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獨步乾坤誰伴我 본문

한국한시 모음

獨步乾坤誰伴我

동암 구본홍 2023. 3. 1. 11:38

獨步乾坤誰伴我

독보건곤수반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는 코뿔소를 뜻하는 말입니다.

코뿔소는 무리를 짓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습성이 있는데

고대의 수도승들도 걸식을 하면서 홀로 수행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깨달음의 길은 혼자서 가는 길이기에

무소의 뿔이 한곳을 향하듯이 혼자서 가라고 한 것입니다

 

如獅子聲不驚 사자처럼 소리에 놀라지 말고

如風不繫於網 바람처럼 그물에 걸리지 말고

如蓮花不染塵 연꽃처럼 진흙에 물들지 말고

如犀角獨步行 무소의 뿔처럼 혼자 걸어가라

 

17세기 문신 조경(趙絅·1586~ 1669)이 여행 중에

허름한 주막에서 (淸淮旅舍 청회 여관에서)

 

穿壁爲門簷着地 室中如斗僅容身

천벽위문첨착지 실중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折 今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절 금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昏似漆 甕窓茅塞本無晨

서혈연통혼사칠 옹창모색본무신

猶能免我衣沾濕 臨別殷勤謝主人

유능행면의첨습 임별은근사주인

 

벽을 뚫어 문을 내고 처마는 땅에 닿고

여관방은 콩알만 해 겨우 몸을 들여놨네.

평생토록 긴 허리를 굽히려 안 했건만

지난밤은 다리 한 짝 뻗기조차 어려웠네.

쥐구멍으로 연기 들어와 칠흑처럼 어두운 데다

작은 창은 꽉 막혀서 새벽빛이 못 들어오네.

그래도 옷이 젖는 것은 모면하게 됐으니

떠나면서 은근하게 주인에게 인사하네.

'한국한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題尋詩圖題尋詩圖  (0) 2023.03.01
退溪先生詩 記夢  (0) 2023.03.01
주자십회(朱子十悔)  (0) 2023.03.01
杜甫선생 詩 외  (0) 2023.03.01
秋史 金正喜 선생 시  (0) 2023.02.1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