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어둠 본문

동암 詩 모음

어둠

동암 구본홍 2022. 11. 16. 15:36

어둠

 

어둠 한 송이 먹어요

환상적인 맛이예요

향기 없는 것이 향기로워요

다시는 불 켜지 마세요

그냥 내버려 두세요

이 아득한 맛 황홀 해요

미치도록 황홀해요

깊은 맛 표현할 수 없어요

고민하지 않아도 되요

옷이 필요하지 않아요

구두가 필요 없어요

넥타이나 보석이 필요 없어요

직위나 노숙자도 구별되지 않는

천장도 바닥도 없는 끝없는 천지예요

어깨 위에 올려진 무거운 걷치래

다 자워 버리면 가볍게 날 수 있어요

어둠 한 송이 먹어 보셨나요

그리고 그의 몸에 애무해 보셨나요

헤어진 그녀가 보여요

그날처럼 입맞춤해요

내 몸이 뜨거워 져요

내가 아닌 나는

볼 수 없는 나는 나를 버렸어요

욕심의 개쯤치 이젠 어둠으로 채웠어요

개지랄하는 빛들이 싫어요

'동암 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택식물원에서  (0) 2022.11.18
홍등 거리의 내면  (0) 2022.11.18
달콤한 저녁이었어요  (0) 2022.11.15
이상한 만남  (3) 2022.11.15
당신 옷 벗고 누워요  (1) 2022.11.1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