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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동암 구본홍 2023. 7. 2. 09:29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구본홍

 

내 사월의 골방에 푸른 커든 걷지 말아주오

빗속 등불 뜨거운 곳 더 떨고 있는

백발 쇠로함을 보지마오

십이성좌의 반짝이던 별들 얼굴 다 감추었다오

불을 끄옵니다

하얀 꽃잎 떨어진 길 위로

빗물 흥건히 젖고 있사옵니다

마음 속 흐르는 삶의 빗금소리

빗물에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내 사월의 골방 푸른 커든 걷지 말아주오

마음의 능선에 푸른빛 꿈이 피어오릅니다

빈 가방의 가벼움으로 멀리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먼 하늘 떠다니는 하얀 한 송이 구름이고 싶었던

마음마저도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천둥 번개 울음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흐느끼는 사월

짧은 생의 잔인한 계절 그들은 누구의 넋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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