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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낙엽한장의 의미 음미하는 중

동암 구본홍 2022. 12. 3. 22:17

낙엽한장의 의미 음미하는 중

 

내게 물음표를 던지지 말라

음미해 볼 수 없는 끓어 넘는 유언장들

다시 오르지 깊은 자리로 소복이 누워있다

그를 키운 제 어미는

몸 안에서 땅의 목소리 끌어올리며

그가 품던 붉은 눈 노란 얼굴, 툭

회색빛 도시의 몰락보다 더 슬픈

부스스하게 그늘로 내려앉는 저들

내게 이유를 묻지 말라

바람의 얼룩과 빛의 혼기가 된 눈들이

입술 앙다문 채 추위에 떨다 

알 수 없는 어둠의 궤도에서 눈 감았다

우리가 가벼움으로 말라가는 일상들처럼

그들의 웃음과 그들의 탈 빛의 이유 같은 것을

어떻게 설명 할 수 있겠는가

가리가리 타고 있는 

애야 네가 태어난 곳 이란다고 말 해 주고 싶지만

오늘은 물이 구름의 꿈 꾸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말자

발아래 한 장의 유언장이

불꽃따라 구름 되어 날아가는 것을 바라본다

새벽이면 구름에 발 담그고

다시 새 울음소리 하늘의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한참이고 말하지 않는 것 그 이유 묻지 말라

지금 바닥에 누워 있는 유언장의 의미 음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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