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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기다리지 마라

동암 구본홍 2022. 10. 24. 21:35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마라
  이별한 그 사람 기억에 지워진  걸 모르니
  기다린다는 것은 암벽화처럼 되는 것이니
  바람소리 물소리 삼키며 침묵하게 되는 것이니
  불평도 표정도 없이 망부석처럼 되는 것이니
  공연히 다시 올 수 없는 사람 기다리지 마라
  겨울이면 찬바람 가슴으로 품고
  여름 뜨거운 햇살 풀빛으로 삼키며
  깊은 산속 적막강산처럼 기다리게 되는 것이니
  가을이면 기다리다 지친 나뭇닢이 얼굴 붉히며 떨어지는 것이니
  기다리지 마라
  살다보면 생각 데로 되는 일이 어디 있드냐
  괜히 기다림의 올들 생각의 깊이에 담그지 말라
  기다림의 페이지에 물 들이지 말아라 
  사는 것이 이별하며 사는 것이니
  그립고 그리워도 지워지는 것이니
  누이야
  나는 바람이 머무는 곳에 머물다 가리
  아마도 그곳엔 그리운 얼굴들이 있음을
  구름같이 별빛같이
  잡히지 않는 이젠 기다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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