굴 손 휘어잡고 녹두 빛 난청 잎들
돌담 위에 걸쳐 놓고 침묵으로 호소하듯
척박한
영혼에 피울
남은 숨을 고른다
한줌의 흙덩이에 뿌리박고 한철 범한
감아서 눈감아서 목숨으로 받아내던
그 날에
빚의 염원을
싸락싸락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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