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 구본홍과 나눔의 방
大淸湖上秋興 외 다수 본문
대청호상추흥외 다수
大淸湖上秋興 대청호의 추흥
十月平湖落景幽 西風淅淅白蘆洲
십월평호락경유 서풍석석백려주
霜林窈窕紅塵外 雖是神仙也自愁
상림요조홍진외 수시신선야자수
시월 잔잔한 호수에 석양 빛 그윽하고
서녘바람 소리 울리는 하얀 갈대 모래밭
서리 내린 숲 깊고 고요해 홍진 밖인데
비록 신선일지라도 저절로 수심 겨우리라
夏雨卽事
여름비를 바라보며
長川三日雨、滾滾自成波。
饑鷺中流倦、低雲兩岸過。
浪花今古夢、烟柳別離歌。
忽覺濕衣冷、人生無奈何。
여름비를 대하며
긴 시냇물 삼일 비 내리더니
콸콸 흐르며 스스로 파도를 이룬다
굶주린 백로는 중류를 날며 지치고
낮게 깔린 구름은 양 물언덕을 지난다
물보라 꽃은 어제 오늘의 꿈이요
안개 속 버들은 이별의 노래소리
문득 비에 젖은 옷 차갑게 느끼니
사람 산다는 것 어찌할 수 없구나
西山大師
청허가(淸虛歌)
君抱琴兮倚長松 長松兮不改心
군포금혜의장송 장송혜불개심
我長歌兮坐綠水 綠水兮淸虛心
아장가혜좌녹수 녹수혜청허심
心兮心兮 我與君兮
심혜심혜아여군혜
그대 거문고 안고 큰 소나무에 기대앉았으니
큰 소나무는 변하지 않는 마음이로다.
나는 길게 노래 부르며 푸른 물가에 앉았으니
푸른 물이여! 청허의 마음이로다.
마음이여, 마음이여! 내가 곧 그대로다.
春日
晦巖(회암)선생 시
勝日尋芳泗水濱 無邊光景一時新
等閑識得東風面 萬紫千紅總是春
맑은 날 꽃을 찾아 사수 가로 갔더니
한없는 광경이 일시에 새롭구나
곧 알겠구나, 봄바람 얼굴에 불어오니
울굿불굿 온갖 꽃 이 모두 봄인 것을.
仲春
庭柯碧葉睡餘濃
정가벽엽수여농
陽地岸邊春菜茸
양지안변춘채용
童幼戱遊故友慕
동유희유고우모
上除嘉會札翰慵
상제가회찰한용
뜰 앞 나뭇가지 푸른 잎은 자고나면 짙어지고
양지바른 언덕에는 봄나물이 무성하네
어릴 때 즐겁게 뛰놀던 옛 친구가 그리워서
삼짇날 만나고져 게으름 피우다가 편지를 쓴다
讀檮杌先生所注中庸書
도올 선생이 주석한 중용 책을 읽고
彰顯隱微消憤悱、胸中寥廓道分明。
悠悠獨望蒼山古、始覺乾坤總是誠。
은미함 밝게 드러내고 답답함 풀어주니
가슴속은 휑하니 드넓어지고 도(道)는 분명해진다
유유히 홀로 푸른 산 오래됨 바라보니
이제야 온 하늘과 땅 모두가 성(誠)임을 깨닫노라
惠謝硯 (水雲情)
紫色端溪得勝緣 索居寒榻守幾年
蒙君陰德無望報 把翰功名五綵箋
좋은 인연으로 자색 단계 벼루 얻어
찾는 이 없는 서탁 지킨지 몇 해 던고,
그대에게 입은 은혜 보은 길 바 없어
붓 잡아 비단 에다 그 공적을 적는다.
勉庵 崔益鉉 先生詩
면암 최익현선생 시
愁殺風烟洌水濱 諸君聯袖摠奇新
수살풍연렬수빈 제군련수총기신
始交何必求同調 竹栢相期未了春
시교하필구동조 죽백상기미료춘
해설:
힌강에 풍연이 착ㅂ게 둘렀는데
찾아 주는 그대들 모습 신기하구나
교제를 맺는데 구태여 동조를 구하랴
대와 잣나무는 긴 봄을 기약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