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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綠水紅蓮一朶開 千花百草無顔色록수홍련일타개 천화백초무안색 93 푸른물에 붉은 연 한 봉우리가 피니천 가지 꽃과 백가지 풀이 안색이 없다. 六經讀罷方점筆 五嶽歸來不看山육경독파방점필 오악귀래불간산 94 육경독파해도 점 하나 찍지 못하고오악에 다녀오면 다른 산들이 보이지 않네 立身須作眞男子 臨事無爲賤丈夫입신수작진남자 임사무위천장부 95 몸을 세워 반드시 참된 남자를 지어라 일에 임하여 함이 없으면 천한 장부가 된다 莫謂當年學日多 無情歲月若流波막위당년학일다 무정세월 약류파 96 지금 배울 날 많다고 말을 말게무정한 새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 萬卷詩書眞活計 一山梅竹自清風 만권시서진활계 일산매죽자청풍 97 만권의 시서는 참된 생계요일산매죽은 스스로 맑은 바람..
博學篤行박학독행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묻고 조심스레 생각하고 분명하게 분별하고 돈독하게 실천 하는 것
눈을 김으면 보인다/ 동암 눈을 감아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아주 까만 밤인데 말이죠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기억 해 주지 않아도앞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요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만나고 있어요 나는 울고 싶을 뿐이죠하나의 빛이 사라졌어요다시 볼 수 없는 먼 곳으로 사라졌어요잎과 뿌리 같은 관계이었던 내 속에서 언제나 파랗게 우거졌던 맑은 빛너무나 사랑했었죠그래요. 빈자리로 어둠 속에 하나의 빛이 되었어요눈을 감아요 어둠 속에서만 보여요어둠 속에서 웃고 있는 빛아무도 바라볼 수 없는 그 빛 바라보고 있어요웃고 있는 빛이 나를 울리네요흥건히 적시며 나를 울리네요사랑해요 날 울리는 그 빛이 보고파서 눈을 감아요앞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요보고 싶어서 만나고 싶어서 눈을 감아요어머니 영전 사진속에 두손 모우고 입..
대문 앞 대추나무/ 동암 공허한 가난의 주머니 채우는 것은휑하게 뚫린 대문 지키는 대추나무같이 가정의 뼈를 새우는 울 아버지 식솔 같은 담부랑 아래 소풀를 다독이며대추나무는 돌담부랑 어깨를 기대고 선뭍으로 온 문지기입니다 평온은 아버지의 몫이지요무거운 짐을 진 하루가 절뚝이며일몰의 걱정을 바라다보며 서 있습니다뿌리 깊은 가난 밟히고 또 밟혀도 무겁습니다깊었던 설익은 하루 울안 찬바람 마시면어둡고 축축한 그늘 맛이 납니다막막함에도 내성이 생기는 허리 굽혀 일구어낸 살점들 눈빛을 보며허기를 달랠 고된 해동의 발톱을 새우고둥굴고 눅눅하고 미끄러운 예감의 일기를아버지는 말없이 오감의 빛으로행복을 파랗게 영걸어 피어 올립니다 세상에서 소외된 분노의 입바람 소리 외침이짓밟는 발목을 뿌리치거나세월 온기 바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