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어제와 오늘 본문
어제와 오늘/ 동암 구본홍
빨갛게 익어 몰랑몰랑 해 지는
홍시처럼 익어가는 마음
마음 안쪽으로 훅 불어 드는 찬바람
꾹꾹 눌러 두었던 한때의 추억의 깃털을 적시면
그리움에 사무치고 어두었던 기억들이 울어 댄다
가을 인가 봐
고운 마음씨 까지도
뚝배기처럼 달구었던 여름
하루 밤사이 이젠 추억이 되어 버렸나 보다
풀벌래 울음 같은 마음이고 싶은 지금
병실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얼굴
마음 달래 줄 수 있는 곱디고운 단풍 잎처럼 물들고 싶다
설램과 떨림 부끄러움과 두근거림 기쁨과 불안
마음이 몰랑몰랑 해 지는 가을엔 새끼줄처럼 엮겨 흐른다
나는칼을 들었고 붓을 들었고 골프채를 들었다
하늘거리는 맑은 빛들과 그림자 마져
나는 그저 집어 들었고 웃었다
그러다 주의를 더듬어보니
어제와 오늘의 간격이 느슨 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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