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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세월

동암 구본홍 2022. 10. 26. 16:03
세월
   
  태어나기 그 이전부터 그는 나에게로 오고 있었다
  들리지 않는 발자국으로 보이지 않는 그림자로
  내가 가고 있는 그 자리로 그는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아주 먼데서 너는 나에게로 오고
  나는 그렇게 또 너에게로 간다
  아주 오랜 과거를 묻어가며 너는 지금 지나가고 있디
  쉼 없이 오고 가는  너를
  너를 멀리 허고 싶지만 멀리 할 수 없는 너
  허공의 문을 열고
  허공의 모습으로
  허공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허공의 방으로 안내하는
  나는 지금도 조금씩 너를 따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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