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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동암 구본홍 2022. 11. 27. 08:50

 

증언/동암

 

침묵의 겨울은

따스한 봄빛 출산해 놓고 잠드네

해안 초소 앞 바우 언덕

매화나무 가지 끝 분홍빛

울음 삼킨 화향花香의 함성

사락사락 들리는 듯

분홍빛으로 조믈조믈 하고

화약 냄 멈춘 흙내 핥으며

찾아온 맑은 눈빛들이

하나의 먼 선 응시하네

그들은 흙 꽃

무덤 속 녹슨 선 흔들고 있네

차가운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있네

비룡암 독경 소리 같은

따스한 바람의 그림자

허공 맴도는 넋을 출렁이는지

먹구름으로 천상을 예복하고

흥건히 핏자국 적신 자리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는

저 3월의 함박눈 두건頭巾 쓴 매화꽃

방울방울 눈물 흘리네

그때 그 기억 하는 듯

봉우리 봉우리마다 눈시울이 붉어졌네

봄의 슬픈 빛의 바코드에서

증언의 빛 진하게 물들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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