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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허물수록 더 깊이 구본홍 실직한 그가 훈장처럼 달고 온 붉은 벽 허물고 있을 때 그녀는 달고 쓴 나날 묵묵히 설거지하고 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곰팡내로 덮어쓴 바둥대던 생의 모서리들이 캄캄한 세상 흔들고 있다 높은 벽 그 두툼한 한가운데로 밀려난 뜨거웠던 생의 한 조각 거머쥔 그는 아슴푸레한 목청 소리죽여 뒤채던, 아프다 그 외마디 바람 끌어 덮어도 호흡 한 줄기 푸르게 와 키워내지 못하고 몇 날 며칠 아니 반년쯤 또 다른 삶의 굴절마다 검은 머리 흰 수염은 한사코 계속 자라고 있다 하얀 밥의 온기와 이빨로 손톱 물어뜯는 뜨거웠던 핏빛의 환청 幻聽 버틸 수 없을 만큼의 무게로 탈진한 나날 팽팽히 끌어당긴다 지상을 검게 물들이던 거스름 없는 생의 소용돌이 휘감았을 더듬이들 이젠 푸른 열병이 지나간 ..
보이쇼, 그 길 걸어 가 본기라 구본홍 물음표 투성이 생의 뼈 마디 마디 삐걱거리던 시러웠던 삶 얼룩으로 남은 풍경을 더듬머서 옛 그 길을 걸어가 본기라 안있나, 지난 삶의 주름살 골골이 푸른 향기 출렁이던 고향 동숭과 뛰놀던 그때를 생각해 본기라 비포장도로 양쪽 버드나무 줄을 서서 무성한 숲을 이루던 추억의 길 한 세월 삭이면서 있제에, 물러터진 어미의 속마음처럼 꼬인 내장 같은 군내 까-악 차 있는기라 정스럽던 옛길 다수운 꽃 냄새 사라져 버렸는기라 골다공증 허리 굽은 질까에, 아지매 몬씨는기 까 -악 찻는기라 아부지 삽깽이 달가닥 소리 스민 물 내려가는 도랑에도 개똥벌레 불빛 다 삼켜버린 아픈 잿빛들 안있나, 날품팔이 하루살이 떠받고 있는기라 요시는 몬씨는 찐지래기 쭈우 갈 엿장사 아제도 없다 아이..
아카시아 꽃 질서가 없어도 좋아 저 깔깔 거리는 수다들 아름다운 모습 향기로운 웃음 지천이네 평화로운 연기를 보네 오늘 참사랑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