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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居易백거이 시 長恨歌(장한가)

동암 구본홍 2023. 6. 15. 11:53

 

唐詩 三百 首 
 
長恨歌(장한가) 
 
- 白居易(백거이,772~846)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중색사경국
御宇多年求不得 어우다년구부득 
 
한(漢)나라 황제 여색 중히 여겨 경국지색(傾國之色) 생각하였으나
한(漢)나라 전체를 다스린 지 여러 해가 지나도 찾지 못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양가유녀초장성
養在深閨人未識 양재심규인미식 
 
양씨(楊氏) 집안에 딸이 막 장성하였는데
깊은 규중(閨中)에서 자라 아무도 알지 못하였네. 
 
天生麗質難自棄 천생려질난자기
一朝選在君王側 일조선재군왕측 
 
하늘이 낸 고운 자질(資質) 스스로 어쩌지 못해
하루아침에 뽑혀 임금의 곁에 있었다오. 
 
回頭一笑百媚生 회두일소백미생
六宮粉黛無顔色 육궁분대무안색 
 
눈동자 굴리며 한 번 웃으면 온갖 교태 생겨
육궁(六宮)의 곱게 단장한 여인들 얼굴빛을 잃었다네. 
 
春寒賜浴華淸池 춘한사욕화청지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골세응지 
 
봄날씨 차가울 제 화청지(華淸池)에 목욕하게 하니
온천 물 매끄러워 엉긴 기름 같은 살결 씻었다오. 
 
侍兒扶起嬌無力 시아부기교무력
始是新承恩澤時 시시신승은택시 
 
시녀가 부축하여 일으키는데 가녀려 힘이 없으니
처음 새로이 은택을 입던 때라오. 
 
雲鬢花顔金步搖 운빈화안금보요
芙蓉帳暖度春宵 부용장난도춘소 
 
구름같은 머리와 꽃같은 얼굴에 금보요(金步搖) 꽂고
연꽃 장식 휘장 속에서 따뜻한 봄 밤을 지내었네. 
 
春宵苦短日高起 춘소고단일고기
從此君王不早朝 종차군왕부조조 
 
봄 밤 너무 짧아 해가 높이 떠야 일어나니
이 때부터 군왕은 일찍 조회하지 않았다오. 
 
承歡侍宴無閑暇 승환시연무한가
春從春遊夜專夜 춘종춘유야전야 
 
총애를 받아 잔치에 모시느라 한가한 때 없었으니
봄이면 봄 유람 따라가고 밤이면 밤을 독점하였네. 
 
後宮佳麗三千人 후궁가려삼천인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총애재일신 
 
후궁(後宮)에 아름다운 여자 삼천 명이었으나
삼천 명의 총애 한 몸에 있었다오. 
 
金屋粧成嬌侍夜 금옥장성교시야
玉樓宴罷醉和春 옥루연파취화춘 
 
금빛 궁궐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밤에 모시고
옥루(玉樓)에서 연회가 마치자 취하여 봄날처럼 따뜻했네. 
 
姉妹弟兄皆列土 자매제형개렬토
可憐光彩生門戶 가련광채생문호 
 
자매와 형제들 모두 봉토를 나누어 받았으니
광채가 가문에 생생함을 부러워하였네. 
 
遂令天下父母心 수령천하부무심
不重生男重生女 부중생남중생녀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으로
아들 낳는 것 중하지 않고 딸 낳는 것 중하게 하였다오. 
 
驪宮高處入靑雲 여궁고처입청운
仙樂風飄處處聞 선락풍표처처문 
 
여산(驪山)의 화청궁(華淸宮) 높은 곳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신선의 음악 바람에 날려 곳곳마다 들렸네. 
 
緩歌慢舞凝絲竹 완가만무응사죽
盡日君王看不足 진일군왕간부족 
 
고은 노래와 하늘거리는 춤 관현악 소리에 엉기니
하루 종일 보아도 황제는 부족하게 여겼다오. 
 
漁陽鼙鼓動地來 어양비고동지래
驚破霓裳羽衣曲 경파예상우의곡 
 
어양(漁陽)땅의 북소리 땅을 진동하며 몰려오니
놀라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을 파하였네. 
 
九重城闕烟塵生 구중성궐연진생
千乘萬騎西南行 천승만기서남행 
 
구중궁궐(九重城闕)에 연기와 먼지 일어나니
수천 수만 수레와 말들이 서남으로 피난 갔네. 
 
翠華搖搖行復止 취화요요항복지
西出都門百餘里 서출도문백여리 
 
취우(翠羽)로 장식한 화려한 깃발 흔들흔들 가다 다시 멈추니
서쪽으로 도성문 백여 리를 나갔다오. 
 
六軍不發無奈何 육군부발무나하
宛轉蛾眉馬前死 완전아미마전사 
 
모든 군대가(六軍) 출발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어
아름다운 아미(蛾眉)의 여인 말 앞에서 죽었네. 
 
花鈿委地無人收 화전위지무인수
翠翹金雀成搔頭 취교금작옥소두 
 
꽃비녀 땅에 버려져도 거두는 사람 없으니
취교(翠翹)와 금작(金雀)과 옥소두(玉搔頭)도 함께 버려졌다오.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엄면구부득
回首血淚相和流 회수혈루상화류 
 
황제는 얼굴 가리고 구원할 수 없어
돌아보며 피와 눈물 뒤섞여 흘렸다오. 
 
黃埃散漫風蕭索 황애산만풍소삭
雲棧縈紆登劍閣 운잔영우등검각 
 
누런 먼지 자욱하고 바람 쓸쓸히 부니
구불구불한 잔도(棧道)를 지나 검각(劍閣)에 올랐네. 
 
峨嵋山下少人行 아미산하소인행
旌旗無光日色薄 정기무광일색박 
 
아미산(峨嵋山) 아래에 다니는 사람 적으니
깃발도 광채가 없으며 햇빛도 희미하였네. 
 
蜀江水碧蜀山靑 촉강수벽촉산청
聖主朝朝暮暮情 성주조조모모정 
 
촉강(蜀江) 물은 푸르고 촉산(蜀山)도 푸른데
성주(聖主)는 아침마다 저녁마다 그리워하는 정이라오. 
 
行宮見月傷心色 행궁견월상심색
夜雨聞鈴斷腸聲 야우문령장단성 
 
행궁(行宮)에서 달 보니 달빛에 마음 슬퍼지고
밤비에 방울소리 들리니 애간장 끊어지네. 
 
天旋地轉回龍馭 천선지전회용어
到此躊躇不能去 도차주저부능거 
 
난리가 평정되어 임금님 수레 돌아오니
이곳에 이르러 머뭇거리며 떠나가지 못하였네. 
 
馬嵬坡下泥土中 마외피하니토중
不見玉顔空死處 불견옥안공사처 
 
마외역(馬嵬坡) 언덕 아래 진흙 속에
옥같은 얼굴 볼 수 없고 죽은 곳만 쓸쓸하네. 
 
君臣相顧盡霑衣 군신상고진첨의
東望都門信馬歸 동망도문신마귀 
 
군주와 신하 서로 돌아보고 눈물 흘려 모두 옷 적시니
동쪽으로 도성문 바라보고 말 가는 대로 돌아왔네. 
 
歸來池苑皆依舊 귀래지원개의구
太液芙蓉未央柳 태액부용미앙류 
 
돌아오니 못과 동산은 모두 예전 그대로라
태액지(太液池)엔 연꽃 피었고 미앙궁(未央宮)엔 버들가지 그대로네. 
 
芙蓉如面柳如眉 부용여면류여미
對此如何不淚垂 대차여하불누수 
 
연꽃을 보아도 미인의 얼굴 같고 버들은 눈썹 같으니
이를 대함에 어찌 눈물 떨구지 않겠는가. 
 
春風桃李花開夜 춘풍도리화개야
秋雨梧桐葉落時 추우오동엽낙시 
 
봄 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피는 밤이요
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질 때라오. 
 
西宮南苑多秋草 서궁남원다추초
落葉滿階紅不掃 낙섭만계홍부소 
 
서궁(西宮)과 남원(南苑)에 가을 풀 많으니
붉은 낙엽 계단에 가득해도 쓸지 않았네. 
 
梨園弟子白髮新 이원제자백발신
椒房阿監靑娥老 초방아감청아노 
 
이원(梨園)의 제자들 백발이 새롭고
초방(椒房) 아감(阿監)의 궁녀도 모두가 늙었다오. 
 
夕殿螢飛思悄然 석전형비사초연
孤燈挑盡未成眠 고등도진미성면 
 
저녁 궁전에 반딧불 날자 그리움에 서글퍼지니
외로운 등불 심지 다 돋우고 잠 못 이루었네. 
 
遲遲更鼓初長夜 지지경고초장야
耿耿星河欲曙天 경경성하욕서천 
 
느리고 느린 북소리는 처음으로 긴 밤을 느끼고
반짝이는 별과 은하수는 날이 새고자 하누나. 
 
鴛鴦瓦冷霜華重 원앙와냉상화중
翡翠衾寒誰與共 비취금한수여공 
 
원앙(鴛鴦)의 기와 차가운데 서리꽃 짙으니
비취(翡翠) 이불 차가운데 누구와 함께 잘까. 
 
悠悠生死別經年 유유생사별경년
魂魄不曾來入夢 혼백부증래입몽 
 
아득히 사별함 한 해가 지났으나
혼백은 일찍이 꿈속에조차 들어오지 않았다오. 
 
臨邛道士鴻都客 임공도사홍도객
能以精神致魂魄 능이정신치혼백 
 
임공 땅 도사로서 도성에 머무는 길손이 있어
정신으로 혼백을 불러온다 하네. 
 
爲感君王展轉思 위감군왕전전사
遂敎方士殷勤覓 수교방사은근멱 
 
군왕의 전전하는 그리움 감동시키기 위해
마침내 방사(方士)로 하여금 은근히 찾게 하였네. 
 
排風馭氣奔如電 배공어기분여전
升天入地求之徧 승천입지구지편 
 
바람을 밀치고 기운을 타고 번개같이 달리며
하늘에 오르고 땅속에 들어가 두루 찾았다오. 
 
上窮碧落下黃泉 상궁벽낙하황천
兩處茫茫皆不見 양처망망개불견 
 
위로 푸른 하늘 다하고 아래로 황천에 이르렀으나
두 곳 너무 넓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네. 
 
忽聞海上有仙山 홀문해상유선산
山在虛無縹緲間 산재허무표묘간 
 
문득 들으니 바다 위에 신선이 사는 산 있는데
이 산은 허무하고 까마득한 사이에 있다 하네. 
 
樓殿玲瓏五雲起 누각영롱오운기
其中綽約多仙子 기중작약다선자 
 
누각과 궁전 영롱하고 오색구름 일어나니
그 속에 아름다운 선녀들 많다네. 
 
中有一人字太眞 중유일인자태진
雪膚花貌參差是 설부화모삼차시 
 
그 중에 한 사람 있는데 자(字)가 태진(太眞)이니
백설 같은 피부에 꽃 같은 모습 거의 비슷하였다오.

白居易백거이 시

長恨歌(장한가)

 

孤燈挑盡未成眠 遲遲更鼓初長夜

고등도진미성면 지지경고초장야
耿耿星河欲曙天 鴛鴦瓦冷霜華重

경경성하욕서천 원앙와냉상화중

翡翠衾寒誰與共 悠悠生死別經年

비취금한수여공 유유생사별경년



외로운 등불 심지 다 돋우고 잠 못 이루었네. 
느리고 느린 북소리는 처음으로 긴 밤을 느끼고
반짝이는 별과 은하수는 날이 새고자 하누나. 
원앙(鴛鴦)의 기와 차가운데 서리꽃 짙으니
비취(翡翠) 이불 차가운데 누구와 함께 잘까. 
아득히 사별함 한 해가 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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