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너는 나의 일상이다 본문
너는 나의 일상이다
숯덩이처럼 검은 얼굴로 찾아오는
너는 내 마음 설레게 하는 친구이다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너이지만
항시 너를 대 할 때 마다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는 너
백지의 마음을 더듬어가는
붓끝의 절임으로
써 내려가는 시간
아침 햇살처럼 마음에 내 걸린다
눈 녹은 물방울 땅 위로 한획 치듯
쓰고 또 쓰 내려가는 낱장들만
속없이 허공에 포로롱 마음을 내 걸고 있다
형광 불빛 아래 널브러진 검은 얼굴
방랑자의 내공을 들여 마신다
왜 내 이름을 여기 새겨 넣어야 하나
총 칼로 무장하고 점령한 공화국 깃발처럼
어쩜 흔들리는 내 맘이
궁금했을지도 모르지만
벽에 걸린 부표 같은 부력들이
촘촘히 허탈한 근조 증으로 얇아져 있다
누구도 서예를 하는 사연을 묻지 않지만
진통 겪는 순간 눈 감아도
환히 유혹하는 너는
애인처럼 사랑으로 옭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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