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본문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구본홍
내 사월의 골방에 푸른 커든 걷지 말아주오
빗속 등불 뜨거운 곳 더 떨고 있는
백발 쇠로함을 보지마오
십이성좌의 반짝이던 별들 얼굴 다 감추었다오
불을 끄옵니다
하얀 꽃잎 떨어진 길 위로
빗물 흥건히 젖고 있사옵니다
마음 속 흐르는 삶의 빗금소리
빗물에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내 사월의 골방 푸른 커든 걷지 말아주오
마음의 능선에 푸른빛 꿈이 피어오릅니다
빈 가방의 가벼움으로 멀리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먼 하늘 떠다니는 하얀 한 송이 구름이고 싶었던
마음마저도 사월의 봄비에 흘러 보냈습니다
천둥 번개 울음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흐느끼는 사월
짧은 생의 잔인한 계절 그들은 누구의 넋인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