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삶은 다 그물 속에 있네 본문
그물이 그물을 가두고
매듭도 실오라기도 없는 그물
걸음을 덮네
아버지가 쳐 놓은 그물에
아버지 날개를 옭아매고
밥상을 차리는 아내의 그물이
그물 속에서 손을 내미네
아내의 걱정은 그물이네!
그물이 첩첩산중이네
책 속에도 전화벨 소리에도
그물이 촘촘한 세상이네
그물이 말을 하네
꿈을 낚는 그물
아름다운 빛 그물에 땀을 흘리네
철학은 그물에서 빠져나가네
동네 어린아이들이
길모퉁이에서 담배를 피우며
그물을 쳐 놓고
대형 물고기를 낚으려 하네
애야 여기는 뼈 없는 짐승들뿐이야
마른 땅 위에서
짐승들이 헤엄을 치네
그물에 걸려 숨을 몰아쉬네
아~ 불쌍하다고 말을 해야 할까
아버지 아들이 또
그 아들이 그물을 치고
그물을 헤쳐 나가고 있네
땀을 뻘뻘 흘리며
산에 오르네
다리에 근육 강직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허우적 걸어가네
'동암 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붓글씨 (1) | 2022.12.11 |
---|---|
움트리 (0) | 2022.12.11 |
어둠을 관통하는 바람 소리 (0) | 2022.12.10 |
기다리지 마라 (0) | 2022.12.10 |
어둠, 깊은 철학이 헤엄친다 (0) | 2022.12.10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