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동암 詩 모음 (190)
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어둠, 깊은 철학이 헤엄친다 어둠 건물 유리벽 핥는 죽음의 형식 같은 저 무아의 꿈틀거림 내공의 구상을 이르는 몸짓인지 지적 직관인 얼굴이며 표현의 무덤 같은 아마도 그는 운필법과 바람이 쓰 내려 간 서체 소리 없이 읽고 있는 까마득하게 트인 영혼의 모습처럼 검게 몸 달구는 끝없는 무아의 늪 깊게 눌러앉은 심해의 맥박 같고 언제까지나 차가운 불굴의 외침의 환상 꽈르릉 꽝 천둥 번개 그 순간에도 그는 기절하지 않고 되새김질 멈추지 않았다 그 어둠이 테레비죤 앞에 둘러앉은 가족사의 일기다 잠 들 때면 온기 같은 포근한 어머니 말씀 이다 삶의 입구이자 출구인 문이다 밝음보다 어둠의 방정식 교훈보다 더 명학한 표현의 장르이며 몸부림치며 소리없이 끌려가는 공포의 몸통이다 태어나기 전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할 곳 빛..
겨울 오면 그리움 촉수들 일어선다/동암 문 틈으로 스며 든 찬 바람 온 몸으로 덮고 긴 겨울 밤 지새우며 가난의 독한 삶 뽑아 올리시던 어마니의 하얀 속울음 같은 눈으로도 깨물어지지 않는 갈대숲 울음 듣는다 고요마져 더 차게 몸을 낮추고 한 번 딱 한 번 오르고 싶었던 노랗고 붉은 겸손들 일어서지 말라 발기 하지 말라 잠 들게하는 함성 그 무게 휘몰아칠 때 마다 밤을 끌고 가던 어머니 한숨 같은 망초꽃 마른 눈물 차가운 면홀 속으로 빨려가고 허기 못 참고 와락 뭉개지는 기나 긴 그림자도 야위워 가는 삶의 언덕 위엔 허공을 쪼개 허기 눌러 잠재우시던 그 때 그 촉수 새우고 어머니 누른 앞치마 때국물 얼룩 방울방울 도배물지듯 한 잎 두잎 사락사락 나무들이 똥을 눈다 돌담 낮은 무덤 속 까지 겨울, 당신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