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山居示靈澈上人 본문

한국한시 모음

山居示靈澈上人

동암 구본홍 2023. 5. 28. 19:46

皎然교연

山居示靈澈上人산거시영철상인

영철  스님께  보이다

 

晴明路出山初暖 行踏春蕪看茗歸 

청명노출산초난 행답춘무간명귀

乍削柳枝聊代札 時窺雲影學裁衣 

사삭유지요대찰 시규운영학재의

身閑始覺隳名是 心了方知苦行非 

신한시각휴명시 심료방지고행비

外物寂中誰似我 松聲草色共無機 

외물적중수사아 송성초색공무기

 

맑은  봄날  걷는  산길  날씨까지  따뜻하여

우부룩한  풀  밟으며  찻잎  보고  돌아오네

얼결에  버들  꺾어  서찰  대신하려다가

먹물  들인  옷에  비친  구름그림자  보았네

몸  이 한가해진 뒤로 허명을  버리는  뜻  알았고

깨달은  뒤에야  고행이  그릇 된 것을 알았네

선정  중에  바깥  경계  나  닮은  걸  알아보니

솔숲  소리  봄풀  빛깔  하나같이  걸림  없네

 

백거이白居易

夜半無人私語時

 

釵擘黃金合分鈿 但敎心似金鈿堅

채벽황금합분전 단교심사금전견

天上人間會相見 臨別殷勤重寄詞

천상인간회상견 임별은근중기사

詞中有誓兩心知 七月七日長生殿

사중유서양심지 칠월칠일장생전

 

밤 깊어 사람이 없을 때 비밀스럽게 속삭인 말씀

 

금비녀도 반으로 나누고 나전 상자도 둘로 나눕니다釵擘黃金合分鈿

다만 마음을 이 비녀와 나전처럼 굳게 한다면但敎心似金鈿堅

천상이든 인간 세상이든 만날 날이 있으리다天上人間會相見

이별하며 은근히 전할 말을 부치노니臨別殷勤重寄詞

말 속에 서약 있어 두 사람만 알 것이라詞中有誓兩心知

칠월칠석날 장생전에서 있었던 일로七月七日長生殿

밤 깊어 사람이 없을 때 비밀스럽게 속삭인 말씀夜半無人私語時

 

강소성 고우高郵선생 시

 

霧失樓臺 月迷津渡

무실루대 월미진도
桃源望斷無尋處

도원망단무심처
可堪孤館閉春寒

가감고관폐춘한
杜鵑聲裏斜陽暮 
두견성리사양모
驛寄梅花, 魚傳尺素

역기매화 어전척소
砌成此恨無重數

체성차한무중수
郴江幸自繞郴山

침강행자요침산
爲誰流下瀟湘去

위수류하소상거

안개로 건물도 안보이고 달빛도 흐려져 나루터도 어딘가 가늠할 뿐인데
도원도 어디인가 아득히 시야에서 사라졌다네요
외로운 여관에서 꽃샘 추위를 겨우 견딜만 한데
혹은 외진 객사에 갇혀 어찌 봄추위를 견딜까 해석도 됩니다
두견새 울음 속으로 석양이 진다 합니다
그림이 그려집니다

해서 왕국유가 골라낸 귀절입니다
매화꽃을 전해달라거나 고기 배속에서 편지가 나온다던지 하는 것은
연애 편지의 관용구라 보면 됩니다

결국 이 말을 뱉어 냅니다
한이 쌓여 헤아릴 수 없답니다
여기서 砌成은 벽돌을 쌓아 올리듯 쌓았단 의미올습니다

이 마지막 구절도 유명합니다
침강이 幸自(행자 즉 본래) 침산을 끼고 돌거늘 무슨 이유로 소상으로 가는가
침강이 소상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가지고 시비하는 듯 합니다


몸은 춥고 외로운데 편지도 부질없고
속절없이 흐르는 강물은 나를 실어 데려다나 주지 하고 한탄하고 있는겁니다
마지막 귀절은 음률이 저절로 생깁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