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낙엽한장의 의미 음미하는 중 본문
낙엽한장의 의미 음미하는 중
내게 물음표를 던지지 말라
음미해 볼 수 없는 끓어 넘는 유언장들
다시 오르지 깊은 자리로 소복이 누워있다
그를 키운 제 어미는
몸 안에서 땅의 목소리 끌어올리며
그가 품던 붉은 눈 노란 얼굴, 툭
회색빛 도시의 몰락보다 더 슬픈
부스스하게 그늘로 내려앉는 저들
내게 이유를 묻지 말라
바람의 얼룩과 빛의 혼기가 된 눈들이
입술 앙다문 채 추위에 떨다
알 수 없는 어둠의 궤도에서 눈 감았다
우리가 가벼움으로 말라가는 일상들처럼
그들의 웃음과 그들의 탈 빛의 이유 같은 것을
어떻게 설명 할 수 있겠는가
가리가리 타고 있는
애야 네가 태어난 곳 이란다고 말 해 주고 싶지만
오늘은 물이 구름의 꿈 꾸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말자
발아래 한 장의 유언장이
불꽃따라 구름 되어 날아가는 것을 바라본다
새벽이면 구름에 발 담그고
다시 새 울음소리 하늘의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한참이고 말하지 않는 것 그 이유 묻지 말라
지금 바닥에 누워 있는 유언장의 의미 음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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