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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 모음

초가을[初秋]

동암 구본홍 2022. 10. 11. 11:10

정습명(鄭襲明)

석죽화(石竹花)

 

 世愛牡丹紅 裁培滿院中

세애모단홍 재배만원중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色透村塘月 香傳娘樹風

색투촌당월 향전낭수풍

地偏公子少 嬌態屬田翁

지편공자소 교태촉전옹

 

세상에선 모두들 붉은 모란꽃만 사랑하여

정원에 가득히 심고 가꾸네

누가 이 거친 초야에

좋은 꽃떨기 있는 줄 알기나 하랴

어여쁜 모습은 연못 속의 달을 꿰뚫었고

향기는 밭두렁 나무의 바람에 전하네

외진 땅에 있노라니 찾아주는 귀공자 적어

아리따운 자태를 농부에게 붙이네

 

蛟山許筠 선생 시
초가을[初秋]

 

不覺初秋夜漸長 淸風習習重凄凉

불각초추야점장 청풍습습중처량

炎炎暑退茅齋靜 階下叢莎有露光

염염서퇴모재정 계하총사유로광

 

어느새 초가을 밤은 점점 길어지고

맑은 바람 솔솔 부니

쓸쓸함이 더해가네.

불볕더위 물러가고

초가집에 고요함이 감도는데

섬돌아래 잔디밭에

이슬이 맺히네.

 

습습(習習) :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상태

염염(炎炎) : 매우 더운

모재(茅齋) : 띠 지붕을 얹은 소박한 집

총사(叢莎) : 촘촘히 자란 잔디

 

蛟山許筠 선생 시
題僧卷用西潭韻

제승권용서담운

 

松花茗葉進僧飡 愧把塵容對碧山

송화명엽진승손 괴파진용대벽산

林月未圓蘿逕暗 岫雲初霽石樓寒

임월미원라경암 수운초제석루한

宦游牢落秋將老 禪㓉留連夜向闌

환유뢰락추장로 선활유련야향란

却恨勞生長役役 白頭猶事馬蹄間

각한로생장역역 백두유사마제간

:

솔꽃가루에다 찻잎까지 절간음식 들고나니

티끝 세상에 찌든 내 모습으로

푸른 산을 바라보기도 부끄러워라

숲속의 달은 둥글지가 않아

담쟁이덩굴 덮인 오솔길은 어둡기만 하고

봉우리의 구름이 갗 개어

암 위 암자는 아직도 차갑기만 해라

타향에서의 쓸쓸한 벼슬살이

가을 들면서 더욱 늙었는데

스님 말씀에 메이다 보니

밤은 차츰 깊어가는 구려

한스러워라 괴로운 내 삶이여

검은 머리 희어져도

말위에서만 머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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