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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너는 나의 일상이다

동암 구본홍 2022. 12. 19. 11:55

너는 나의 일상이다

 

숯덩이처럼 검은 얼굴로 찾아오는

너는 내 마음 설레게 하는 친구이다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너이지만

항시 너를 대 할 때 마다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는 너

백지의 마음을 더듬어가는

붓끝의 절임으로

써 내려가는 시간

아침 햇살처럼 마음에 내 걸린다

눈 녹은 물방울 땅 위로 한획 치듯

쓰고 또 쓰 내려가는 낱장들만

속없이 허공에 포로롱 마음을 내 걸고 있다

형광 불빛 아래 널브러진 검은 얼굴

방랑자의 내공을 들여 마신다

왜 내 이름을 여기 새겨 넣어야 하나

총 칼로 무장하고 점령한 공화국 깃발처럼

 

어쩜 흔들리는 내 맘이

궁금했을지도 모르지만

벽에 걸린 부표 같은 부력들이

촘촘히 허탈한 근조 증으로 얇아져 있다

누구도 서예를 하는 사연을 묻지 않지만

진통 겪는 순간 눈 감아도

환히 유혹하는 너는

애인처럼 사랑으로 옭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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