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어둠 본문
어둠
어둠 한 송이 먹어요
환상적인 맛이예요
향기 없는 것이 향기로워요
다시는 불 켜지 마세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이 아득한 맛 황홀 해요
미치도록 황홀해요
깊은 맛 표현할 수 없어요
고민하지 않아도 되요
옷이 필요하지 않아요
구두가 필요 없어요
넥타이나 보석이 필요 없어요
직위나 노숙자도 구별되지 않는
천장도 바닥도 없는 끝없는 천지예요
어깨 위에 올려진 무거운 걷치래
다 자워 버리면 가볍게 날 수 있어요
어둠 한 송이 먹어 보셨나요
그리고 그의 몸에 애무해 보셨나요
헤어진 그녀가 보여요
그날처럼 입맞춤해요
내 몸이 뜨거워 져요
내가 아닌 나는
볼 수 없는 나는 나를 버렸어요
욕심의 개쯤치 이젠 어둠으로 채웠어요
개지랄하는 빛들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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