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늦 가을 고추밭 본문
늦 가을 고추밭/구본홍
말없이 어둠 속을
고요히 머리 숙인
두 눈 감은 묵언 수행 등뼈새운 저 가부좌
아무도
거두지 앉은
저 마른 슬픈 나체
불거진 복사뼈로
버티고 선 짧은 계절
꿰매온 생의 수혈 맵도록 살았어도
등굽은
살갖 차가운
외발로 선 이랑에
바람소리 수천 번
밭가장이 잿빛시간
휘어진 늑장안개 부서져 누워있다
마른 잎
젖어있어도
깨어져라 더 잘게
새들도 짐승들도
울음 썩던 네 선 자리
일몰의 말 한 마디 깨우치는 맨 발등
회색 빛
무언의 침묵
서릿바람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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