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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허물고 홀로 남은 기둥

동암 구본홍 2022. 11. 22. 13:33

허물고 홀로 남은 기둥/구본홍

 

수척한 모가지에 빛살 돌돌 감으서

서로들 손 맞잡고 덮힌 매질 용서하던

알싸한 적막

깨물던 버틴 축 긴 한숨

 

상처 난 눈빛으로 가만히 어루만지면

그간 숱한 허물 헹궈 기억에서 벗겨내고

가슴에 못 박혀

울던 녹슨 올을 파낸다

 

한사코 앉힌 무게 뿌리 깊이 뿌린 한 숨

사무치게 뼈 시려도 오늘을 기다렸다

한 시대 소용돌이친

애써 지운 그 흔적

 

그늘진 묵은 얼굴 하나하나 지워가며

인내하며 버티면서 갖은 인고 안으로 삭인

연두빛 어리는 기운

숨고르며 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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