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웃음소리 흥건하다 본문
웃음소리 흥건하다
명절날 고향 가는 고속도로 맥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팻말 요리조리 따라가면
숭숭숭
뚫린 터널들이
짐승처럼 웅크린 길
어버이 살다 가신 그립던 고향 달려가면
땀 절인 갈빛바람 묵정밭을 갈고있다
돌밭 길
그 정든 길들
어디쯤에서 반기는지
한 세기 고향땅은 벌래먹은 나뭇잎처럼
이곳저곳 파헤쳐진 채 적막만 걸려있고
오늘은
웃음소리로
온 마을을 덮고있다
돌담 켜켜이 목이 쉰 옛 님들 넋이 쌓인
굽은 길 돌아가면 돌팔매질 해대던
한 그루
늙은 살구나무
단풍잎 뚝 날 반긴다
떠날 때 발목 붙들고 꼭 돌아오라던 미루나무
수호신처럼 묵묵히 고향마을 지키고 서서
투명한
들개미치 향
귀속가득 담는다
고향은 언제나 포근한 어머니 품안
오라는 이 없어도 좋으리 따뜻한 내자리
떠나는
발걸음 마다
눈망울이 벌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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