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환절기의 나비효과 본문
환절기의 나비효과
또 하나의 계절이 기다린 듯 나를 반기는 구나
부리 굳은 바람이 땅거미를 스륵스륵 제쳐주니
뒷전에 세상 밖을 감추는 노을아
너는 물낯에 주저 말고
부서져 알알이 구슬처럼 웃어다오
곧이어 별무리 다투어 내 눈가로 기다린 듯 굴러오겠지
나 역시 불덩이 꺼내들고 검은 하늘에 달무리를 걸어주마
금빛 석양에 무르익는 가을이 아니면 그 누가 있어
횃불처럼 뛰는 가슴의 조요를 보듬어 줄까
침묵의 단맛을 깨우친 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어
깊디깊은 가을의 곰삭은 속내를 헤아려 줄까
둘의 곁을 스치며 달리는 바람 여럿이 그저
청승맞은 풍년을 머금고 산머리에 줄지어 섰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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