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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음/동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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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맑은 유백의 빛을 고집하던 둥근 그 집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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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여놓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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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몇 번 그와 키스를 해야 편안한 잠자리에 들곤 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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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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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 전신의 힘을 모아 울리는 그 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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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속내 다 드러내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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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목의 뼈 운구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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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제 뿌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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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앙다물던 유언장 환히 보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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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고 날 선 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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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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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돌아갈 그 날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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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 뜨겁게 속 대우고 차게 얼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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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단단하게 결집하던 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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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처럼 깨어져 버리고 싶을 때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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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눈 좀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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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게 사육당하고 있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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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하던 주인은 홀가분하게 그를 버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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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사유 출렁이던 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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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가벼워질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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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고 깊었던 여정 이처럼 요약 할 수 있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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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진정한 너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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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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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의 둥근 입자가 되려고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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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뒤꼍 아무런 슬픔도 없다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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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낮은 한숨 소리 지우는 파열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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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라 더 잘게 부서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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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흙밥으로 受胎할 수 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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