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을 보며 본문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을 보며
구본홍
꽃잎, 떨어진 꽃잎 앞에서
이별, 이렇게 가볍게 떨어지는 것인가
피지 못한, 갓 핀 그리고
이제 막 향기 품은 꽃
그러나 불러도 대답 없는 대답
침울한 마음 출렁이는
가슴에 닿지 못할 파도만 남았구나
그들에게 갚아야 할 빚에 얽맨 우린
떨어진 꽃잎 앞에서
하루해 또한 따갑다
뜨겁던 사랑 거둬내는 잔인한 4월
운명이라 하기엔 너무나 가슴 아픈
꽃잎, 떨어진 꽃잎 앞에서
나뭇 뿌리 째 떨면서
이제 보내야 하기에
보낼 수밖에 없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무겁던 어깨 늘어뜨린 여울이라는 슬픈 말
돌아오라 소리쳐 보아도
끓어오르는 울분 식히는 바람 한 점의 냉소
국화 한 송이로 영전에 고개 숙인
떨어진 꽃잎 앞에서
하늘도 애도의 눈물 같은 비를 뿌리고
영혼의 맑은 미소 같은
4월의 때아닌 함박눈이 내리는
간절히 그리운
이젠 마음 깊이 묻어야 할 꽃잎 앞에서
가을빛같이 맑게 싸 이별을 하는
꽃잎, 꽃잎 앞에서
그보다 큰 슬픔은 없었다
그보다 더 예절 한 그리움은 없었다
잘 가거라
돌아보지 말고 편히 가거라
마른 눈물의 외마디로 말하는
떨어진 꽃잎 앞에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