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金正喜(김정희)모음 본문
●수선화-金正喜(김정희) | |
一點冬心朶朶圓 品於幽澹冷雋邊 | |
일점동심타타원 품어유담냉준변 | |
品於幽澹冷雋邊 梅高猶未離庭砌 | |
품어유담냉준변 매고유미이정체 | |
淸水眞看解脫仙 | |
청수진간해탈선 | |
한 점의 겨울 마음이 송이송이 둥글어 | |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은 냉철하고 빼어구나. | |
매화가 고상하다지만 뜰을 못 벗어나는데 | |
해탈한 신선을 맑은 물에서 정말로 보는구나 | |
●사국(謝菊)-김정희(金正喜) 고마운 국화 | |
暴富一朝大歡喜 發花箇箇黃金毬 | |
폭부일조대환희 발화개개황금구 | |
最孤澹處穠華相 不改春心抗素秋 | |
최고담처농화상 불개춘심항소추 | |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너무나 기쁜데 | |
핀 꽃들 하나하나가 황금 구슬이구나. | |
가장 외롭고 담백한 곳에 화려한 억굴 | |
봄 마음 고치지 않고 가을 추위를 버틴다. | |
●추모란(秋牧丹)-김정희(金正喜) 가을 모란 | |
紅紫年年迭變更 牧丹之葉菊之英 | |
홍자년년질변경 모란지엽국지영 | |
秋來富貴無如汝 橫冒東籬處士名 | |
추래부귀무여여 횡모동리처사명 | |
홍색 자색 꽃으로 해마다 바꿔 피니 | |
모란의 꽃잎, 국화의 꽃봉오리로구나. | |
가을날 부귀로는 너 같은 이 없으니 | |
동쪽 울타리 처사라고 함부로 부른다. | |
●중양황국(重陽黃菊)-김정희(金正喜) 중양절 국화 | |
黃菊蓓藿初地禪 風雨籬邊託靜綠 | |
황국배곽초지선 풍우리변탁정록 | |
供養詩人須末後 襍花百億任渠先 | |
공양시인수말후 잡화백억임거선 | |
누런 황금 꽃봉오리는 선의 첫 경지 | |
비바람 울타리 곁에서 청정한 인연 맺는다. | |
시인을 공양함은 맨 마지막 일이나 | |
온갖 잡된 꽃에서도 가장 우두머리로다. | |
●제촌사벽(題村舍壁)-김정희(金正喜) 시골집 벽에 제하다 | |
禿柳一株屋數椽 翁婆白髮兩蕭然 | |
독류일주옥수연 옹파백발양소연 | |
未過三尺溪邊路 玉䕽西風七十年 | |
미과삼척계변로 옥촉서풍칠십년 | |
한 그루 늙은 버들 두어 서까래 집에 / 禿柳一株屋數椽 | |
머리 하얀 영감 할멈 둘이 다 쓸쓸하네 / 翁婆白髮兩蕭然 | |
석자가 아니되는 시냇가 길 못 넘고서 / 未過三尺溪邊路 | |
옥수수 가을 바람 칠십 년을 살았다오 / 玉䕽西風七十年 | |
●송자하입연1(送紫霞入燕1)-김정희(金正喜) 연경에 가는 자하를 전송하며 | |
墨雲一縷東溟外 秋月輪連臘雪明 | |
묵운일루동명외 추월륜련납설명 | |
聞證蘇齋詩夢偈 苔岑風味本同情 | |
문증소재시몽게 태잠풍미본동정 | |
먹구름 한 오라기 동쪽 바닷가 | |
둥근 가을달 설 눈과 함께 밝았습니다 | |
소재의 시, 꿈,게송을 증거삼아 들어보니 | |
태잠의 풍기는 멋인양 본래 같은 마음이지요 | |
●송자하입연2(送紫霞入燕2)-김정희(金正喜) | |
漢學商量兼宋學 崇深元不露峯尖 | |
한학상양겸송학 숭심원불로봉첨 | |
已分儀禮徵今古 更證春秋杜歷添 | |
이분의예징금고 경증춘추두력첨 | |
한학을 헤아리고 송학도 헤아려 | |
높고 깊어 봉우리 끝도 드러나지 않았지요 | |
의례를 나누어서 금ㆍ고문을 증빙하시니 | |
또 춘추를 증거하고 두력도 첨가하셨지요 | |
●송자하입연3(送紫霞入燕3)-김정희(金正喜) | |
混侖元氣唐沿晉 篆勢蒼茫到筆尖 | |
혼륜원기당연진 전세창망도필첨 | |
邕塔嵩陽拈一義 都從稧帖瓣香添 | |
옹탑숭양념일의 도종계첩판향첨 | |
원기는 돌고 돌아 당이 진을 답습하니 / 混侖元氣唐沿晉 | |
전자(篆字) 형세 아스라이 붓 끝에 옮겨 왔네 / 篆勢蒼茫到筆尖 | |
옹탑이랑 숭양이 일의(一義)란 걸 추켜드니 / 邕塔嵩陽拈一義 | |
모두가 계첩에서 판향을 더한 걸세 / 都從稧帖瓣香添 | |
●송자하입연4(送紫霞入燕4)-김정희(金正喜) | |
詩境軒中風雨驚 南窓埽破鳳凰翎 | |
시경헌중풍우경 남창소파봉황령 | |
江秋史去留完璧 黃小松來搨石經 | |
강추사거유완벽 황소송래탑석경 | |
시경헌 가운데 바람비를 놀랬으니 / 詩境軒中風雨驚 | |
남녘 창엔 봉황 꼬리 발라서 깨뜨렸네 / 南窓埽破鳳凰翎 | |
강추사는 떠났는데 완벽은 남아 있고 / 江秋史去留完璧 | |
황소송은 찾아 와서 석경을 탑본했네 / 黃小松來搨石經 | |
●송자하입연5(送紫霞入燕5)-김정희(金正喜) | |
樓前山日澹餘紅 快雪粉箋說異同 | |
루전산일담여홍 쾌설분전설이동 | |
萬里許君靑眼在 曾於扇底覓春風 | |
만리허군청안재 증어선저멱춘풍 | |
누대 앞 산의 해는 남은 붉빛 묽게 하고 | |
분전지(粉箋紙)와 쾌설이 같고 다름을 말했지요 | |
만리 먼 곳 그대에게 청안 있음을 인정하니 | |
일찍이 부채 그림 아래서 봄바람을 찾았었지요 | |
●송자하입연6(送紫霞入燕6)-김정희(金正喜) | |
百摹雨雪摠塵塵 又一九霞洞裏春 | |
백모우설총진진 우일구하동리춘 | |
顴右誌傳松下供 何如子固硏圖人 | |
권우지전송하공 하여자고연도인 | |
백 번 모한 우설은 모두 다 각기 각기 / 百摹雨雪摠塵塵 | |
또 하나는 구하동의 막대 짚은 봄이로세 / 又一九霞洞裏春 | |
바른 관골 사마귀는 송하공양 전해오니 / 顴右誌傳松下供 | |
조자고(趙子固)의 벼루에 그린 것과 어떠하뇨 / 何如子固硏圖人 | |
●송자하입연7(送紫霞入燕7)-김정희(金正喜) | |
東坡石銚今猶在 圖壓蘇齋書畵船 | |
동파석요금유재 도압소재서화선 | |
淮泗道中明月影 松風夢罷尙涓涓 | |
회사도중명월영 송풍몽파상연연 | |
東坡石銚今猶在。圖壓蘇齋書畵船。 | |
淮泗道中明月影。松風夢罷尙涓涓。 | |
동파 선생 석조, 지금도 남아 있어 | |
그 그림이 소재의 서화선을 눌렀다 | |
회사 땅의 길, 밝은 달 그림자 | |
솔바람에 꿈을 깨니 여전히 아른아른 | |
●송자하입연8(送紫霞入燕8)-김정희(金正喜) | |
三百年來無此翁 石帆亭上聞宗風 | |
삼백년래무차옹 석범정상문종풍 | |
團成八月生辰日 祝嘏碧雲紅樹中 | |
단성팔월생진일 축하벽운홍수중 | |
삼백 년이 가는 동안 이 늙은이 또 있으리 / 三百年來無此翁 | |
석범이라 정자 위에 종풍을 들었다오 / 石帆亭上聞宗風 | |
팔월이라 생신 날에 모임이 원만하여 / 團成八月生辰日 | |
푸른 구름 붉은 숲 그 속에서 복빌었네 / 祝嘏碧雲紅樹中 | |
●송자하입연9(送紫霞入燕9)-김정희(金正喜) | |
自從實際覰精魂 底事滄浪禪理論 | |
자종실제처정혼 저사창랑선리론 | |
一世異才收勿騁 十年浮氣掃無痕 | |
일세이재수물빙 십년부기소무흔 | |
실지를 밟아 가서 정혼을 엿보는데 / 自從實際覰精魂 | |
무슨 일로 창랑은 선리를 따지는지 / 底事滄浪禪理論 | |
한 세상의 이재(異才)는 달리려 들지 말고 / 一世異才收勿騁 | |
십 년의 뜬 기운은 흔적 없이 쓸어 내야 / 十年浮氣掃無痕 | |
●송자하입연10(送紫霞入燕10)-김정희(金正喜) | |
唐碑宋槧萃英華 漢畫尤堪對客誇 | |
당비송참췌영화 한화우감대객과 | |
拱璧河圖曾過眼 雪鴻怊悵篆留沙 | |
공벽하도증과안 설홍초창전유사 | |
당비라 송참이라 영화가 다 모이고 / 唐碑宋槧萃英華 | |
한화는 무량사상(武梁祠像) 손들에게 더욱 자랑할 만하네 / 漢畫尤堪對客誇 | |
공벽 같은 하도는 진작 눈을 거쳤는데 / 拱璧河圖曾過眼 | |
봄 눈에 찍혀 있는 기럭 발톱 서글프네 / 雪鴻怊悵篆留沙 | |
●제초의불국사시후(題草衣佛國寺詩後)-김정희(金正喜) | |
초의의 불국사 시 뒤에 적다 | |
蓮地寶塔法興年 禪榻花風一惘然 | |
련지보탑법흥년 선탑화풍일망연 | |
可是羚羊掛角處 誰將怪石注淸泉 | |
가시영양괘각처 수장괴석주청천 | |
연지의 다보탑이 법흥의 연대라서 / 蓮地寶塔法興年 | |
선탑(禪榻)의 꽃바람이 한결같이 아득하이 / 禪榻花風一惘然 | |
이게 바로 영양이 뿔을 걸어 놓은 데라 / 可是羚羊掛角處 | |
어느 누가 괴석에다 맑은 샘을 쏟았는고 / 誰將怪石注淸泉 | |
●제담국헌시후(題澹菊軒詩後)-김정희(金正喜) 담국헌 시 뒤에 쓰다 | |
卄四品中澹菊如 人功神力兩相於 | |
입사품중담국여 인공신력양상어 | |
墨緣海外全收取 讀遍君家姊妹書 | |
묵연해외전수취 독편군가자매서 | |
이십사시품(詩品) 속에 담담하기 국화마냥 / 卄四品中澹菊如 | |
사람 공과 신의 힘 둘이 서로 알 배었네 / 人功神力兩相於 | |
해외에서 오로지 묵연을 수확하여 / 墨緣海外全收取 | |
그대 집 자매의 글 두루 다 읽었다오 / 讀遍君家姊妹書 | |
●기상연천장(寄上淵泉丈)-김정희(金正喜) | |
연천 홍석주 어른께 부쳐 올립니다 | |
萬壑千峯悵獨遊 白雲一抹夢中秋 | |
만학천봉창독유 백운일말몽중추 | |
若於此境甘枯寂 還敎人人羨八州 | |
약어차경감고적 환교인인선팔주 | |
만학이라 천봉을 혼자서 노닐자니 / 萬壑千峯悵獨遊 | |
흰구름 한 가닥은 꿈속의 가을일레 / 白雲一抹夢中秋 | |
만약에 이 경(境)에서 고적이 달갑다면 / 若於此境甘枯寂 | |
사람마다 도리어 팔주를 부뤄하리 / 還敎人人羨八州 | |
●중흥사차황산1(重興寺次黃山1)-김정희(金正喜) | |
중흥사에서 황산의 시를 차운하다 | |
上方明月下方燈 法界應須不已登 | |
상방명월하방등 법계응수불이등 | |
鍾鼎雲林非二事 名山空自與殘僧 | |
종정운림비이사 명산공자여잔승 | |
상방에는 달, 하방에는 등불 | |
법계란 모름지기 쉼 없이 오르는 것 | |
벼슬과 처사 두 가지 다른 일 아닐텐 | |
명산은 부질없이 남은 중만 허여하네 | |
●중흥사차황산2(重興寺次黃山2)-김정희(金正喜) | |
十年筇屐每同君 衣上留殘幾朶雲 | |
십년공극매동군 의상류잔기타운 | |
吾輩果無諸漏未 空山風雨只聲聞 | |
오배과무제누미 공산풍우지성문 | |
십년이라 막대 신을 그대와 함께 하니 / 十年筇屐每同君 | |
옷 위에는 몇 송이 휜구름이 배어 있네 / 衣上留殘幾朶雲 | |
우리들은 모두 누(漏)가 과연 다 없어졌나 / 吾輩果無諸漏未 | |
공산의 비바람은 다만지 성문이래 / 空山風雨只聲聞 | |
●송종성사군1(送鍾城使君1)-김정희(金正喜) 종성 사군을 전송하다 | |
秋風送客出邊頭 蓋馬山光着遠愁 | |
추풍송객출변두 개마산광착원수 | |
天上玉堂回首處 雙旌應過幘溝婁 | |
천상옥당회수처 쌍정응과책구루 | |
가을 바람 객을 보내 변방으로 떠나가니 / 秋風送客出邊頭 | |
개마산 푸른 빛에 먼 시름 엉기리다 / 蓋馬山光着遠愁 | |
천상이라 옥당에 고개를 돌리는 날 / 天上玉堂回首處 | |
두 깃발은 응당이 적구루를 지날 거요 / 雙旌應過幘溝婁 | |
●송종성사군2(送鍾城使君2)-김정희(金正喜) | |
苔篆剝殘漫古墟 高麗之境問何如 | |
태전박잔만고허 고려지경문하여 | |
尋常石砮行人得 此是周庭舊貢餘 | |
심상석노행인득 차시주정구공여 | |
이끼 글자 부스러진 아득한 옛 터전에 / 苔篆剝殘漫古墟 | |
고려 나라 지경은 묻노라 어떠하뇨 / 高麗之境問何如 | |
예사인 양 행인이 석노 촉을 주어가니 / 尋常石砮行人得 | |
이게 바로 주 나라에 공납한 나머질세 / 此是周庭舊貢餘 | |
●제라양봉매화정(題羅兩峯梅花幀)-김정희(金正喜) | |
나양봉 화백의 매화정에 쓰다 | |
朱草林中綠玉枝 三生舊夢證花之 | |
주초림중녹옥지 삼생구몽증화지 | |
應知霧夕相思甚 惆悵蘇齋畫扇時 | |
응지무석상사심 추창소재화선시 | |
주초의 덤불 속에 푸른 옥 한가지는 / 朱草林中綠玉枝 | |
삼생이라 옛 꿈을 화지에게 입증했네 / 三生舊夢證花之 | |
응당 알리 안개낀 밤 상사가 하도 한 걸 / 應知霧夕相思甚 | |
소재에 부채 그린 그때를 그리면서 / 惆悵蘇齋畫扇時 | |
●남굴(南窟)-김정희(金正喜) | |
千秋幽怪歎燃犀 肅肅靈風吹暗溪 | |
천추유괴탄연서 숙숙영풍취암계 | |
彈指龍蛇皆化石 燈光猶作紫虹霓 | |
탄지용사개화석 등광유작자홍예 | |
남굴에 천년 숨은 괴물, 연서가 두려워 탄식하고 | |
신령한 바람 을씨연럽게 어두운 개울로 불어온다 | |
어느새 용과 뱀들 모두 돌로 바뀌었고 | |
등잔 불빛은 오히려 자색 무지개를 만드는구나 | |
●설야우음(雪夜偶吟)-김정희(金正喜) 눈오는 밤 우연히 읊다 | |
酒綠燈靑老屋中 水仙花發玉玲瓏 | |
주록등청노옥중 수선화발옥영롱 | |
尋常雪意多關涉 詩境空濛畫境同 | |
심상설의다관섭 시경공몽화경동 | |
술 푸르고 등 파랗다 낡아 빠진 띠집 속에 / 酒綠燈靑老屋中 | |
수선화 중얼중얼 영롱한 옥이로세 / 水仙花發玉玲瓏 | |
심상한 저 설의도 관계가 많이 되니 / 尋常雪意多關涉 | |
시경은 공몽해라 화경도 마찬가지 / 詩境空濛畫境同 | |
●옥미인(玉美人)-김정희(金正喜) 옥미인초 | |
裁玉方能敎性眞 美人强得艶情勻 | |
재옥방능교성진 미인강득염정균 | |
恰如五色羅浮蝶 放繭今朝滿院春 | |
흡여오색나부접 방견금조만원춘 | |
옥으로 다듬은 성정 진실게 하고 | |
미인을 끌어다가 고운 정념을 고루었구나 | |
흡사 저 다섯 빛깔의 나부산 나비 떼 같아 | |
고치 뚫고 나온 오늘 아침, 집안에 가득한 봄빛 | |
●중양황국(重陽黃菊)-김정희(金正喜) 중양절 황국화 | |
黃菊蓓蕾初地禪 風雨籬邊託靜緣 | |
황국배뢰초지선 풍우리변탁정연 | |
供養詩人須末後 襍花百億任渠先 | |
공양시인수말후 잡화백억임거선 | |
망울 맺은 노란 국화 초지의 선인 듯이 / 黃菊蓓蕾初地禪 | |
비 바람 울타리 가 정연을 의탁했네 / 風雨籬邊託靜緣 | |
시인을 공양하여 최후까지 기다리니 / 供養詩人須末後 | |
백억의 잡화 속에 널 먼저 꼽을밖에 / 襍花百億任渠先 | |
●봉령사제시요선(奉寧寺題示堯仙)-김정희(金正喜) | |
봉선사에서 요선에게 써 보임 | |
野寺平圓別一區 遙山都是佛頭無 | |
야사평원별일구 요산도시불두무 | |
虎兒筆力飛來遠 淸曉圖成失舊樵 | |
호아필력비래원 청효도성실구초 | |
들판에 있는 절, 평평하고 둥글어 특별한 이구역 | |
먼 봉우린 도무지 불두라고는 전연 없도다. | |
송나라 호아의 필력이 멀리도 날아 와서 | |
청효도가 이뤄지니 옛 무본 무색하도다 | |
●[戲題示優曇 曇方踝腫]김정희(金正喜) | |
희제하여 우담에게 보이다. 담이 지금 복숭아뼈에 종기가 났다 | |
抹却毗邪示疾圖 佛瘡祖病一都盧 | |
말각비사시질도 불창조병일도로 | |
法華藥草還鈍劣 不是藥者採來無 | |
법화약초환둔열 불시약자채래무 | |
비야의 병을 없애고 병 그림을 보여주니 | |
불의 창조의 병이 하나의 돌림병이 되었도다 | |
법화의 약초에조차 도리어 우둔열등하니 | |
약 캐는 자가 약을 캐오지 않아서가 아닐까 | |
●용원효고사담병재천우희속시담(用元曉故事曇病在腨又戲續示曇)-김정희(金正喜) | |
담 병이 장딴지에 있기에 원효 고사를 쓰고 또 장난으로 적어서 담에게 보이다 | |
四百四病無是病 八十毒草無渠藥 | |
사백사병무시병 팔십독초무거약 | |
可是今日拭瘡紙 金剛三昧經的的 | |
가시금일식창지 금강삼매경적적 | |
사백 네 가지 병에 이 병은 없거니와 | |
팔십 가지 독초에도 저놈의 약은 없도다. | |
도리어 오늘날에 부럼 닦은 종이에는 | |
금강의 삼매경이 뚜렷이 적혀있도다 | |
●희증만허(?贈晩虛)-김정희(金正喜) 만허에게 재미삼아 주다 | |
涅槃魔說送驢年 只貴於師眼正禪 | |
열반마설송려년 지귀어사안정선 | |
茶事更兼叅學事 勸人人喫塔光圓 | |
차사경겸참학사 권인인끽탑광원 | |
열반이라 마설로 여년을 다 보내니 / 涅槃魔說送驢年 | |
다만 스님에겐 눈 바른 선이 귀해 / 只貴於師眼正禪 | |
차 일에다 아울러 학의 일을 참하노니 / 茶事更兼叅學事 | |
마시거든 둥그런 저 탑광을 마셔다오 / 勸人人喫塔光圓 | |
●희차아배희우(?次兒輩喜雨)-김정희(金正喜) | |
희롱삼아 아배의 “희우”에 차운하다 | |
村橋呑漲汎村流 上下濃靑處處柔 | |
촌교탄창범촌류 상하농청처처유 | |
太守力能廻野色 婆娑數樹効神休 | |
태수력능회야색 파사수수효신휴 | |
마을 물 크게 불어 마을 다리 삼켰어라 / 村橋呑漲汎村流 | |
위아래로 짙고 푸러 곳곳마다 부드럽네 / 上下濃靑處處柔 | |
원님의 힘이 능히 들 빛을 돌려 노니 / 太守力能廻野色 | |
우쭐대는 두어 나무 아름다움 바치누나 / 婆娑數樹効神休 | |
●즉사(卽事)-김정희(金正喜) 즉흥적으로 짓다 | |
日見過橋幾百人 何曾橋力減橋身 | |
일견과교기백인 하증교력감교신 | |
丁之畚土添橋者 荒落山川報政新 | |
정지분토첨교자 황락산천보정신 | |
몇 백 명이 날마다 다리를 지나는데 / 日見過橋幾百人 | |
다리 힘이 언제 한 번 줄어든 일 있었던고 / 何曾橋力減橋身 | |
장정이라 흙 담아 다리에 붓는 자는 / 丁之畚土添橋者 | |
황락한 산과 내[川]에 새론 정사 알려주네 / 荒落山川報政新 | |
●혜백장귀병회심무료취기수중구백호서증(蕙百將歸病懷甚無?取其袖中舊白毫書贈)-김정희(金正喜) 혜백이 돌아가려 하므로 병이 난 마음 무료하여 그 소매 속에서 예전의 백호필을 취하여 써서 주다 | |
山川時雨兩? 晴 五色毫光漫去程 | |
산천시우양공청 오색호광만거정 | |
料得世間無熱處 一千里洽萬蟬聲 | |
요득세간무열처 일천리흡만선성 | |
때때로 산천에 비 지나가니, 두 지팡이 깨끗하고 | |
오색 붓털 광채 일어, 가는 길에 가득 차는구나. | |
헤아려보니 세상에는 더운 곳이 없을 것 같아 | |
일천리 기나 긴 길에 수만 마리 매미소리 가득 하다 | |
●과우촌사(果寓村舍)-김정희(金正喜) 과천에 있는 초가집 | |
寒女縣西擁病居 溪聲徹夜甚淸虛 | |
한여현서옹병거 계성철야심청허 | |
羸牛劣馬橋前路 畫科蒼茫也屬渠 | |
리우렬마교전로 화과창망야속거 | |
兩山靑綠夾晴開 村氣泥醺盡野獃 | |
양산청녹협청개 촌기니훈진야애 | |
不覺平生牛後耻 城中日日販柴廻 | |
불각평생우후치 성중일일판시회 | |
한녀라 고을 서쪽 병을 끼고 사노라니 / 寒女縣西擁病居 | |
밤을 새는 시내 소리 몹시도 청허하네 / 溪聲徹夜甚淸虛 | |
다리 앞 한길가의 여윈 소랑 조랑말은 / 羸牛劣馬橋前路 | |
창망한 그림 재료 저 들의 차지로군 / 畫科蒼茫也屬渠 | |
양쪽 산 파릇파릇 갠 날 끼고 트였는데 / 兩山靑綠夾晴開 | |
마을 기운 무더워라 모두가 흐리멍텅 / 村氣泥醺盡野獃 | |
우후의 부끄럼을 평생에 모르는 듯 / 不覺平生牛後耻 | |
성안에 가 날마다 땔감 팔고 돌아오네 / 城中日日販柴廻 | |
●도망(悼亡)-김정희(金正喜) 죽음을 슬퍼하다 | |
那將月姥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 | |
나장월모송명사 래세부처역지위 | |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 |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아차심비 | |
어쩌면 저승에 가 월로에게 애원하여 / 那將月姥訟冥司 | |
내세에는 그대와 나 땅을 바꿔 태어나리 / 來世夫妻易地爲 | |
나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에 남는다면 / 我死君生千里外 | |
이 마음 이 슬픔을 그대가 알리마는 / 使君知我此心悲 | |
●희증오대산창렬(?贈吳大山昌烈)-김정희(金正喜) | |
대산 오창렬에게 재미로 주다 | |
未窺一字岐軒書 白喫人間酒麵猪 | |
미규일자기헌서 백끽인간주면저 | |
慾速他年地獄罰 陽陽跨馬又騎驢 | |
욕속타년지옥벌 양양과마우기려 | |
다른 해에 지옥에 빨리 가고 싶은지 | |
버젓이 말을 타고 또 나귀를 타는구나 | |
●설제창명서철규선(雪霽窓明書鐵?扇)-김정희(金正喜) | |
눈이 개어 창이 밝아 철규의 부채에 글을 쓰다 | |
雪後烘晴暖似還 夕陽漫漫小窓間 | |
설후홍청난사환 석양만만소창간 | |
稻堆庭畔高於塔 直對西南佛鬘山 | |
도퇴정반고어탑 직대서남불만산 | |
눈 개자 해 쪼이니 다슨 철 돌아온 듯 / 雪後烘晴暖似還 | |
눈부신 작은 창에 석양이 느릿느릿 / 夕陽漫漫小窓間 | |
뜨락의 나락 벼눌 탑보다 더 높아서 / 稻堆庭畔高於塔 | |
바로 저 서남쪽 불만산을 마주쳤네 / 直對西南佛鬘山 | |
●戲贈浿妓竹香2(희증패기죽향2)-金正喜(김정희) | |
패성 기생 죽향에게 | |
鴛鴦七十二紛紛 畢竟何人是紫雲 | |
원앙칠십이분분 필경하인시자운 | |
試看西京新太守 風流狼藉舊司勳 | |
시간서경신태수 풍류낭자구사훈 | |
원앙새 일흔인데 두 마리가 어지러워 | |
필경에 어느 사람이 바로 곧 이원의 자운인가 | |
서경의 새 태수님 한번 보게나 | |
풍류 소문 낭자한 옛날의 두목이란다 | |
●戲贈浿妓竹香1(희증패기죽향1)-金正喜(김정희) | |
패성 기생 죽향에게 | |
日竹亭亭一捻香 歌聲抽出綠心長 | |
일죽정정일념향 가성추출녹심장 | |
衙蜂欲覓偸花約 高節那能有別腸 | |
아봉욕멱투화약 고절나능유별장 | |
햇빛 아래 정정한 저 대나무 일념향이라 | |
노랫소리가 푸른 마음에서 길게도 뽑혀 나왔구나 | |
장 보는 벌들이 꽃 훔칠 기약을 찾고자하나 | |
높은 절개라한들 어찌 다른 특별한 마음 있을까 | |
●咏棋(영기)-金正喜(김정희) 바둑판을 읊다 | |
局面南風冷暖情 古松流水任縱橫 | |
국면남풍냉난정 고송유수임종횡 | |
蓬萊淸淺非高着 橘裏丁丁鶴夢輕 | |
봉래청천비고착 귤리정정학몽경 | |
바둑 판 위의 남풍은 차고도 따뜻한데 | |
고송에 흐르는 물은 종횡으로 마음대로구나 | |
봉래 바다 맑고도 옅으니 높은 곳이 아니니 | |
유자 속의 바둑돌 부딪는 소리 학의 꿈이 가볍구나 | |
●憶吳秀才1(억오수재1)-金正喜(김정희) 오수제를 생각하다 | |
顯節祠前記舊遊 百年世事不勝愁 | |
현절사전기구유 백년세사불승수 | |
淡雲微雨依然處 佳菊衰蘭又一秋 | |
담운미우의연처 가국쇠란우일추 | |
현절사 사당 앞의 옛 놀이를 기억하니 | |
백 년 세상일에 시름을 못 이긴다. | |
옅은 구름 보슬비 아득한 그곳은 | |
아름다운 국화 시들은 난초 또 가을이겠지 | |
●憶吳秀才2(억오수재2)-金正喜(김정희) | |
木正西風菊正霜 一簾秋影澹詩坊 | |
목정서풍국정상 일렴추영담시방 | |
翻憐佳境還愁絶 却向天涯欲斷腸 | |
번련가경환수절 각향천애욕단장 | |
飴山風雅幷蓮洋 明月寒江聽佛香 | |
이산풍아병련양 명월한강청불향 | |
那識觀音閣裏夜 一燈秋夢久回皇 | |
나식관음각리야 일등추몽구회황 | |
나무에는 서녘 바람 국화에는 하얀 서리 / 木正西風菊正霜 | |
발에 가득 가을 영자 담담한 시방(詩坊)일레 / 一簾秋影澹詩坊 | |
가련타 좋은 곳이 도리어 시름차니 / 翻憐佳境還愁絶 | |
하늘가를 바라보면 애가 정히 끊기련다 / 却向天涯欲斷腸 | |
이산의 풍아에다 연양마저 아울러라 / 飴山風雅幷蓮洋 | |
밝은 달 차운 강에 불(佛)의 향을 들었다오 / 明月寒江聽佛香 | |
뉘라서 알았으리 관음각 한밤중에 / 那識觀音閣裏夜 | |
외론 등불 가을 꿈이 오래도록 서성댈 줄 / 一燈秋夢久回皇 | |
●憶吳秀才3(억오수재3)-金正喜(김정희) | |
五日難於十載離 酒風詩雨亂愁思 | |
오일난어십재리 주풍시우란수사 | |
奚囊定與雲囊滿 持贈猶堪自悅怡 | |
해낭정여운낭만 지증유감자열이 | |
닷새 동안 이별이 십 년 이별보다 어려워 | |
술의 바람과 시의 비에 내 근심 어지럽히네 | |
해낭은 반드시 운랑과 가득 찼으리니 | |
갖져다 주면 혼자서 즐기고 기뻐하리네 | |
●金仙臺1(금선대1)-金正喜(김정희) | |
訣十六條自正陽 熙川之郭復堂堂 | |
결십육조자정양 희천지곽복당당 | |
西山法印元同偈 去證臺前一炷香 | |
서산법인원동게 거증대전일주향 | |
십육 조의 비결은 정월부터인데 | |
희천의 곽이 있어 다시금 당당하다 | |
서산의 법인은 원래 같은 게이니 | |
가거들랑 누대 앞에 일주향을 피우게나 | |
●金仙臺2(금선대2)-金正喜(김정희) | |
萬木森沉古逕苔 韓無畏後幾人來 | |
만목삼침고경태 한무외후기인래 | |
山中知有餘丹在 直攝神光鶴背廻 | |
산중지유여단재 직섭신광학배회 | |
온갖 나무 우거져라 이끼 쩔은 묵은 길에 / 萬木森沉古逕苔 | |
한 무외 지나간 뒤 몇 사람이 찾아왔노 / 韓無畏後幾人來 | |
알괘라 이 산 속에 금단이 남아 있어 / 山中知有餘丹在 | |
신광을 곧장 끼고 학 등에서 돌아오니 / 直攝神光鶴背廻 | |
●金仙臺3(금선대3)-金正喜(김정희) | |
一筇一屐禮金仙 的的誰傳弘正禪 | |
일공일극예금선 적적수전홍정선 | |
試放毗盧峯頂眼 空山雨雪摠眞詮 | |
시방비로봉정안 공산우설총진전 | |
나막신 막대 하나 금선에 예배하니 / 一筇一屐禮金仙 | |
홍정 선사 도력을 뉘 분명히 전한다지 / 的的誰傳弘正禪 | |
비로봉 꼭대기서 눈 한번 내쳐보소 / 試放毗盧峯頂眼 | |
공산의 비와 눈이 무두가 진전인 걸 / 空山雨雪摠眞詮 | |
●題泛?圖(제범사도)-金正喜(김정희) 범사도의 화제를 붙이다 | |
秋靜天門兩扇開 千年又見一槎來 | |
추정천문양선개 천년우견일사래 | |
女牛莫敎無端犯 此老新從五嶽回 | |
여우막교무단범 차로신종오악회 | |
고요한 가을 하늘 두 짝 문이 열렸는데 / 秋靜天門兩扇開 | |
뗏목 하나 떠오는 걸 천년에 또 보겠구려 / 千年又見一槎來 | |
견우 직녀 무단히 범접했다 생각 마소 / 女牛莫敎無端犯 | |
이 늙은이 새로 저 오악에서 돌아왔네 / 此老新從五嶽回 | |
●玉筍峯(옥순봉)-金正喜(김정희) | |
照映空江月一丸 如聞萬籟起蒼寒 | |
조영공강월일환 여문만뢰기창한 | |
人間艸木元閒漫 不學芙蓉與牧丹 | |
인간초목원한만 불학부용여목단 | |
둥그른 저 달 한 덩이 빈 강에 비쳐오니 / 照映空江月一丸 | |
창량(蒼涼)한 그 가운데 만뢰가 들리는 듯 / 如聞萬籟起蒼寒 | |
인간의 초목들은 본래가 수다라서 / 人間艸木元閒漫 | |
부용이랑 모란 따윈 배우지 않았구려 / 不學芙蓉與牧丹 | |
●隱仙臺(은선대)-金正喜(김정희) | |
黃葉空山打角巾 長歌何處采芝人 | |
황엽공산타각건 장가하처채지인 | |
鞭鸞駕鶴還多事 旣是神仙又隱淪 | |
편란가학환다사 기시신선우은윤 | |
빈 산의 누른 나뭇잎 각건을 두들기며 떨어지고 | |
긴 노래 들리는데 어느 곳에 지초 캐는 사람 이 있는가 | |
난새 몰고 학을 타는 것도 도리어 귀찮은 일 | |
이미 신선이 되었는데 또 숨어살기조차 하는구나 | |
●詠雨1(영우1)-金正喜(김정희) 비를 노래함 | |
入雨山光翠合圍 桃花風送帆風歸 | |
입우산광취합위 도화풍송범풍귀 | |
春鴻程路無遮礙 纔見南來又北飛 | |
춘홍정로무차애 재견남래우북비 | |
빗속에 든 산빛이 푸르러 에웠는데 / 入雨山光翠合圍 | |
도화 바람 돛바람을 보내어 돌아가네 / 桃花風送帆風歸 | |
봄 기러기 노정은 걸릴 게 전혀 없어 / 春鴻程路無遮礙 | |
남으로 오자마자 북으로 또 나는구만 / 纔見南來又北飛 | |
●詠雨2(영우2)-金正喜(김정희) | |
時雨山川破久慳 東風力斡曉雲還 | |
시우산천파구간 동풍력알효운환 | |
一絲一點皆膏澤 草木心情恰解顔 | |
일사일점개고택 초목심정흡해안 | |
철 비 만나 산천이 오랜 침묵 깨뜨리니 / 時雨山川破久慳 | |
샛바람이 새벽구름 힘껏 몰고 돌아오네 / 東風力斡曉雲還 | |
한 오라기 한 방울도 모두가 고택이라 / 一絲一點皆膏澤 | |
풀과 나무 심정도 일제히 우쭐우쭐 / 草木心情恰解顔 | |
●詠雨3(영우3)-金正喜(김정희) | |
春雨冥濛夕掩關 一犁田水想潺湲 | |
춘우명몽석엄관 일리전수상잔원 | |
任他笑吠黎家路 坡老當年戴笠還 | |
임타소폐여가로 파노당년대립환 | |
봄비는 아득아득 사립 닫힌 저녘 나절 / 春雨冥濛夕掩關 | |
한 쟁기의 논 물은 아마 좔좔 흐르겠군 / 一犁田水想潺湲 | |
웃건 짖건 내 맡겨라 여가의 마을길에 / 任他笑吠黎家路 | |
당년의 동파 노인 삿갓 쓰고 돌아오네 / 坡老當年戴笠還 | |
●喚風亭(환풍정)-金正喜(김정희) | |
喚風亭接望洋臺 俯見紅毛帆影來 | |
환풍정접망양대 부견홍모범영래 | |
眼界商量容一吸 兩丸出入掌中杯 | |
안계상량용일흡 양환출입장중배 | |
환풍정 올라보니 망양대와 맞닿고 | |
굽어 보니 붉은 돛단배 그림자 떠오네 | |
눈 앞의 물을 보니 단번에 마실 것 같은데 | |
손 가운데 술잔에 해와 달이 떠고 진다네 | |
●秋日晩興1(추일만흥1)-金正喜(김정희) 가을철 늦은 흥취 | |
稻黃蟹紫過京裏 秋興無端鴈□邊 | |
도황해자과경리 추흥무단안□변 | |
最是漁亭垂釣處 任放沙禽自在眠 | |
최시어정수조처 임방사금자재면 | |
누런 벼와 자색 개 나는 좋은 철을 서울에서 지내자니 | |
기러기 날아가는 물가에 가을 흥이 끝이 없도다. | |
고기 잡는 누이라, 저기 저 낚싯줄 늘인 곳 | |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모랫가 새는 저절로 졸고 | |
●秋日晩興2(추일만흥2)-金正喜(김정희) | |
銀河當屋柳旗斜 喜事明朝占燭華 | |
은하당옥유기사 희사명조점촉화 | |
佳客來時多酒食 夜光生白吉祥家 | |
가객래시다주식 야광생백길상가 | |
은하수 지붕에 이르니 버들 깃대 빗겨서고 | |
좋은 일 아침에 있다고 촛불이 아려주는구나. | |
좋은 손님 오실 때는 술과 밥이 많아야지 | |
상서롭고 길한 집엔 밤 빛도 희게 비치는구나 | |
●秋日晩興3(추일만흥3)-金正喜(김정희) | |
碧花無數出堦頭 占斷山家第一秋 | |
벽화무수출계두 점단산가제일추 | |
榴後菊前容續玩 壯元紅是竝風流 | |
류후국전용속완 장원홍시병풍류 | |
이끼 꽃 수도 없이 댓돌머리 솟아 나니 / 碧花無數出堦頭 | |
산 집의 제일 가을 짐작하고 남겠구만 / 占斷山家第一秋 | |
석류 뒤 국화 앞에 구경거리 잇따르니 / 榴後菊前容續玩 | |
장원홍 저게 바로 풍류를 아울렀네 / 壯元紅是竝風流 | |
●鵲巢(작소)-金正喜 (김정희) 까치집 | |
喜鵲喳喳繞屋茆 窓南直對一丸巢 | |
희작사사요옥묘 창남직대일환소 | |
新來不唾靑城地 透頂恩光敢自抛 | |
신래불타청성지 투정은광감자포 | |
기쁜 까치 째작째작 띠 집을 맴돌아라 / 喜鵲喳喳繞屋茆 | |
창 남쪽의 한 덩이 둥지를 마주했네 / 窓南直對一丸巢 | |
청성 땅을 새로 오면 침도 감히 못 뱉는데 / 新來不唾靑城地 | |
정상 뚫는 은광을 언감히 포기하리 / 透頂恩光敢自抛 | |
●上仙巖(상선암)-金正喜(김정희) 상선암 | |
行行路轉峯廻處 一道淸泉天上來 | |
행행로전봉회처 일도청천천상래 | |
縱使有方能出世 異時歸海亦蓬萊 | |
종사유방능출세 이시귀해역봉래 | |
걷고 또 걸으니 길은 굽고 산봉우리 돌아드는 곳 | |
한 가닥 맑은 샘물 천상에서 흘러오네 | |
아무리 방법이 있어 세상에 나간다 하더라도 | |
훗날 바다로 나간다면 또한 봉래이리라 | |
●北壁(북벽)-金正喜 (김정희) | |
兩山斧劈一孤亭 步屧何曾到石屛 | |
양산부벽일고정 보섭하증도석병 | |
十載縱令趨紫陌 看人從此眼常靑 | |
십재종령추자맥 간인종차안상청 | |
짜개진 두 산 사이 외로운 정자 하나 / 兩山斧劈一孤亭 | |
어느제 발걸음이 돌병풍에 이르렀노 / 步屧何曾到石屛 | |
십 년을 제아무리 번화장에 달린대도 / 十載縱令趨紫陌 | |
사람 보면 이제부터 눈이 항상 푸르리라 / 看人從此眼常靑 | |
●庭草(정초)-金正喜(김정희) 뜰에 난 풀 | |
一一屐痕昨見經 蒙茸旋復被階庭 | |
일일극흔작견경 몽용선복피계정 | |
機鋒最有春風巧 纔抹紅過又點靑 | |
기봉최유춘풍교 재말홍과우점청 | |
하나 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 |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 |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 |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 |
●村舍(촌사)-金正喜(김정희) 시골집 | |
數朶鷄冠醬瓿東 南瓜蔓碧上牛宮 | |
수타계관장부동 남과만벽상우궁 | |
三家村裏徵花事 開到戎葵一丈紅 | |
삼가촌리징화사 개도융규일장홍 | |
장독대 저 동쪽에 맨드라미 두어 송이 / 數朶鷄冠醬瓿東 | |
호박 넝쿨 새파랗다 소 외양을 타올랐네 / 南瓜蔓碧上牛宮 | |
서너 집 마을 속에 꽃 일을 찾아보니 / 三家村裏徵花事 | |
융규라 일장홍이 활짝 피어 있군그래 / 開到戎葵一丈紅 | |
●鷄鳴(계명)-金正喜(김정희) 닭이 울다 | |
年少鷄鳴方就枕 老年枕上待鷄鳴 | |
년소계명방취침 전두삼십여년사 | |
轉頭三十餘年事 不道銷磨只數聲 | |
전두삼십여년사 불도소마지수성 | |
젊어서는 닭 울어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 |
늙어지니 베개 위서 닭 울음을 기다리게 되네 | |
삼십여 년 지난 일을 고개 돌려 생각해보니 | |
없어졌다 말하지 않는 것은 오직 저 소리뿐이네 | |
●二樂樓(이락루)-金正喜(김정희) | |
紅樓斜日拜三字 二百年中無此君 | |
홍루사일배삼자 이백년중무차군 | |
想見當時洗硯處 古香浮動一溪雲 | |
상견당시세연처 고향부동일계운 | |
붉은 누각에 지는 해가 세 글자에 절 하니 | |
이백 년 동안에 이 분 밖에 아무도 없으리라. | |
당시에 벼루 씻던 그곳을 생각해보니 | |
옛 향기 온 개울에 물안개 속에 떠 흐른다 | |
●涵碧樓(함벽루)-金正喜(김정희) | |
綠蕪鶴脚白雲橫 取次江光照眼明 | |
녹무학각백운횡 취차강광조안명 | |
自愛此行如讀畫 孤亭風雨卷頭生 | |
자애차행여독화 고정풍우권두생 | |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 綠蕪鶴脚白雲橫 | |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 取次江光照眼明 | |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 自愛此行如讀畫 | |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 孤亭風雨卷頭生 | |
●南窟(남굴)-金正喜(김정희) | |
千秋幽怪歎燃犀 肅肅靈風吹暗溪 | |
천추유괴탄연서 숙숙영풍취암계 | |
彈指龍蛇皆化石 燈光猶作紫虹霓 | |
탄지용사개화석 등광유작자홍예 | |
천 년 동안 숨은 괴물도 무소뿔 태워 찾아내고 | |
쓸쓸한 영묘한 바람 어둔 개울로 불어온다.. | |
용과 뱀을 퉁기어 가리키니 모두 돌로 바뀌어 | |
등 불빛 오히려 자색 무지개를 만드는구나 | |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金正喜(김정희) 야운거사에게 | |
古木寒鴉客到時 詩情借與? 情移 | |
고목한아객도시 시정차여화정이 | |
煙雲供養知無盡 笏外秋光滿硯池 | |
연운공양지무진 홀외추광만연지 | |
고목나무에 갈가마귀가 나그네 당도하니 | |
시정을 빌려주어 정을 그림에 옮기었네. | |
자연의 공양이 무궁함을 알았으니 | |
홀 밖의 가을 빛깔 벼루못에 가득하네. | |
●果寓?事(과우즉사)-金正喜(김정희) | |
庭畔桃花泣 胡爲細雨中 | |
정반도화읍 호위세우중 | |
主人沈病久 不敢笑春風 | |
주인침병구 불감소춘풍 | |
뜨락에서 복사꽃이 눈물 흘린다. | |
어찌 가랑비 속에서 울고 있는가. | |
주인이 병든 지 오래라 | |
봄바람에도 감히 웃지를 못한다네. | |
●夏夜初集(하야초집)-金正喜(김정희) 여름 첫 모임 | |
閉戶常存萬里心 雲飛水逝有誰禁 | |
尙憐夏日孤花在 閱罷春山百鳥吟 | |
已看靑眸回白眼 曾將一字易千金 | |
詩家衣鉢傳來久 自是宗何與祖陰 | |
문 닫고 있어도 마음은 만 리 먼 곳 | |
구름 날고 물은 흘러나 누가 말리랴 | |
여름은 홀로 남은 꽃 있어 예쁘고 | |
봄은 산의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 다 듣는다. | |
푸른 눈이 백안으로 돌아가는 것 보았으니 | |
한 글인들 천금으로 바꾸리오. | |
시가의 도통 전해진 지 오래인데 | |
대개는 하손과 음갱을 스승으로 삼았다네 | |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金正喜(김정희) 서벽정의 가을 | |
孤亭同菌小 佳境似蔗甘 | |
고정동균소 가경사자감 | |
將身欲入石 人語出碧嵐 | |
장신욕입석 인어출벽람 | |
외로운 정자는 버섯처럼 닥은데 | |
좋은 경치 갈수록 더 아름다워라. | |
몸 일으켜 돌 속으로 들려하니 | |
사람소리 안개 속에서 들려온다. | |
●楊州途中(양주도중)-金正喜(김정희) 양주가는 길 | |
霜晨搖落歎征衣 極目平原秋草稀 | |
상신요락탄정의 극목평원추초희 | |
天地蕭蕭虛籟合 山川歷歷數鴻歸 | |
천지소소허뢰합 산천역역수홍귀 | |
淡煙喬木圍孤墅 流水平沙易夕暉 | |
담연교목위고서 유수평사이석휘 | |
淮北江南何處是 二分明月夢依微 | |
회북강남하처시 이분명월몽의미 | |
잎 지는 서리 새벽 길손이 처량한데 / 霜晨搖落歎征衣 | |
눈 끝진 저 한벌에 가을 풀이 드물구나 / 極目平原秋草稀 | |
천지는 으시으시 허뢰가 어울리고 / 天地蕭蕭虛籟合 | |
산천은 역력한데 두어 기럭 돌아가네 / 山川歷歷數鴻歸 | |
묽은 연기 솟은 나무 외딴집을 에웠는데 / 淡煙喬木圍孤墅 | |
흐르는 물 백사장에 언뜻하면 석양일레 / 流水平沙易夕暉 | |
회북이라 강남이라 어디메가 그곳인고 / 淮北江南何處是 | |
이분의 밝은 달이 꿈속에 가물가물 / 二分明月夢依微 | |
●山寺(산사)-金正喜(김정희) | |
側峯橫嶺箇中眞 枉却從前十丈塵 | |
측봉횡령개중진 왕각종전십장진 | |
龕佛見人如欲語 山禽挾子自來親 | |
감불견인여욕어 산금협자자래친 | |
點烹筧竹冷冷水 供養盆花澹澹春 | |
점팽견죽냉냉수 공양분화담담춘 | |
拭涕工夫誰得了 松風萬壑一嚬申 | |
식체공부수득료 송풍만학일빈신 | |
기운 봉 비낀 고개 여기가 진경인데 / 側峯橫嶺箇中眞 | |
열 길이라 홍진 속에 잘못 들어 헤매었네 / 枉却從前十丈塵 | |
감불은 사람보고 얘기를 하자는 듯 / 龕佛見人如欲語 | |
산새는 새끼 낀 채 절로 와서 가까운 양 / 山禽挾子自來親 | |
흠대의 맑은 물에 차를 끓여 마신다면 / 點烹筧竹冷冷水 | |
분화를 공양해라 담담한 봄이로세 / 供養盆花澹澹春 | |
눈물 닦는 그 공부를 어느 누가 터득했노 / 拭涕工夫誰得了 | |
만 골짝 솔바람에 한번 길게 한숨 쉬네 / 松風萬壑一嚬申 | |
●甁花(병화)-金正喜(김정희) 병 속의 꽃 | |
安排畫意盡名花 五百年瓷秘色誇 | |
안배화의진명화 오백년자비색과 | |
香澤不敎容易改 世間風雨詎相加 | |
향택불교용이개 세간풍우거상가 | |
화의로서 안배해라 모두가 이름 난 꽃 / 安排畫意盡名花 | |
오백 년 묵은 자기 신비한 빛깔마저 / 五百年瓷秘色誇 | |
향과 윤이 쉽사리 가시지도 않겠거니 / 香澤不敎容易改 | |
세간의 비바람이 어찌 서로 가해하리 / 世間風雨詎相加 | |
●松京道中(송경도중)-金正喜(김정희) 송도 가는 길 | |
山山紫翠幾書堂 籬落勾連碧澗長 | |
산산자취기서당 리락구련벽간장 | |
野笠卷風林雨散 人蔘花發一村香 | |
야립권풍림우산 인삼화발일촌향 | |
산마다 푸른데 서당이 몇이나 있나 | |
울타리는 닿아있고 푸른 시내 길게 흘러단다. | |
갓이 바람에 날리고 숲에는 비가 흩날리니 | |
인삼꽃 피어나니 온 마을이 향기롭다. | |
●水雲亭(수운정)-金正喜(김정희) | |
秋雨濛濛鶴氣橫 松針石脈滿山明 | |
추우몽몽학기횡 송침석맥만산명 | |
試從一笠亭中看 環珮泠泠樹頂生 | |
시종일립정중간 환패령령수정생 | |
가을비 아득아득 학의 기운 비꼈어라 / 秋雨濛濛鶴氣橫 | |
솔잎 침 돌 맥박이 산에 가득 분명하이 / 松針石脈滿山明 | |
일립정 가운데서 시험삼아 바라보니 / 試從一笠亭中看 | |
환패소리 선들선들 나무 끝에 생동하네 / 環珮泠泠樹頂生 | |
●舍人巖(사인암)-金正喜(김정희) | |
怪底靑天降畫圖 俗情凡韻一毫無 | |
괴저청천강화도 속정범운일호무 | |
人間五色元閒漫 格外淋漓施碧朱 | |
인간오색원한만 격외림리시벽주 | |
괴이하다 한폭 그림 하늘에서 내려왔나 / 怪底靑天降畫圖 | |
범속한 정과 운은 털끝 하나 없군그래 / 俗情凡韻一毫無 | |
인간의 오색이란 본시가 한만한 것 / 人間五色元閒漫 | |
임리한 붉고 푸름 정말로 격 밖일세 / 格外淋漓施碧朱 | |
●龜潭(구담)-金正喜(김정희) | |
石怪如龜下碧漣 噴波成雨白連天 | |
석괴여구하벽련 분파성우백련천 | |
衆峯皆作芙蓉色 一笑看來似小錢 | |
중봉개작부용색 일소간래사소전 | |
돌 모양은 거북 같고 푸른 물결 흘러 | |
물결 뿜어 비가 되어 흰 기운 하늘까지 뻗쳤다. | |
봉우리들 모두 부용색이 되었으니 | |
한번 웃고 바라보니 돈 닢과 같아 보인다. | |
●石門(석문)-金正喜(김정희) | |
百尺石霓開曲灣 神工千缺杳難攀 | |
백척석예개곡만 신공천결묘난반 | |
不敎車馬通來跡 只有煙霞自往還 | |
부교거마통래적 지유연하자왕환 | |
백 척의 돌 무지개가 물굽이를 열었네 | |
아득한 신의 공력 따라잡기 어렵구나 | |
말과 수레가 오간 자국 남기지 않게 하니 | |
안개와 노을만 스스로 오락가락하누나. | |
●島潭(도담)-金正喜(김정희) | |
徒聞海外有三山 何處飛來學佛鬟 | |
도문해외유삼산 하처비래학불환 | |
格韻比人仙骨在 恰如中散住塵寰 | |
격운비인선골재 흡여중산주진환 | |
바다 밖에 삼신산이 있다고만 들었더니 / 徒聞海外有三山 | |
어드메서 날아와 부처머리 배웠는고 / 何處飛來學佛鬟 | |
사람에게 견준다면 운과 격이 선골이라 / 格韻比人仙骨在 | |
이야말로 중산이 속세에 사는 걸세 / 恰如中散住塵寰 | |
●重陽黃菊(중양황국)-金正喜(김정희) 중양절 노란 국화 | |
黃菊蓓蕾初地禪 風雨籬邊託靜緣 | |
황국배뢰초지선 풍우리변탁정연 | |
供養詩人須末後 襍花百億任渠先 | |
공양시인수말후 잡화백억임거선 | |
망울 맺은 노란 국화 초지의 선인 듯이 / 黃菊蓓蕾初地禪 | |
비 바람 울타리 가 정연을 의탁했네 / 風雨籬邊託靜緣 | |
시인을 공양하여 최후까지 기다리니 / 供養詩人須末後 | |
백억의 잡화 속에 널 먼저 꼽을밖에 / 襍花百億任渠先 | |
●紫霞洞(자하동)-金正喜(김정희) | |
小谿幽洞自層層 一道名泉雨後勝 | |
소계유동자층층 일도명천우후승 | |
夕照近人松籟起 老身石上聽泠泠 | |
석조근인송뢰기 노신석상청령령 | |
작은 길 깊은 고랑 스스로 층층인데 / 小谿幽洞自層層 | |
한 가닥 이름난 샘 비 뒤에 아름답네 / 一道名泉雨後勝 | |
석양이 가직하자 솔소리 일어나니 / 夕照近人松籟起 | |
반석 위 낡은 몸이 시원시원 들리누나 / 老身石上聽泠泠 | |
●午睡1(오수1)-金正喜(김정희) 낮잠 | |
一枕輕安趁晩涼 眼中靈境妙圓光 | |
일침경안진만량 안중령경묘원광 | |
誰知夢覺元無二 蝴蝶來時日正長 | |
수지몽각원무이 호접래시일정장 | |
서늘 바람 알맞고 베개자리 편안하니 / 一枕輕安趁晩涼 | |
안중의 영한 지경 신묘한 원광일레 / 眼中靈境妙圓光 | |
뉘라 알리 꿈과 깸이 본래 둘이 아니란 걸 / 誰知夢覺元無二 | |
범나비 날아 올 때 해조차 정히 기네 / 蝴蝶來時日正長 | |
●午睡2(오수2)-金正喜(김정희) | |
苽花離落粟風涼 住在玲瓏怳惚光 | |
고화리락속풍량 주재영롱황홀광 | |
富貴神仙饒一轉 炊煙漫敎枕頭長 | |
부귀신선요일전 취연만교침두장 | |
오이 꽃 울타리에 서속 바람 산들산들 / 苽花離落粟風涼 | |
영롱하고 황홀한 그 가운데 집이 있네 / 住在玲瓏怳惚光 | |
부귀라 신선이라 한 마당이 느긋한데 / 富貴神仙饒一轉 | |
밥짓는 내 부질없이 베개맡에 감도누나 / 炊煙漫敎枕頭長 | |
●午睡3(오수3)-金正喜(김정희) | |
松風分外占恩涼 攝轉葡萄現在光 | |
송풍분외점은량 섭전포도현재광 | |
特地家鄕成尺咫 靑山一髮未曾長 | |
특지가향성척지 청산일발미증장 | |
은혜로운 솔 바람 분수 밖에 서늘하여 / 松風分外占恩涼 | |
포도 시렁 현재의 빛깔을 끼고 도네 / 攝轉葡萄現在光 | |
특별히 내 고향이 지척을 이뤘으니 / 特地家鄕成尺咫 | |
청산의 한 터럭이 과히 먼 게 아니로세 / 靑山一髮未曾長 | |
●初涼(초량)-金正喜(김정희) 초가을 | |
楞楞山出瘦靑意 瑟瑟波明經縠流 | |
릉릉산출수청의 슬슬파명경곡류 | |
的的遙天孤夢直 頭頭露地百蟲秋 | |
적적요천고몽직 두두로지백충추 | |
능각진 봉우리는 여위고 푸르다면 / 楞楞山出瘦靑意 | |
슬슬한 가는 물살 깁 무늬 흐르누나 / 瑟瑟波明經縠流 | |
또렷또렷 먼 하늘에 외론 꿈 꼿꼿한데 / 的的遙天孤夢直 | |
여기저기 이슬 땅엔 온갖 벌레 가을 소리 / 頭頭露地百蟲秋 | |
●立秋(입추)-金正喜(김정희) | |
野情老去最宜秋 冷逕蓬蒿少熱流 | |
야정노거최의추 냉경봉호소열유 | |
卽看曳履歌商處 已放?蟬出一頭 | |
즉간예이가상처 이방금선출일두 | |
시골 사는 맛은 늙으니 가을이 가장 좋아 | |
찬 오솔길의 다북쑥에는 열기가 적어졌네. | |
신 끌고 상성을 노래하는 곳으로 나가보면 | |
한 마리 매미가 이미 목을 뽑아 노래하네. | |
●義林池(의림지)-金正喜(김정희) | |
濃抹秋山似畫眉 圓潭平布碧琉璃 | |
농말추산사화미 원담평포벽유리 | |
如將小大論齊物 直道硯山環墨池 | |
여장소대론제물 직도연산환묵지 | |
짙게 바른 가을산 그린 눈썹 흡사한데 / 濃抹秋山似畫眉 | |
둥근 못은 푸른 유리 골고루 깔았구려 / 圓潭平布碧琉璃 | |
작고 큰 것 끌어들여 제물을 논한다면 / 如將小大論齊物 | |
꼭 연산이 묵지를 감돌았다 말을 하리 / 直道硯山環墨池 | |
●下仙巖(하선암)-金正喜(김정희) | |
陰陰脩壑似長廊 流水浮廻日月光 | |
음음수학사장랑 유수부회일월광 | |
一點緇塵渾不着 白雲深處欲焚香 | |
일점치진혼불착 백운심처욕분향 | |
그늘진 깊숙한 골짜기 긴 행랑 같아 | |
흐르는 물에 해와 달이 떠돈다. | |
검은 먼지 한 점 전혀 붙지 않아 | |
흰 구름 깊은 곳에 향불이나 피우고 싶어라. | |
●仙遊洞(선유동)-金正喜(김정희) | |
碧雲零落作秋陰 唯有飛泉灑石林 | |
벽운령락작추음 유유비천쇄석림 | |
一自吹簫人去後 桂花香冷到如今 | |
일자취소인거후 계화향냉도여금 | |
푸른 구름 흩어져 가을 그늘 이루어 | |
날아내리는 샘물만이 돌 숲에 뿌려진다. | |
옥퉁소 불던 그 사람 떠난 뒤로 | |
계화향기 차가운 것 오늘까지 왔구나. | |
●看山(간산)-金正喜(김정희) 산을 보며 | |
山與大癡寫意同 匡廬詩偈杳難窮 | |
산여대치사의동 광려시게묘난궁 | |
都無冬夏靑蒼氣 陡壑脩林一樣紅 | |
도무동하청창기 두학수림일양홍 | |
산은 대치와 하냥 사의는 동일하나 / 山與大癡寫意同 | |
광려산 시게처럼 다 찾기는 어렵구려 / 匡廬詩偈杳難窮 | |
여름 겨울 청창한 기운은 전혀 없고 / 都無冬夏靑蒼氣 | |
험한 골짝 긴 숲은 한 양으로 붉은 빛이 / 陡壑脩林一樣紅 | |
●庭草(정초)-金正喜(김정희) 뜰의 풀 | |
一一屐痕昨見經 蒙茸旋復被階庭 | |
일일극흔작견경 몽용선복피계정 | |
機鋒最有春風巧 纔抹紅過又點靑 | |
기봉최유춘풍교 재말홍과우점청 | |
하나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 |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 |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 |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 |
●驟雨(취우)-金正喜(김정희) 소나기 | |
樹樹薰風葉欲齊 正濃黑雨數峯西 | |
수수훈풍엽욕제 정농흑우수봉서 | |
小蛙一種靑於艾 跳上蕉梢效鵲啼 | |
소와일종청어애도상초초효작제 | |
나무마다 더운 바람 불어 잎들은 가지런하고 | |
산봉우리들 서쪽은 비 짙어 어두워진다. | |
작은 청개구리 한 종류가 쑥보다 더 푸른데 | |
파초 잎 끝에 뛰어 올라 까치 울음 흉내 낸다. | |
●秋牡丹(추모란)-金正喜(김정희) 가을 모란 | |
紅紫年年迭變更 牡丹之葉菊之英 | |
홍자년년질변경 모단지엽국지영 | |
秋來富貴無如汝 橫冒東籬處士名 | |
추래부귀무여여 횡모동리처사명 | |
해마다 홍색 자색 바꿔가며 꽃 피어 | |
모란의 잎은 국화의 꽃봉오리와 같도다. | |
가을이 되면 부귀가 너 같은 것이 없으니 | |
동쪽 울타리 처사란 명칭은 걸맞지 않구나. | |
●配所輓妻喪(배소만처상)-金正喜(김정희) | |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애도함 | |
那將月老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 | |
나장월로송명사 내세부처역지위 | |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 |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아차심비 | |
어찌하면 매파가 저승 관리에게 송사하여 | |
내세에는 우리부부 바꾸어 태어나게 할 수 있을 까 | |
내가 죽고 당신이 천리 밖에 태어나 | |
나의 이 마음의 슬픔을 알게 하고 싶소 | |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金正喜(김정희) 서벽정의 가을 | |
孤亭同菌小 佳境似蔗甘 | |
고정동균소 가경사자감 | |
將身欲入石 人語出碧嵐 | |
장신욕입석 인어출벽람 | |
외로운 정자는 버섯처럼 닥은데 | |
좋은 경치 갈수록 더 아름다워라. | |
몸 일으켜 돌 속으로 들려하니 | |
사람소리 안개 속에서 들려온다. | |
行人下馬短碑前 金煥心家舊躅傳 | |
一酌橘林明志事 至今彈淚種薑年 | |
길 가는 사람들도 단비 앞에 말 내리니 / | |
김환심의 집에서 옛 자취를 전해오네 / | |
귤림에 잔 올려 심사를 밝혔으니 / | |
생강 심던 그 해는 지금도 눈물짓네 / | |
春日(추사 김정희선생 시) | |
翰墨情緣重 彌深竹栢眞 | |
한묵정연중 미심죽백진 | |
梅花銅坑雪 杯酒玉山春 | |
매화동갱설 배주옥산춘 | |
明月千金夜 靑眸萬里人 | |
명월천금야 청모만리인 | |
篆煙曾結就 槎屐不迷津 | |
전연증결취 사극불미진 | |
붓을 들어 한묵(文筆)의 정 매우 중하니 | |
죽백의 참된 마음 더욱 깊어라. | |
매화 가득한 저산에 아직 눈도 녹지 않았는데 | |
(銅坑:매화가 많이 나는 곳) | |
한 잔 술에 취한 나에게 봄은 벌써 와 있구나. | |
(玉山: 사람의아름다운 풍채 비유) | |
밝은 달 금빛 같은 밤. | |
젊은 날의 아름다운 청년은 아득한 추억 | |
이제는 붓 가는 대로 내 마음도 가기에 | |
(香煙이 篆字형으로 만들어짐을 이름) | |
나막신을 신고서도 나루를 건널 수 있는 마음이네. | |
庭畔桃花立 胡爲細雨中 | |
정반도화립 호위세우중 | |
不敢笑春風 主人沈病久 | |
불감소춘풍 주인침병구 | |
뜰에서 울고 있는 복사꽃 | |
어찌하여 가랑비 속에 있는가? | |
주인은 오랫동안 병이 들어 | |
따스한 봄바람에도 웃지 못하노라. | |
함벽루(涵碧樓) | |
綠蕪鶴脚白雲橫 取次江光照眼明 | |
록무학각백운횡 취차강광조안명 | |
自愛此行如讀畵 孤亭風雨卷頭生 | |
자애차행여독화 고정풍우권두생 | |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 |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 |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 |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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