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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마라

동암 구본홍 2022. 12. 10. 09:54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마라

기억엔 지워진 너란 걸 모르니

기다린다는 것은 암벽화처럼 되느니

바람 소리 물소리 삼키며 침묵하게 되느니

불평도 표정도 없이 망부석처럼 되느니

공연히 다시 올 수 없는 사람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마라

겨울이면 찬바람 가슴으로 품고

여름 뜨거운 햇살 풀빛으로 삼키며

깊은 산속 적막강산처럼 되느니

가을이면 기다리다 지친 나뭇닢이

얼굴 붉히며 떨어지는 것이니

기다리지 마라 기다리지 마라

살다 보면 생각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더냐

괜히 기다림의 올들

생각의 깊이에 담그지 말라

물 들지 않으리

사는 것이 기다리다 잊고 사는 것이니

외롭고 그리워서 기다리다 지워 지는 것이다

 

누이야

바람 따라 바람이 머무는 곳에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아마도 그곳엔

그리운 얼굴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구름처럼 만져지는

그리움

만져보고 싶습니다

별빛처럼 만져지는

그리움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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