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세월 본문
세월
태어나기 그 이전부터
그는 나에게로 오고 있었다
들리지 않는 발자국으로
보이지 않는 그림자로
내가 가고 있는 그 자리로
그는 오고 있다
나는 너에게로 가고
아주 먼 데서 너는 나에게로 오고
나는 그렇게 또
너에게로 간다
아주 오랜 과거를 묻어가며
너는 지금 오고 있다
먼 데서 오고 있는
너를 너를 멀리 허고 싶지만
머리할 수 없는 너
허공의 문을 열고
허공의 모습으로
허공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허공의 방으로 안내하는
나는 지금도
조금씩 너에게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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