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무인도 본문
무인도/ 구본홍
투명한 울음 핥고 간 터진 곳 그늘 사이
아득했던 물길이 헤죽헤죽 웃고 있다
삭풍에
움츠린 가슴
외로움 닦아낸다
이랑의 결을 따라 빗장을 열어젖힌
갯바우 틈새마다 시간의 실뿌리들
닫혀 진
편견의 벽을
헐어내야 하는 것을
세월로 곰 삭이던 고적한 눈자위로
홀로 남은 저 적막에 글썽이는 침묵들이
비로소
한 생을 벼려
소망 이고 선 자리
남해안 큰 섬 사이 오롯이 기다려 준
어릴 적 꿈을 꾸던 저 학섬 그 언덕에
흘러간
기억의 숲이
고스란히 서있다
뱃길도 내어주지 않던 고고한 그 섬도
물소리 귀를 헹구며 얇은 속살 지워내고
세월이
짙어질수록
고집 풀린 그 누공屢空
자유의 거센 입김 몰아치며 지나가는
머얼리 저 머얼리 단 하나의 외침 같이
사유의
수평선에 서서
노려보는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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