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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사랑

동암 구본홍 2022. 11. 26. 07:03

사랑  

 

초겨울 비 오는 날

아버지와 식탁 앞에 앉아 

닭백숙을 먹는다.

닭 다리 하나 날개 죽지 한 토막씩

깊은 마음의 온기다

수저를 들다 말고

닭 가슴살로 온기 떠받치던 

옆 지기 밥그릇 들여다본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집사람이 전화를 받는 동안 나는

집사람 밥그릇에 가슴살과 

닭 다리 한쪽을 바꾸어 놓았다 

왜, 닭 다리를 여기 갖다 놓았어요?

난, 닭 다리가 싫어!

눈 감아도 환해 보이는 

생각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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