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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이 밤이 지나면

동암 구본홍 2023. 3. 3. 12:31

이 밤이 지나면/ 동암

 

오늘 밤은 3월의 봄 향기가 술친구요

늙었다느니, 멍청한 놈이니

봄의 향기가 핀잔을 늘어놓을 것만 같소

오늘 하루 남쪽 매화꽃이 피었다는 기상예보

이렇게 봄소식 추적추적 적시는 밤에

자판을 두들기다 잠시 손을 멈추고

창밖에 어둠의 옷을 입힐 때

왠지 술 한 잔이 생각난다

술 한 잔에 넋두리와

술 한 잔에 봄빛을 섞어 마시다 보면

그 기 누구 없소?

나와 술 한잔할 사람 그 기 누구 없소!

뭐 없어도 괜찮소.

내일이면 날아서 기쁨 피울 기쁨이 친구요

창밖에 내리는 봄 소리와 함께

이 밤을 지새우면 되는 것을

자판이고 뭐고

집어 팽개치고

옷 입은 채로 방바닥에

대팔 자로 누워도 좋을 것 같소

봄비처럼 추적추적 적시는 기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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