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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 모음

고 승 전지둔(支遁)

동암 구본홍 2025. 9. 22. 09:57

고 승 전

지둔(支遁)

 

勤之勤之 至道非彌

奚爲淹滯 弱喪神奇

茫茫三界 眇眇長羈

煩勞外湊 冥心內馳

殉赴欽渴 緬邈忘疲

人生一世 涓若露垂

我身非我 云云誰施

達人懷德 知安必危

寂寥淸擧 濯累禪池

謹守明禁 雅翫玄規

綏心神道 抗志無爲

寮朗三蔽 融冶六疵

空同五陰 豁虛四支

非指喩指 絶而莫離

妙覺旣陳 又玄其知

婉轉平任 與物推移

過此以往 勿思勿議

敦之覺父 志在嬰兒

 

부지런할지어다, 부지런할지어다.

지극한 도란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찌하여 쉬고 머뭇거리어

신기함을 약하게 하여 잃게 하는가.

 

아득한 삼계에

오래도록 길이 시달려서

번뇌의 고달픔은 밖에서 모여들건만

어두운 마음은 안으로만 치달린다.

 

죽을 각오로 내달려 목마르게 흠모하면

아무리 아득해도 피로조차 잊는다.

인간의 한 세상은

떨어지는 이슬방울과 같다.

 

나의 몸도 나의 것이 아니니

누가 베푼다는 말인가.

덕을 품은 달인은

편안함이 반드시 위태로운 것임을 안다.

 

고요하게 맑은 거동으로

번뇌를 참선의 연못에서 씻어내라.

삼가하여 밝은 금계를 지켜서

우아하게 계율을 즐겨야 한다.

 

신묘한 도리에 마음을 편안히 하며

함이 없는 경지에 뜻을 높이도록 하라.

세 가지 가림을 가라앉혀 맑게 하고

여섯 가지 허물을 무르녹여 단련하라.

 

다섯 요소를 이룬 우리네 몸은 공한 것으로

우리네 사지도 텅 빈 것이라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킨다고 하여 손가락을 비유한 것은 아니니

끊되 떠나지 말아라.

 

미묘한 깨달음을 이미 베풀었으니

더욱더 그 앎을 그윽하게 하라.

변화에 따라 그대로 맡겨

남과 더불어 옮겨가라.

 

앞으로는

생각하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아라.

이를 도탑게 한 이가 깨달음의 어버이니

갓난아기처럼 되도록 뜻을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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