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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詩 모음

세월

동암 구본홍 2022. 12. 9. 22:13

세월

 

태어나기 그 이전부터

그는 나에게로 오고 있었다

들리지 않는 발자국으로

보이지 않는 그림자로

내가 가고 있는 그 자리로

그는 오고 있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아주 먼 데서 너는 나에게로 오고

나는 그렇게 또

너에게로 간다

아주 오랜 과거를 묻어가며

너는 지금 오고 있다

먼 데서 오고 있는

너를 너를 멀리 허고 싶지만

머리할 수 없는 너

허공의 문을 열고

허공의 모습으로

허공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허공의 방으로 안내하는

나는 지금도

조금씩 너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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