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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

동암 구본홍 2022. 12. 9. 22:27

파동

 

어디에서 와서 머물다 어디로 가는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기다리지 않는

밝고 어두운 곳

너였다가 나였다가 그 누구였다가

오고 감에 정해진 곳이 없이

길 잃은 구름 같구나

주름진 마른 혀로 무아경의 경계를 핥으며

부질없이 천년의 꿈을 왜 꾸는가

때론 화풀이하듯 소나기로

가끔은 슬픈 미소처럼 보슬비로

그리움에 잠 못 이루는 여인의 흐느낌처럼 이슬비로

그러다가 흔들리다 멈추었다가 다시 흔들리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구나

뒷모습 보이지 않는 파동처럼 어디로 가는가

마른 영혼 먼 길 떠나고 있는지

쓰다듬는 볕의 시간 건너가는가

너도나도 따라가고 있는가

상혼의 바람에 다시 눈뜨는 파동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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