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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월정사 현장 휘호대회

동암 구본홍 2022. 11. 29. 21:37
월정사 현장 휘호대회  
   
  나를 사냥하는 하루가  열렸다
  정직한 내력 화답 할 시간  적신다
  현악기 줄처럼
  연마한 그 푸른 날을 팽창시켜 끓어보는 월정사 법당
  진기 빠진 맘 촘촘히 당기던 묵향
  먼 시간 돌아 번뇌 煩惱 하던 나를
  조였다 풀며 더듬기 시작한다
  전나무 숲길 바람의 흰 뼈 움켜 쥔
  풍경소리 조용히 내려앉은 절 마당  향내 그윽한곳
  한 획 치는  나무 잎들
  돌 뿌리에도 볏을 달고 무슨 글 새기는지
  기억의 창을 열고 육필로 가슴 후빌
  마당귀 돌아 팔각구층석탑 앞에
  엎드려 앉은  시간
  법당에 촛똥처럼 녹아내려
  백 팔배 엎드려 쓰고 또 직필로 나열 해도
  그대의 순결함을 은유 할 수가 없다
   
   
  그대는, 바람과 물과 향기와 빛으로 비진
  備盡한
  맑디맑은 마음의 열꽃 
  그대는, 고단한 수행자의 보폭 사이로 따라다니는
  바람의 깊은 기도
  그대는, 저 하늘 높이 구름 따라 펼쳐지는 수많은
  나무와 풀들의 이름 이다
  그대는 사랑과 그리움으로 부둥켜안고 기어코 터뜨리는
  울음과도 같은 순결이다
  그리고, 태양과 달빛의 사구를 넘나들고 있는
  영원불변의 뜨거운 호흡이다
  그대여, 지금도 그대 발자국의 그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는, 언제 그대를 이해하고
  그대의 그 모든 것을 환 하게 들여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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