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紅蠶集二(낙엽시) 본문

한국한시 모음

紅蠶集二(낙엽시)

동암 구본홍 2023. 7. 5. 07:47
紅蠶集二(낙엽시)
   
   
   
  落葉詩
   
  天地大染局 幻化何太遽
  천지대염국 환화하태거
  丹黃點飄蘀 紅素吹花絮
  단황점표탁 홍소취화서
  春秋迭代謝 光景兩無處
  춘추질대사 광경양무처
  空色顚倒間 冉冉流年去
  공색전도간 염염유년거
   
  천지는 거대한 염색 가게
  환상의 변화를 어쩜 저리 서두를까?
  발갛고 노란 잎을 점점이 날리는 바람
  붉은 꽃과 흰 버들솜에 불어왔었네.
  봄과 가을 번갈아 바뀌어도
  태양은 양쪽 어디에도 머물지 않네.
  공(空)과 색(色)이 뒤집히는 동안
  성큼성큼 세월은 흘러가누나.
   
  농암(農巖)임하필기(林下筆記)
   
  山鳥千啼復萬啼 幽人行坐水東西
  산조천제복만제 유인행좌수동서
  霞標絳氣扶丹嶂 楓疊靑林覆綠溪
  하표강기부단장 풍첩청림복록계
  獨往聊申康樂意 重遊未覺武陵迷
  독주료신강락의 중유미각무릉미
  古來幾許同吾興 巡徧蒼厓覓舊題
  고래기허동오흥 순변창애멱구제
   
  산새들은 천번 만번 계속 우짖는데 / 山鳥千啼復萬啼
  한유한 사람들 물가에 가기도 앉았기도 / 幽人行坐水東西
  붉은 노을빛을 뿜어 봉우리를 물들이고 / 霞標絳氣扶丹嶂
  숲 속의 단풍잎은 시내를 뒤덮었네 / 楓疊靑林覆綠溪
  홀로 찾아와 사영운(謝靈運)처럼 / 獨往聊申康樂意
  두 번째 구경인데도 그만 길을 잃고 헤매네 / 重遊未覺武陵迷
  예로부터 그 몇 사람 내 흥취 느꼈을꼬 / 古來幾許同吾興
  푸른 언덕 돌아보며 옛 제명 찾노라 / 巡徧蒼厓覓舊題
   
  村花
  李匡顯, 1707~1776
   
  村花明小屋 官柳覆高墻
  촌화명소옥 관류복고장
  廢門緣多病 偸閑豈是狂
  폐문연다병 투한기시광
  樵童簪未發 菜女折方長
  초동잠미발 채녀절방장
  溪上悄然坐 君來勸一觴
  계상초연좌 군래권일상
   
  시골 마을 꽃
   
  시골 마을 꽃은 오두막집을 환히 밝히고
  대로의 버들은 높다란 담장을 덮었군.
  병이 들어 문 닫고 지냈거니
  잠깐 노니는 것이 어찌 미친 짓이랴?
  나무하는 아이는 피지도 않은 꽃가지를 머리에 꽂았고
  나물 캐는 소녀는 막 자라는 순을 캐는구나.
  시냇가에 쓸쓸히 앉았노라니
  그대 다가와 술 한 잔을 권하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 1805)
  極寒(극한) 되게 추운 날
   
  北岳高戌削 南山松黑色
  북악고술삭 남산송흑색
  隼過林木肅 鶴鳴昊天碧
  준과임목숙 학명호천벽
   
  북악은 높이도 깎아지르고
  남산은 소나무가 새까맣다.
  솔개 지나가자 숲은 오싹하고
  학이 울고 간 하늘은 새파랗다.
 

 

陶淵明 詩句
   
   
   
   
  서강월정(西江月艇)
  동문선(東文選)
   
  江寒夜靜得魚遲 獨倚蓬窓捲釣絲
  滿目靑山一船月 風流未必載西施
   
  강물은 차고 밤은 고요한데 고기 더디 잡히어 / 江寒夜靜得魚遲
  혼자 봉창에 기대어 낚시줄을 거두나니 / 獨倚蓬窓捲釣絲
  눈에 가득 청산이요 한 배 가득 달빛이라 / 滿目靑山一船月
  풍류는 반드시 서시를 싣는 데에만 있지 않으이 / 風流未必載西施
   
  行義之美 행의지미
  외로움 행하는 아름다움
   
  靜中動 정중동
  조용한 가운데 어떠한 움직임이 있음
   
  翠巖 韓和鉉 작품집
   
  勤謹爲家法 儉厚爲家風
  근근위가법 검후위가풍
   
  부지런하고 삼가는것이 가정의 법도로 삼고
  검소하고 온후한 것을 가정의 기풍으로 삼아라
   
  林則徐(임칙서)의 八言
  淸氣若蘭虛懷當竹 樂情在水靜氣如山
  청기약란허회당죽 낙정재수정기여산
   
  맑은 기운은 난초와 같고
  마음 비움은 대나무 같지
  즐거운 정은 물에 있고
  고요한 기운은 산을 닮았네
   
  竹柏長春芝蘭幷笠
  죽백장춘지란병립
   
  대나무 측백나무 들 봄에 서로 키를 이루고
  난초와 풀이 어우려 울을 이루네
  대 竹 나무이름 柏 긴 長 봄 春
  지초 芝 난초 蘭 어우를 幷 삿갓 笠
   
  花潭先生詩 화담선생시
  富貴有爭難下手林泉無禁可安身
  부귀유쟁난하수림천무금가안신
   
  부하고 귀함은 다툼이 있어
  손 아래로 하기엔 어렵고
  숲과 샘은 금함이 없어
  몸을 편안히 할 수 있네
   
  古詩集 句
  靑山不墨萬古屛 流水無絃千年琴
  청산불묵만고병 류수무현천년금
   
  푸르른 산은 먹으로 그림을 그리지아니하여도
  만고에 병풍처럼 아름답고
  흐르는 물소리는 현이 없는
  천년된 가야금 소리보다 아름답도다
   
  栗谷율곡先生全書卷之一
  山吐孤輪月江含萬里風
  산토고륜월강함만리풍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도다.
   
  白水先生文集
  勤爲無價之寶慎是護身之符
  근위무가지보신시호신지부
   
  근면함은 따질 수 없는 보배요
  신중함은 자신을 지키는 부적이다
   
  禽聲依竹自然樂
  금성의죽자연락
  風吹過松無限淸
  풍취과송무근청
   
  짐승들 소리 대나무에 빗기어 저절로 즐겁고
  소나무를 스치는 바람은 끝간데 없이 맑도다
   
  송림
  碧水忽開新鏡面
  靑山都是好屛風
  禽聲依竹自然樂
  風吹過松無限淸
   
  乙卯 小亭 변관식
   
  푸른 물이 홀연 열려 새로이 거울면을 이루고
  푸른 산은 모두 저리 병풍으로 펼쳐져 있도다
  짐승들 소리 대나무에 빗기어 저절로 즐겁고
  소나무를 스치는 바람은 끝간데 없이 맑도다
   
  墨硏淸露月琴響碧天秋
  묵연청로월금향벽천추
   
  먹은 맑은 이슬 내리는 달밤에 갈고
  거문고는 푸른 하늘 가을에 울린다
   
   
  深院落花飄晩艶 亂峯殘照屬新晴
  심원락화표만염 란봉잔조속신청
   
  그윽한 뜰에 지는 꽃은 고운 자태 나부끼고
  높낮은 산에 저믄 햇살 그 빛이 해맑아라
   
  命事在天 成功由我 心誠求之 元無不可
  명사재천 성공유아 심성구지 원무불가
   
  명사는 하늘에 있고 성공은 나에게 있으니
  심성으로 구하면 무릇 불가함이 없는니라 (周易句)
   
  壽似南山不老松 (수사남산불로송)
  福如東海長流水 (복여동해장류수)
   
  목숨은 남산에 늙지 않는 소나무 같고
  복은 동해에 길게 흐르는 물과 같아라
   
  陶淵明 詩句
  도연명 시구
   
  詩書敦宿好 林園無俗情
  시서돈숙호 림원무속정
   
  시서는 옛 부터의 기호(嗜好)를
  두터이 하고 숲속은 속된 정을 없이 한다
   
  필연 (筆硯)
  원문
   
  筆硯更償閑裏債 (필연경상한리채)
  茗薰聊結靜中緣 (명훈료결정중연)
   
  설명
  글씨를 써서 한가한 마음에 빚을 갚고
  좋은 차로 고요함 속에서 인연을 맺는다
   
  花飛浮酒綠(화비부주록)
  茶沸動甌香(다비동구향)
  출 전 : 묵장보감 구(墨場寶鑑 句)
   
  落花春有酒 細雨夜看書
  락화춘유주 세우야간서
   
  꽃이 지는 봄에는 술이 있고
  가랑비 내리는 밤에는 책을 보내
   
  江碧鳥愈白 山靑花欲燃
  강벽조유백 산청화욕연
   
  강물이 짙푸르러 물새가 더욱 희고
  산이푸르르니 꽃이 탈 것만 같도다
   
   
  春陰欲雨鳥相語(춘음욕우조상어)
  老樹無情風自哀(로수무정풍자애)
   
  비올 듯 흐릿한 봄날에 새들은 지저귀고​
  무정한 노목에 부는 바람은 절로 애처롭다​
   
  明心寶鑑 句
   
  家和貧也好 不義富如何
  가화빈야호 불의부여하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고
  외롭지 않다면 부유한들 무엇하랴
   
  旣取非常樂 須防不測憂
  귀취비상락 수방불측우
   
  이미 비상한 즐거움을 취했거든
  모름지기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할 것이다
   
  寒山詩86 한산시
   
  無財亦無禍 鼓翼靑雲裏
  무재역무화 고익청운리
   
  재물도 없고 화도 없으면
  푸른 구름 속에서 날개를 치리라
   
  * 제후숙경(霽後淑景) 비갠 뒤의 깨끗한 경치
   
  和雨新晴詠以歸 閒區景物靜朝暉
  화우신청영이귀 한구경물정조휘
   
  온화한 비가 막 개자 노래를 읊으며 돌아오니
  한가로운 지역의 경물이 아침 햇볕에 고요하네
   
  和雨新晴詠以歸 (화우신청영이귀)。온화한 비가 막 개자 노래를 읊으며 돌아오니
  閒區景物靜朝暉 (한구경물정조휘)。한가로운 지역의 경물이 아침 햇볕에 고요하네
  山容猶濕鶯愁坐 (산용유습앵수좌)。산은 아직 물기에 젖어 꾀꼬리 비올까 걱정하고
  水面分明鷺倦飛 (수면분명로권비)。물은 또렷이 밝아지니 해오라기 날기를 싫어하네
  嫩綠連郊知麥秀 (눈록연교지맥수)。들판에 깔린 연녹색으로 보리가 패남을 알겠고
  殘紅到處見花稀 (잔홍도처견화희)。곳곳이 시드는 붉은 색으로 꽃을 보기가 어렵네
  塵纖洗去多淸致 (진섬세거다청치)。더러운 먼지 씻어가니 상쾌한 운치가 많아졌으니
  也自濃心起拂衣 (야자농심기불의)。스스로 짙은 흥에 겨워 옷깃을 떨치고 일어났네.
   
  *(暉=빛 휘. 鶯=꾀꼬리앵. 鷺=해오라기로. 倦=게으를권. 嫩=어릴눈. 郊=들 교. 稀=드물희.)
  (纖=가늘섬. 致=이를치. 濃=짙을농. 拂=떨칠불.)
   
  林則徐(임칙서)의 八言
  淸氣若蘭虛懷當竹 樂情在水靜氣如山
  청기약란허회당죽 낙정재수정기여산
   
  맑은 기운은 난초와 같고
  마음 비움은 대나무 같지
  즐거운 정은 물에 있고
  고요한 기운은 산을 닮았네
   
  竹柏長春芝蘭幷笠
  죽백장춘지란병립
   
  대나무 송백나무는 봄철에 크고
  풀과 난초는 우리안에 어우려져 있다
   
  대 竹 나무이름 柏 길 長 봄 春
  지초 芝 난초 蘭 어우를 幷 우리 笠
   
  無瑕勝玉美 至潔過氷淸
  무하승옥미 지결과빙청
   
  티 없는 구슬이 아름답고
  맑은 물에서 언 얼음이 맑고 깨끗하다
   
  없을 無 티 瑕 이길 勝 구슬 玉 아름다울 美
  이를 至 깨끗할 潔 지날 過 얼음 氷 맑을 淸
   
  烈火中燬來 履過薄永上
  열화중훼래 리과박영상
  세찰 烈 불 火 가운데 中 불이글이글 할 燬 올 來
  신,밟을 履 지날 過 엷을 薄 길 永 윗 上
   
  뜨거운 불속에서 단련하듯 할 것이며
  박빙의 얼음 위를 지나듯 신중해야 한다

 

栗谷先生 詩
   
   
   
   
  栗谷先生 詩
   
  碧城秋雨送新涼 虛檻憑來嶽色蒼
  벽성추우송신량 허함빙래악색창
  晴景攬人成晚酌 曲池微月泛荷香
  청경람인성만작 곡지미월범하향
   
  벽성의 가을비가 시원함을 보내
  빈 난간 기대서니 산 빛이 푸르고야
  갠 경치가 사람 붙잡아 늦게야 술 마시니
  굽은 연못 초생 달에 연꽃 향기 떠오른다

 

산원소매(山園小梅)-임포(林逋)
   
   
   
   
  산원소매(山園小梅)-임포(林逋)
   
  衆芳搖落獨暄姸 占斷風情向小園
  중방요락독훤연 점단풍정향소원
  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
  소영횡사수청천 암향부동월황혼
  霜禽欲下先偸眼 粉蝶如知合斷魂
  상금욕하선투안 분접여지합단혼
  幸有微吟可相狎 不須檀板共金樽
  행유미음가상압 불수단판공금준
   
  꽃들은 떨어졌건만 홀로 곱고 아름다워
  풍정을 모두 앗아간 채 작은 정원을 향해 피었다.
  성긴 그림자 가로질러 흐르는데 물은 맑고
  그윽한 향기 뿜어내니 때는 달뜨는 황혼이로다.
  흰 학은 내려 올려는 듯 먼저 자리를 살피고
  나비도 아는 듯이 넋을 잃고 함께 한다.
  다행히 나직이 시를 읊어 서로 가까이할 수 있으니
  단판(악기이름)과 금 술잔은 필요가 없으리라.

 

고봉선생시(高峯集)눈꽃〔雪花〕
   
   
   
   
   
  고봉선생시(高峯集) 눈꽃〔雪花〕
   
  隨風間葉正輕盈 蓋地連空亂玉霙
  수풍간엽정경영 개지연공란옥영
  頃刻天工歸變滅 夜深留得紙牕明
  경각천공귀변멸 야심유득지창명
   
  바람 따라 낙엽에 뒤섞여 사뿐히 내려 / 隨風間葉正輕盈
  땅을 덮고 공중에 이어져 눈꽃이 요란하네 / 蓋地連空亂玉霙
  잠깐 사이 천공이 그 조화 거뒀는데 / 頃刻天工歸變滅
  깊은 밤에 남아 있어 종이창이 환하구나 / 夜深留得紙牕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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