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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 모음

율곡선생 시 외 다수

동암 구본홍 2022. 12. 17. 20:55

獨坐/徐居正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독좌무래객 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
어요하엽동 작답수초번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금윤현유향 노한화상존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니도방출입 종일가관문


홀로 앉아 찾아오는 손님 없이
빈 뜰엔 빗기만 어둑어둑
고기가 요동쳐 연잎이 움직이고
까치가 밟아 나무 끝이 출렁댄다
거문고 눅었어도 줄에 아직 소리 있고
화로는 차가워도 불은 여전히 남아 있네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종일 문 닫아 두자

 

율곡선생 시

 

爲愛霜中菊 金英摘滿觴

위애상중국 금영척만상

淸香添酒味 秀色潤詩腸

청향첨주미 수색윤시장

元亮尋常採 靈均造次嘗

원량심상채 령균조차상

何如情話處 詩酒兩逢場

하여정화처 시주양봉장

 

서리 속의 국화를 아끼기 때문에

금빛 꽃잎을 따서 잔에 가득 채웠네

맑은 향기가 술 맛을 더해주고

빼어난 자태는 시심을 일깨우네

도연명이 늘 꺾어 들고

굴원은 언제나 맛보았었지

어찌하여 정담을 나누는 곳이

시와 술 짝 되어 만나는 곳만 하리오 ?

 

石若先生 詩

 

停舫綠楊岸 爲尋淸隱居

정방록양안 위심청은거

溪雲連檻起 野竹傍階疎

계운연함기 야죽방계소

鑿翠開苔逕 硏朱點道書

착취개태경 연주점도서

箇中塵不到 孤坐意何如

개중진불도 고좌의하여

 

푸른버들 언덕에 배를 멈추고

청은의 길 찾으러

난간에 연(連)해 일어나는 시내구름

섬돌곁에 성긴 들 대나무

푸름을 잘라서 이끼 길 열고

주사를 갈아 도서(道書)에 점 찍고

세상 티끌 이르지 않는 곳에

외로이 앉은 그 뜻은 어떠한고

 

藥泉 南九萬(약천 남구만)선생 시

 

端邑由來重北關 爲推賢宰輟星班

단읍유래중북관 위추현재철성반

去時正値庭梧落 到日應看嶺菊斑

거시정치정오락 도일응간령국반

夜半濤聲城近海 朝來雪色郡連山

야반도성성근해 조래설색군연산

知君惠政能追古 佇使明珠合浦還

지군혜정능추고 저사명주합포환

 

해설:

단천은 예로부터 복관의 중요한 곳이니

어진 재상 추천하여 성반이 비었다오

떠날 때엔 막 오동잎 떨어지고 있으나

도착할 때엔 산 위에 노란 국화 보리라

한 밤중 파도 소리 들리니 성이 바다와 가깝고

아침에 눈빛 희니 군이 산과 연하였네

글대의 은혜로운 정사 고인를 따를 줄 아노니

명주가 합포에 돌아오기를 가다리노라

 

孤雲先生詩

贈雲門蘭若智光上人 운문서 난야 지광상인에게

 

雲畔構精廬 安禪四紀餘

운반구정노 안선사기여

笻無出山步 筆絶入京書

공무출산보 필절입경서

竹架泉聲緊 松欞日影 疏

죽가천성예 송령일영소

境高吟不盡 瞑目悟眞如

경고함불진 명목오진여

 

해설:

구름이는 곳에 정려를 엮고

선정을 닦은 지 어언 반백년

지팡이 짚고 산 밖에 거닌 일 없고

붓 들고 서울에 글 보낸 일 없다오

대나무 홈통을 흐르는 샘물 소리 졸졸

소나무 난간에 비치는 해 그림자 듬성

높은 그 경지를 시로 어찌 표현할까

눈 감고서 진여를 깨달을 수 밖에

 

三峰先生 詩

 

縱橫隨處滿輕薄被風移

종횡수처만경박피풍이

縞色梅邊眩寒聲竹外知

호색매변현한성죽외지

窓明書可讀廚冷玉難炊

창명서가독주냉옥난취

乘興欲相訪何煩勞夢思

승흥욕상방하번노몽사

 

해설:

가로세로 곳을 따라 가득 쌓이고

가벼워서 바람타고 옮겨지누나

매화 핀 옆에서는 흰 빛이 현혹되고

쓸쓸한 소리는 대숲 너먼 줄 알레라

창 밝으니 글을 읽을 수 있고

부엌이 차니 밥 짓기 어렵네

벗 찾으면 흥을 타서 가볼 일이지

꿈 생각만 괴롭혀서 무었하리오

 

忍齋 洪暹(인제 홍섬)선생 시

제목: 次申企齋詠薔薇韻 a_032_274b(차영장미운)

 

絶域春歸盡 邊城雨送凉

절역춘귀진 변성우송양

落殘千樹艶 留得數枝黃

락잔천수염 유득수지황

嫩葉承朝露 明霞護 曉 粧

눈엽승조로 명하호효장

移床故相近 拂袖有餘香

이상고상근 불수유여향

 

머나먼 변방에 봄은 다 가고

쓸쓸한 성 위에 비가 내리네

못다진 그루마다 그 그루 붉고

늦게야 되는 가지 그 가지 곱네

피어나는 잎사귀 이슬을 먹고

밤 안개 서리에 꽃 다시 붉네

한송이 꺽어다 상 위에 꽂으니

소매를 떨처도 향기는 남아 있네.

 

고봉 기대승 선생 시

(上退溪先生)퇴계선생께 올리다

 

寵渥徵金馬 恩榮覲北堂

총악징금마 은영근북당

塵埃凰短羽 風雨雁聯行

진애황단우 풍우안연행

喜託新知益 驚看別語忙

희탁신지익 경간별어망

渾深孤露感 延望疚中 膓

혼심고로감 연망구중장

 

해설:

두터운 총애로 금마의 부름을 받고

성은의 영화로 북당을 뵈었습니다

진토에 묻힌 봉황은 깃이 닳아 짧아졌고

풍우 속에서도 기러기는 줄을 이어 납니다

기꺼이 새로 사귄 벗들을 의탁했는데

박별의 말 분망함에 놀랐습니다

몹시 고로의 감회가 깊으니

목을 빼고 바라보며 마음이 아픔니다

 

高峯先生 詩

 

林深雲作陣路險石爲城

임심운작진로험석위성

驟雨流餘澤斜陽倚半明

취우류여택사양의반명

風埃聊脫跡丘壑欲尋盟

풍애료탈적구학욕심맹

夜久聞鐘響翛然淨念生

야구문종향소연정염생

 

해설:

숲 깊으니 구름은 진을 치고

길 험하니 돌이 성이 되었구나

소낙비에 남은 물 흐르고

지는 노을 반공에 걸렸구나

풍진 속에 자취 끊어 버리고

산야에 옛 뜻대로 묻히고 싶네

깊은 밤 종소리를 듣노라니

훌쩍 맑은 생각 절로 난다

 

山北 梅月堂선생 시

 

料峭風尙寒 積雪映峯巒

료초풍상한 적설영봉만

草抽微霜萎 花開凍雨殘

초추미상위 화개동우잔

暖簷僧獨曝 高樹鳥相歡

난첨승독폭 고수조상환

下界春應盡 檉枏葉正繁

하계춘응진 정남엽정번

 

봄 추위에 바람 아직 차고

쌓인 눈 산봉우리 비추니

풀 돋다 무서리에 시들고

꽃 피다가 찬 비에 처지지만

중은 처마 아래 홀로 볕 쬐고

새는 나무높이 서로 정다우니

하계의 봄은 응당 다하면

능수버들 잎이 정히 번성하리라.

 

 忍齋 洪暹(인제 홍섬)선생 시

제목:次詠薔薇韻 (차영장미운)

 

絶域春歸盡 邊城雨送凉

절역춘귀진 변성우송양

落殘千樹艶 留得數枝黃

락잔천수염 유득수지황

嫩葉承朝露 明霞護晩粧

눈엽승조로 명하호만장

移床故相近 拂袖有餘香

이상고상근 불수유여향

 

머나먼 변방에 봄은 다 가고

쓸쓸한 성 위에 비가 내리네

못다진 그루마다 그 그루 붉고

늦게야 되는 가지 그 가지 곱네

피어나는 잎사귀 이슬을 먹고

밤 안개 서리에 꽃 다시 붉네

한송이 꺽어다 상 위에 꽂으니

소매를 떨처도 향기는 남아 있네

 

高峯先生 時

 

物色含春意昭蘇眼忍開

물색함춘의소소안인개

日華初泛柳風氣欲舒梅

일화초범유풍기욕서매

麗景催吟筆殘年急把杯

려경최음필잔년급파배

料君先領略須寄好詩來

료군선령략수기호시래

 

해설:

만물의 빛깔 봄뜻을 머금어 / 物色含春意

밝고 고와 눈이 활짝 열린다 / 昭蘇眼忽開

햇볕은 버들가지에 먼저 나타나고 /日華初泛柳

바람은 매화꽃 피게 하려 한다 / 風氣欲舒梅

고운 날은 읊는 붓을 재촉하고 / 麗景催吟筆

늙은이는 급히 술잔을 잡누나 / 殘年急把盃

이 경치 그대가 먼저 알 것이니 / 料君先領略

좋은 시를 부쳐 보내도록 하오 / 須寄好詩來

 

象村先生 詩

 

風塵甘歷落 絶峽托生涯

풍진감역락 절협탁생애

擷草畦留蕙 封泥竈有砂

힐초휴유혜 봉니조유사

石苔經雨合 堤樹帶江斜

석태경우합 제수대강사

拈筆題閑興 傷心送歲華

념필제한흥 상심송세화

 

풍진 속에 쓸쓸함 달게 여기고 / 風塵甘歷落

깊은 골짝 생애를 의탁하였네 / 絶峽托生涯

방초 꺾는 언덕에 혜초 있고요 / 擷草畦留蕙

진흙 바른 아궁이 단사 있다네 / 封泥 竈 有砂

돌이끼는 비 지나 어우러지고 / 石苔經雨合

제방 나무 강 따라 줄지어 섰네 /堤樹帶江斜

붓을 잡아 한가한 흥취를 쓰고 / 拈筆題閑興

상심 속에 명절을 넘겨 보내네 / 傷心送歲華

 

山中 二

三峰 鄭道傳

護竹開迂徑(호죽개우경) 

憐山起小樓(련산기소루) 

隣僧來問字(린승래문자) 

盡日爲相留(진일위상류) 

弊業三峯下(폐업삼봉하) 

歸來松桂秋(귀래송계추) 

家貧妨養疾(가빈방양질) 

心靜定忘憂(심정정망우) 

 

대나무를 가꾸려고 길 돌려 내고

예쁜 산에 작은 누대 지었다오

이웃 중이 찾아와 글자 물으며

하루 해가 다 지도록 머물러 있었다네

삼봉 아래 하찮은 나의 터전

돌아오니 소나무와 계수나무의 가을

집안이 가난하여 병 조리 어려운데

마음이 고요하니 근심 잊기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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