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허물고 홀로 남은 기둥 본문
허물고 홀로 남은 기둥/구본홍
수척한 모가지에 빛살 돌돌 감으서
서로들 손 맞잡고 덮힌 매질 용서하던
알싸한 적막
깨물던 버틴 축 긴 한숨
상처 난 눈빛으로 가만히 어루만지면
그간 숱한 허물 헹궈 기억에서 벗겨내고
가슴에 못 박혀
울던 녹슨 올을 파낸다
한사코 앉힌 무게 뿌리 깊이 뿌린 한 숨
사무치게 뼈 시려도 오늘을 기다렸다
한 시대 소용돌이친
애써 지운 그 흔적
그늘진 묵은 얼굴 하나하나 지워가며
인내하며 버티면서 갖은 인고 안으로 삭인
연두빛 어리는 기운
숨고르며 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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