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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어제와 오늘

동암 구본홍 2024. 9. 26. 08:23

어제와 오늘/ 동암 구본홍

 

홍시처럼 빨갛게 익어 몰랑몰랑 해 지는 사이사이

마음 안쪽으로 훅 불어 드는 찬바람

꾹꾹 눌러 두었던 한때의 추억 싫어

어두었던 기억들이 울어 댄다

가을 인가 봐

뚝배기처럼 달구었던 여름

하루 밤사이 이젠 추억이 되어 버렸나 보다

풀벌래 울음 마른 풀이 같이

그림자로 고통 받고 있는 얼굴

마음 달래 줄 수 있는

지금 단풍 잎처럼 물들고 싶다

설램과 떨림 부끄러움과 두근거림 기쁨과 불안

마음이 몰랑몰랑 해 지는 가을 새끼줄처럼 엮겨 

나는서각도를 들었고 붓을 들었고 골프채를 들었다

하늘거리는 맑은 빛들과 향기도

나는 그저 집어 들었고 웃었다

그러다 주의를 더듬어보니

어제와 오늘의 간격이 느슨 해 진다

 

 

이제

 

한 새월 떠도는 바람

바다위 물 거품이었던가

나무 사이 흐르는

이름 모를 흔들림 이었다가

가슴 속 스며드는

숨소리 이었다가

소리없이 하늘 높이 날고있는

솔개의 곡예 이었다가

허공을 가르는

내속에 나는

깊은 물 속 돌덩이 이었던가

가슴 깊이 요동치던

망치소리 요

비워진 술잔이요

먼 길 걸어 이젠

 내 마음 속에 울려 퍼지는

절간에 퓽경소리 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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