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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웃음소리 흥건하다

동암 구본홍 2022. 11. 25. 12:57

웃음소리 흥건하다

 

명절날 고향 가는 고속도로 맥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팻말 요리조리 따라가면

숭숭숭

뚫린 터널들이

짐승처럼 웅크린 길

 

어버이 살다 가신 그립던 고향 달려가면

땀 절인 갈빛바람 묵정밭을 갈고있다

돌밭 길

그 정든 길들

어디쯤에서 반기는지

 

한 세기 고향땅은 벌래먹은 나뭇잎처럼

이곳저곳 파헤쳐진 채 적막만 걸려있고

오늘은

웃음소리로

온 마을을 덮고있다

 

돌담 켜켜이 목이 쉰 옛 님들 넋이 쌓인

굽은 길 돌아가면 돌팔매질 해대던

한 그루

늙은 살구나무

단풍잎 뚝 날 반긴다

 

떠날 때 발목 붙들고 꼭 돌아오라던 미루나무

수호신처럼 묵묵히 고향마을 지키고 서서

투명한

들개미치 향

귀속가득 담는다

 

고향은 언제나 포근한 어머니 품안

오라는 이 없어도 좋으리 따뜻한 내자리

떠나는

발걸음 마다

눈망울이 벌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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