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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 구본홍 2022. 12. 11. 18:53

붓글씨

 

 

처음 우린 서로 모르는 사이였어

차츰 넌 내게 다가와서

무척 나를 유혹했어

너는 내 마음 어디에 자리하고 싶은가

꿈털꿈털 숨 쉬는 네 몸에 교미하고 싶어서

너를 그리워하는 흔들림이 내 속에 꽉 차

밤낮 질풍의 몸뚱이가 무거워서

네 그리움에 걸려 자빠지는 하루

끝내 우린 서로 만나 연을 맺었지

너를 이해하고 너의 모든 것 알기엔

긴 세월 넘기고 또 넘겨야 해서

들입과 날입으로 까맣게 들었다 놓았다

다가갈수록 아직 마음을 다 열어주지 않는 너

새까맣게 뼈대를 세우고도

말없이 가슴 쿵쿵 꺼리게 하는 너

네 이름 불러 주고 싶구나

속내를 다 들어내 놓고도

그 깊은 곳 미로의 맨홀 속으로 끌어들이는

무서운 사랑이여

무서워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나는 너와 평생 친구가 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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